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화 작품 앞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지수. 그런데 지수가 들고 있는 가방이 작품과 쏙 닮지 않았나요? 이 회화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요?

@sooyaaa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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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와 예술계는 아주 오래전부터 협업해 오고 있죠. 디올은 전 세계 10명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재해석해 디올의 아이코닉한 아이템, 레이디 백을 제작하는 프로젝트인 ‘디올 레이디 아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8번째 에디션을 선보였고 여기에 한국의 하종현, 이건용 작가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지수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미지를 올린 작품은 하종현 작가의 작품이죠.

@Dior

하종현 작가는 박서보, 권영우 작가와 함께 한국의 단색 회화의 선구자로 꼽힙니다. 특히 하종현 작가는 색깔을 이용한 강렬한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할 뿐 아니라 재료의 물성을 바탕으로 작품에 촉각적 특징을 부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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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텍스처를 부여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매우 독특한데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바르고 쌓아 올리는 게 아니라 거친 질감의 캔버스 뒷면에 물감을 바르고 이를 눌러 그 틈새로 물감이 새어 나오게끔 합니다. 디올은 하종현 작가의 이런 텍스처를 트위드 같은 텍스타일과 비즈 등 각종 소재를 용해 총 네 개의 레이디 백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LeeKunYong79

디올과 이번 협업을 함께 한 또다른 한국의 아티스트는 한국의 1세대 행위 예술가라 불리는 이건용 작가입니다.

@LeeKunYong79

그의 대표 작품인 ‘보디 스케이프’는 캔버스를 등지고 서서 붓을 든 손을 뒤로 뻗어 양손을 차례로 움직여 반원을 그린 뒤 하트 모양을 완성하는 작품이죠. 이외에도 작가는 캔버스 뒤에 서서 캔버스를 보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등, 언제나 캔버스와 마주 서서 작품을 그렸던 기존의 ‘그린다’라는 행위의 정의를 산산이 깨부수는 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leeahngallery_

디올의 클래식이라 불리는 ‘레이디 백’에 얹어진, 실험 정신이 가득한 이건용 작가의 작품. 어딘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조합이지만 현재의 클래식이라는 것 역시 과거에는 새로운 것, 낯선 것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가는지에 따라 새 시대의 클래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디올 레이디 아트 8번째 에디션에는 한국의 하종현, 이건용 작가 외에도 미르치아 캔토, 제프리 깁슨, 길버트 앤 조지, 마리코 모리, 루도빅 은코스, 미칼린 토마스, 제이디 차, 미카엘라 이어 우드-댄, 쉬젠 등 미국과 영국부터 중국과 일본등 전 세계의 작가들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