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뿐 아니라 입고 쓰는 것까지 비건을 선택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비건 제품의 세계는 매일 확장 중이다. 

시몬스 | 김동현 생산물류기획 이사

시몬스 침대의 ‘N32’는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의 이름이다. 침대 업계 최초로 7개 전 제품에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으며, 교차오염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현재 당신이 하는 일은?
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에서 생산물류기획과 구매팀을 맡고 있다.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를 포함해 시몬스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소재를 수급, 구매해서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당한다.

비건 매트리스를 기획한 계기는?
오늘날 비건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시몬스는 오래전부터 ‘비건’을 미션으로 삼고, 비건 매트리스 개발을 준비해왔다. ‘N32’를 시작으로 침대도 가치소비, 윤리소비 트렌드와 결합해 환경을 고려하는 제품군으로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

기존 제품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N32’의 비건 기준은 동물 유래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 동물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것, 교차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영감을 받았나?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탐색했다. 환경친화적 측면에서 국내외 발표 자료나 트렌드 등을 검색하던 중 해조류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고, 거기에서 착안해 개발한 소재가 바로 ‘아이슬란드 씨셀’이다 생분해가 가능해 자연으로 환원되는 비건 소재다. ‘아이슬란드 씨셀’은 친환경과 비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소재로, 구매 관점에서도 ‘품질’ ‘가격’ ‘원활한 공급’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그 외에 다양한 비건 소재를 새롭게 채택했다.

가장 챌린지가 되었던 부분은?
전통적인 매트리스는 주로 양모나 말총 같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해왔기에 비건 매트리스 개발 시 ‘안락함’ 등 사용자의 만족감은 그대로 유지하되 이를 대체할 소재를 개발하는 데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 에어 서큘레이션 폼’과 ‘3D 에어로 폼’ 등 공기를 순환해주는 고통기성 내장재를 추가로 적용해 쾌적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도록 했다. 품질은 갖추되, 고객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대의 신소재를 찾는 데 목표를 둔 셈이다.

비건 인증을 받는 과정은 어땠나?
지난 1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비건 인증 외에 ‘N32’는 유해 물질이 없는 소재를 사용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을 유지 중이다. 대표적으로 코코넛오일 성분을 함유한 ‘코코넛 실키폼’, 콩에서 추출한 오일을 포함한 ‘에코젠폼 플러스’, 천연 피마자 열매에서 추출한 오일이 들어 있는 ‘COB폼’ 등 환경친화적인 소재로 유해 성분을 줄였다.

어떤 사람이 비건 매트리스를 선택하나?
가치소비 트렌드에 부합되는 ESG 키워드부터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에 프리미엄 비건 컬렉션인 ‘N32’를 먼저 찾아보고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독립 및 혼수를 준비하는 20~40대부터 50~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N32’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도 이를 입증한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의 호감이 크다. ‘인간의 수면에 동물이 희생되지 않는다는 점’에 동감하는 분들이 많다.

비건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N32’가 가진 장점은?
무엇보다 침대는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서 비건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수면은 편안함을 넘어 ‘건강’과 직결된다. 그 때문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국내 기준과 국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으며, 국내 공식 라돈안전인증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로부터 국내 침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시판되는 전 제품에 라돈 안전 제품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라돈과 유사한 또 다른 발암물질로 알려진 토론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도덕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시몬스 제품 외에 즐겨 사용하는 비건 제품은?
립밤. 비건 매트리스를 개발하면서 자연스레 비건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일상에서 가치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해 비건 립밤을 사용한다. 보습력도 뛰어나고 향도 좋다.

 

라엘코리아 | 강나연 제품기획팀

여성 창업자 3명이 창업한 라엘의 대표제품은 국제 유기농 인증을 받은 텍사스산 유기농 순면을 사용한 친환경 여성용품이다. 여성의 호르몬 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웰니스 브랜드다. 

현재 당신이 하는 일은?
라엘코리아 제품기획팀에서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라엘 제품 기획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월경용품뿐 아니라 여성 청결제, 질 세정기 등 Y존 케어와 스킨케어 제품, 여성 특화 건강기능식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여성용품 시장에서 라엘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이었나?
라엘은 국제 유기농 인증인 OCS(Organic Content Standard) 인증을 받은 텍사스산 유기농 순면을 사용한다. 유기농 순면은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3년간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재배하고 생산한 면화를 일컫는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성분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흡수력과 착용감 등 기능성도 뛰어나 론칭 6개월 만에 미국 아마존에서 유기농 생리대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영감을 받았나?
첫째는 시장 관찰이다. 여성의 건강한 생활이나 관심사 등 최신 트렌드 정보를 빠르게 흡수하고자 노력한다. 대기업 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시장 분석, 원료 최신 동향 자료 등도 주기적으로 보는 편이다. 두 번째는 고객과의 소통이다. 항상 라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주는 인사이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팸케어 제품군을 필수로 연간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기획한 제품이 작년 11월에 출시한 ‘라엘 에센셜 드롭스’다.

이후 많은 친환경 브랜드가 생겨났다. 시장의 흐름은 어떤가?
라엘 제품을 들고 공장에 찾아와서 “라엘과 똑같이 만들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ESG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이 생길수록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만큼 이런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여긴다.

초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초기에는 여성의 몸에 무해한 성분, 퀄리티 있는 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이후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제품은 물론, 포장재나 부자재까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다. 앞으로도 생분해, 재생 가능 원료를 발굴할 계획이다.

변하지 않고 지켜가고 있는 부분은?
자연 유래의 건강한 성분, 차별화한 제품 혁신, 합리적 가격과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라엘의 원칙이다. 제품을 기획할 때 항상 이 원칙에 부합하는지 고려한다. 라엘 제품 개발의 시작은 여성의 고민에서 출발했고, 앞으로도 여성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해결하려 한다.

여성용품 시장은 특히 까다롭게 고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맞다. 여성의 소득 수준 증가와 온오프라인상에서의 관련 교육 습득, 지식 공유가 활발해지며 여성용품의 개념이 확장되고 다양해졌고 온라인 판매 채널도 넓어졌다. 환경친화적인 여성용품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올리브영 매장에  ‘W케어’ 카테고리를 별도로 둘 정도다. 월경용품 외에 요실금 케어, Y존 케어, 성인용품, 마사지젤 & 오일, 임신 테스트기 등 정말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되었고, 그중 Y존 케어 제품의 기능과 형태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라엘 역시 각자의 고민에 세분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리대를 친환경, 비건으로 만들 때 가장 챌린지가 된 점은?
제품 안정도와 친환경 사이의 절충이다. 예를 들면 생리대의 마지막 층이자 속옷과 닿는 면인 백시트는 화학 원료인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만든다. 현재 사탕수수나 전분 같은 천연 원료로 바이오 백시트를 만들 수는 있다. 라엘도 100% 사탕수수 성분 백시트를 개발하고자 시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으스러지는 단점이 있어 제품의 안정도에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유통기한 내 동일한 품질 유지를 위해 올그린 생리대에는 32% 사탕수수 함유 백시트를 적용해 챌린지를 절충한 케이스가 있다.

가장 자랑하고 싶은 제품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라엘의 제품 기획은 모두 한국에서 진행된다. 스피드와 완성도 있는 제품력이 강점이다. 천연 목화를 80% 넘게 함유한 센서티브 생리대, 허리길이가 3배 늘어나는 신축성 최고의 입는 오버나이트, 길이 18cm의 슈퍼롱 롱 라이너 등 자랑하고 싶은 제품이 많다. 특히 재구매율이 높은 ‘라엘 초슬림 라이너’는 국내 최초 0.5mm 두께로 최고로 얇게 제작한 일명 ‘착붙라이너’다. 속옷에 완벽히 밀착되어 레깅스 안에 입어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라엘 제품을 쓰고 나서 좋아지고, 달라졌다는 후기를 들을 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

비건 인증을 따로 받지 않은 이유는?
라엘 생리대는 비건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비건 제품이다. 라엘 수출용 화장품도 크루얼티프리 인증인 리핑버니 인증을 받았다. 라엘 생리대는 제조 공정 자체에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원료 역시 동물성 원료는 사용하지 않으며, 식물성 원료나 일부 화학 원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건 제품이다. 불필요한 마케팅비의 일종이라고 판단해 별도로 받지 않았다.

라엘 제품 외에 즐겨 사용하는 비건 제품은?
20년 가까이 애용하는 비건 제품은 닥터브로너스의 퓨어 캐스틸 솝이다. 얼굴과 보디를 한 번에 씻을 수 있어 여행 갈 때 반드시 챙기는 필수품이다. 비건 인증 외에 유기농 원료, 공정무역을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 제품이라 꾸준히 쓰고 있다.

 

오뛰르 | 이정민 퍼포먼스 리드

라면, 카레, 참기름과 식초 등으로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오뚜기에서 만든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먹을 수 있는 푸드 유래 성분으로 만든 주방 세제, 핸드 워시를 선보이지만, 마트에서는 안 판다.

현재 오뛰르에서 맡고 있는 일은?
오뛰르의 브랜드 매니저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오뚜기가 모회사다. 식품 회사에서 세제를 론칭한 이유는?
지금은 작고하신 선대 회장님이 식초의 살균력에 주목하면서 좋은 원료로 좋은 주방 세제 등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30년 전에 직접 내셨다. 이후 친환경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제품을 론칭하게 됐다. 오뛰르는 오뚜기의 자회사 중 하나인 광고 회사 애드리치에서 맡고 있고, 나 역시 애드리치에 소속되어 있다.

기존 세제 시장에서 오뛰르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식품 회사이기에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순한 원료를 사용한, 안전하고 편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다른 회사가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마진을 남기려는 게 아니라 오뚜기 브랜딩의 일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제품은 원가가 비싸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고급스러운 제품을 만들자’가 아닌 우리 식탁에서 우리 가족에게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광고 회사에서 전개하고 있는데, 어떤 장점이 있나?
브랜딩에 유리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스토리를 짜는 회사가 만들고 마케팅까지 하다 보니 전략도 우리 제품에 맞게 세울 수 있었다. 보통 주방 세제와 청소 세제는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나. 우리는 그런 불필요한 마케팅보다 우리 제품 타깃에 맞는,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고 잔류 세제의 위험성을 공감하는 분들에게 퍼포먼스 마케팅을 활용해 다가가려는 전략을 세웠고, 어느 정도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오뛰르가 생각하는 타깃층은?
친환경에 관심이 많고,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행위에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를 위해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요리를 자주 하는 분들은 주방에 주방 세제와 핸드 워시를 같이 놓고 쓰는 경우가 많더라. 나란히 두기 좋으면서도 동시에 주방 세제다운, 그러면서도 귀여운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다소 키치한 느낌으로 패키지를 제작했는데, 귀엽다는 분들이 많다.

친환경 세제는 세정력이 약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세정력이 매우 뛰어나면서 손이 편하다. 거품도 잘 나서 만족스럽다는 소비자 평이 많다. 제품군은 주방 세제, 핸드 워시, 청소솔이다. 청귤 핸드 워시는 비건 인증을 받았고, 사과 식초가 들어간 주방 세제는 일부 계면활성제 때문에 친환경 인증만 받았다.

마트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프라인 판매는 하지 않나?
갤러리아백화점 등에서 가끔 팝업을 하지만, 오프라인 구매는 오뚜기 본사 1층에 있는 매장에서만 가능하다.(웃음) 주방 세제 가격이 보통 4000~5000원대인데 우리 제품은 1만원대다. 가격대가 조금 높다 보니 마트보다는 우리 제품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가장 자랑하고 싶은 점은?
리필 팩이다. 쓰러지기 쉬운 비닐 패키지를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 만든 우유 팩으로 했다. 비닐은 세워두거나 보관하기 어려워 더 친환경 형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알루미늄 포일로 처리한 멸균 팩인데, 주방 세제를 담을 때는 좀 더 엄격한 기준이 있다. 분리수거도 우유 팩 수거 방식과 같고, 내부 알루미늄도 재활용된다.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이 방식으로 꼭 하고 싶었다. 리필 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세제를 친환경, 비건으로 만들 때 가장 챌린지가 된 점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평균 1년에 소주 2컵의 잔류 주방 세제를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하고 좋은 원료를 고집하다 보니 타사 제품보다 원가율이 높지만 가격 저항이 있는 건 사실이다.

리필을 제외하면 제품군이 단 세 개로 소박하다. 식기세척기 사용이 늘고 있는데 식기세척기용 세제를 만들 계획은?
고려해보았지만, 현시점에서 식기세척기용 세제를 만들려면 우리가 예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화학첨가물을 넣어야 하더라. 순하고 편한 순환 제품이라는 우리 취지에 맞지 않기에 만들지 않았다.

오뛰르의 또 다른 사용법이 있다면?
최근 법이 바뀌면서  ‘1종 주방 세제’라는 단어 대신 ‘과일 야채 식기 세정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과일과 야채도 세척할 수 있는 세제, 즉 먹어도 되는 수준의 제품이라는 뜻이다. 아기 젖병도 같이 세척할 수 있고 야채나 과일을 씻을 수도 있다. 론칭 당시 한 스푼을 먹어보는 광고를 찍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웃음) 청소솔 역시 자연 소재로 만들었는데, 당근과 무 같은 단단한 채소를 세척하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들어보니 오뚜기에서 오뛰르는 이단아 같기도 한데.
오뚜기 사옥과 공장 등에서는 모두 오뛰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마트에서 판매하지 않고, 애드리치에서 진행하다 보니 오뚜기 임직원도 오뛰르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많다. 기자님들도 오뚜기 본사에 문의하거나, 공장장님이 주변에서 문의가 왔다며 어떻게 제품을 구할 수 있느냐고 연락하신 적도 있다.

오뛰르 제품 외에 좋아하는 비건 제품은?
얼마 전에 라잇루트라는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배터리를 싸고 있는 배터리 막에서 섬유를 뽑아 패브릭을 제작하는 회사다. 차갑고 무겁고 딱딱한 배터리에서 따스한 옷감이 탄생한다는 게 무척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