한창 촬영 중이죠?
<그대에게 드림>을 찍고 있는데, 배우와 감독의 이야기예요. 촬영 현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친애하는 X>에서도 연예인 역이었죠. 관계자들이 봐도 연예인 같은 배우인 건가요?
그런 역할을 맡을 때마다 ‘어떡하지?’ 이러면서 해요.(웃음) 또 같은 연예인이라도 차이를 줘야 하니까 연기뿐만 아니라 해야 할 고민이 많아요. 꾸미는 것도 그렇고. 원래 평상시에 화장하는 거나 혼자 머리 만지는 걸 좋아하거든요. <친애하는 X>와는 성격이 달라요. 딱 대비되는 캐릭터라서 재미가 있어요.
작품 속 연예인과 실제 연예인, 뭐가 가장 다른 것 같아요?
“진짜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상황이 많죠. 드라마는 더 재미있게 하려다 보니까 과장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실제보다 더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내는 것도 그렇고요. 집에서도 되게 연예인 세팅으로 있는 것도요. 보통 추레하게 하고 가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세팅해주시는 건데요.(웃음)
<친애하는 X>의 레나가 전형적인 못된 연예인의 캐릭터였죠.
레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설정도 있어서 더 화려하게 꾸민 것 같아요. 스모키 위주로 진한 메이크업을 한동안 했더니, 이제 스모키 안 한 제 눈이 어색해요.
이번엔 어떤 연예인이에요? 또 못된 연예인은 아니죠?
아역부터 연기를 해온 설정인데, 이번엔 되게 개념 있고 귀여워요!(웃음) 털털하기도 한 데다 ‘츤데레’예요. 외모와 다르게 되게 귀엽고 착하다. 이런 모습이 중간중간 보여요. 제 성격이랑 비슷해요. 황인엽 오빠와 지금 작품도 함께하고 있는데, ‘너랑 똑같은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감독님도 ‘열음이랑 똑같은 성격이다’ 하시고요.
하하. 두 작품을 함께하다니 운명적이네요.
연기할 때 저희 둘 다 웃으면서 그랬어요. “야, 우리 서로 웃으면서 바라본 건 처음인 것 같은데?”(웃음) 이렇게 연기할 때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친애하는 X>는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남았나요?
사실 처음에는 너무 걱정됐어요. 레나는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이라 촬영 후에는 ‘내가 어땠더라?’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현장에서 그 순간에만 몰입하다 보니까. 걱정한 것에 비해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장면이 제일 어려웠어요?
화를 크게 내는 신들요. 그렇게 상대방에게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일이 없는데, 감정을 이렇게 과하게 표출하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그 신들이 가장 힘들었어요. 작품 하면서 그 성질을 유지해야 하니까 실제로도 좀 예민해지는 거예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싸가지’ 없어야 하니까 평소의 말투도 살짝 바뀌는 거 같았고요. 그게 힘들어서 딱 한 번 강아지 안고 운 적도 있어요.(웃음)
“내가 왜 이렇게 못되게 살아야 하는 거야! 엉엉” 그런 건가요?
“못된 것 너무 힘들어~.” 요즘은 스모키도 지우고 원래 제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하하. 스타일링도 다시 순해졌나요?
사실 눈이 크고 쌍꺼풀이 여러 겹이라서 부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거든요. 스모키한 저를 보면 저때가 더 예쁜 것 같다. 지금 괜찮나? 너무 화장을 안 했나? 싶고. 그걸 빼는 게 오히려 힘들더라고요.
다양하게 해보면 되죠. 연예인의 삶에 대해서는 워낙 잘 알 것 같아요. 어머니도 배우시고.
맞아요. 그래서 연예인 역할을 하는 게 조금 머쓱한 것 같아요.(웃음) 어릴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엄마의 영향도 많이 받다 보니까 계속 듣고, 연기에 관심이 가고, 호기심도 생기고. 그래서 시작했는데, 저는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데뷔하고 나서 “엄마, 나 직업 잘 찾은 것 같아. 나한테 맞는 것 같아. 행복해” 그랬대요. 그래서 “네가 행복하면 다행이다” 하셨대요.
그런데 왜 기억이 안 나요?
그렇게까지 임팩트 있게 말을 했나? 저는 기억이 안 나요.
연기를 시작한 지 12년이 지났죠. 시작했을 때랑 지금을 생각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딱 8년 정도 됐을 때,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는 게 너무 부끄러운 거예요. 데뷔하고 나서 항상 ‘나는 죽을 때까지 연기할 거다’ 했고, 항상 계산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에만 초점을 맞췄어요. 긴 목표나 계획이 없었는데, 그게 아쉽게 느껴졌어요. 연기를 오래 하고 싶다는 욕심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그렇게 활동하고 있는 느낌. 그 순간 정말 연기를 오래 하려면 이제부터는 정말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 나에게 뭐가 맞고 아닌지 나에 대한 객관화를 잘할 줄 아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로는 작품 선택이 달라졌어요?
조금은요. 몇 년 전부터는 ‘지금 내게 이 캐릭터가 과연 좋을까?’ ‘이 캐릭터가 내게 어떤 좋은 작품이 되어줄까?’ 이런 객관적인 시선으로도 생각해보려고 해요. ‘하게 되는 작품에만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살았는데,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어떤 작품을 먼저 할지 그런 순서도 욕심 내고 고민하게 되었어요.
계획을 세워도 마음대로 안 되는 직업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계획은 세우고 있군요?
맞아요. 그래서 <친애하는 X>를 마친 뒤 <그대에게 드림>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전작과는 완전히 상반된 ‘하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제 새로운 모습을 바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모습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 이번 작품에 더 최선을 다해 몰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배우 이열음을 돌아봤을 때 뿌듯한 것도 있죠?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로 인해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도 곁에 많고요. 인복이 많아요.
그러면 제일 잘해왔다고 생각하는 점은 뭐예요? 배우로서 내가 제일 잘해왔다고 생각하는 점.
성격이 낙천적이서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업다운이 없고 정신 건강도 좋은 거 같아요. 예를 들어 누가 저한테 나쁘게 대하는데 저는 못 알아듣거나. 으하하. 이렇게 넘겨왔기 때문에 배우 활동을 그냥 행복하게 잘해온 거 같아요.
하하. 타고난 거네요.
원래 화가 별로 없고, 화가 나도 그냥 잘 까먹어요.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기분은 조금 나쁘지만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 바로 잊어버려요.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 까먹고, ‘자야지’ 하면 자요. 마음먹은 대로.
작년 열음 씨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올해 만 서른이에요. 근데 한국 나이로는 작년이 서른이잖아요. ‘서른에 이렇게 사람들이 정리가 많이 되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웃음) 주변 사람들도 조금 정리되고, 그래서 오히려 삶이 단순화된 면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연기 위주로 모든 게 맞춰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작년에 되게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이제부터의 3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어요?
연기적으로 더 성장하고 싶고, 더 다양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한동안은 그냥 연기에만 집중하고, 30대 중반쯤 되면 결혼하고 싶어요. 할 사람이 있어야 하겠지만, 꿈은 그래요.(웃음) 결혼을 한다면 나중에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제가 바라는 꿈 중 하나예요.
꼭 이루고 싶은 것 없어요? <얼루어>에 기록되면 이루어질 수도!
여자 주인공으로 상을 받고 싶어요! 30대의 대표작이 생기면 좋겠고, 시청자분들이 정해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게 노력하는 30대가 되고 싶고, 그게 과연 어떤 모습의 캐릭터일지 궁금하기도 해요. 어떤 제 모습을 제일 좋아해주실지.
어떤 작품이 대표작이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의 꿈이기도 한데, 매번 가장 최근에 한 작품이 대표작이면 좋겠어요. 그래서 항상 경신되는.(웃음) 그게 항상 업그레이드가 됐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현재는 <친애하는 X>인 것 같아요. <친애하는 X> 전에는 <The 8 Show>였고, 계속 나아가다가 상을 받는 거죠.(웃음)
상에 어떤 의미를 담고 싶길래요.
많은 분이 공감한다는 증명인 것 같아서요. 연기한 작품이 나오면 배우로서 항상 아쉬운 것만 보이거든요. 근데 아마 상 받을 만큼 잘한 작품이 있다면 스스로도 조금은 덜 막막한 순간을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연기라는 게 자존감이 높고, 자신감이 높아야 잘할 수 있는 직업인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기에는 가장 힘든 직업 같기도 해요. 늘 선택받고 평가받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가장 느껴보고 싶어요. 다른 칭찬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 인정받았을 때가 가장 행복한 칭찬인 것 같아요.
상 받으면 소감을 뭐라고 할 거예요?
울 것 같아요.(웃음) 엄마 생각이 많이 날 거고, 울기만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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