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전시
새해 설레는 마음으로 마주하는 전시.
BLOW IT UP
재현적인 전통 회화부터 추상적인 현대 회화까지. 광범위한 회화 기법을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여러 장르에 녹여내는 이광호가 개인전 <BLOW-UP>을 열었다. 뉴질랜드 여행 중 우연히 방문한 습지를 주제로 한 연작 ‘Untitled 4819’를 포함한 신작 약 65점을 공개한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캔버스 60개에는 습지에서 마주한 풍경이 담겨 있다. 작가는 이미지에 추상성을 부여하려고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확대했다. 각각의 작품은 전체 풍경의 일부가 되기도,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작업물이 되기도 한다. 크게 확대된 붉고 흰 이끼는 습지가 아닌 곳에서 자라는 식물처럼 보인다. 1월 28일까지, 국제갤러리.
사랑의 이해
클래식한 고전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발레 훈련을 받은 전문 댄서들이 우아한 몸짓을 취한다. 영상 작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시 <목요일엔 네 정결한 발을 사랑하리>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탁영준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유럽의 종교 행사에서 사랑과 헌신의 상징으로 행해지는 세족례를 마친 깨끗한 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영상 작품 ‘목요일엔 네 정결한 발을 사랑하리’(2023)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작가는 극단화된 젠더 표현 양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종교적 관습과 규범이 가진 혼종성을 추적한다. 이는 소수자를 포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탐구기도 하다. 1월 28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INVISIBLE DRAWING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26세에 지병으로 시력을 잃고 촉감에만 의지한 채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마뉴엘 솔라노는 회화, 비디오, 퍼포먼스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른다. 나무 틀에 맞게 당기지 않은 캔버스 천 위에 못과 핀, 줄을 놓고 그 위를 따라 그림을 그리며 촉각의 시각화를 꾀했다. 이는 솔라노만의 작품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의 국내 첫 전시인 <파자마(Pijama)>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작가로 활동하는 현재 사이 연속성과 동등성을 조명한다. 유년 시절 찍어둔 사진과 비디오에서 연상된 이미지나 기억으로부터 재구성한 이미지를 작품 속에 거친 듯 부드러운 터치로 담담하게 그렸다. 1월 14일까지,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사진가의 여정
한국 현대 사진사를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구본창의 대규모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에 주목해도 좋다. 그는 1988년 열린 전시 <사진, 새 시좌>에서 ‘연출 사진’을 국내에 처음 소개해 한국 현대 사진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의 작품 시리즈 중 43개를 선정, 그 안에 포함된 작품 500여 점과 수집품 600여 점을 선보인다. 진정한 자아를 찾는 ‘모험의 여정’, 자연의 순환을 담은 ‘하나의 세계’, 삶과 시간의 흔적을 담은 ‘영혼의 사원’ 3개의 소주제로 구성됐다. 변화와 실험을 끊임없이 추구한 그의 생애와 시리즈별 제작 동기가 함께 공개된다. 작가의 최초 작업인 ‘자화상(1968)’과 미발표작 ‘콘크리트 광화문(2010~2011)’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3월 1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