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즌만 되면 떠오르는 대화 주제가 있어요. 바로 ‘얼죽아 VS 뜨아’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논쟁이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이 ‘얼죽아’를 외치는데요. 향수 덕후 사이에서는 이런 비슷한 논쟁이 있습니다. 겨울에 과연 어떤 향이 어울릴지에 대한 것이죠. 이한치한! 추워도 겨울과 어울리는 서늘한 향을 입을지, 손난로처럼 따스한 온기가 넘치는 향으로 채울지 말입니다.

물론 취향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죠. 어떤 향수를 입든 자기 맘이니까요. 겨울과 잘 어울리는 무드의 세련된 향과 겨울의 찬 기운을 상쇄해줄 폭닥 향수 두 버전의 향을 <얼루어>가 소개합니다. 온도차가 느껴지는 상반된 겨울 향수를 살펴보고, 내게 어울리는 향을 골라 입으세요.

 

COOL & FRESH

세련되고 프레시한 겨울 향수 LIST 5.
겨울 향수 특유의 향이 무겁고 답답하다 못해 느끼하게 다가온다면? 겨울 분위기와 어울리는 서늘하고 깨끗한 향을 추천해요.

겔랑의 ‘라르 & 라 마티에르 컬렉션 머스크 우트르블랑’
새하얀 대리석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향이다. 화이트 머스크에 플로럴 노트를 곁들인 향수는 청순하면서도 관능적 무드를 연출하고 싶을 때 제격! 비누 잔향이 부드럽게 남아 계속 맡고 싶은 향기다.

 

르 라보의 ‘라방드31 EDP’
프레시한 시트러스 향이 확 올라오는 라벤더 향수. 꼬릿한 생화 향이나 아로마틱한 향이 강하기 보다는 물향 섞인 라벤더가 은근슬쩍 모습을 드러낸다. 산뜻 포근한 겨울 향수를 찾는다면 추천하는 제품! 다만 라벤더 향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향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구매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시향 후에 결정할 것. 50ml 31만원.

 

탬버린즈의 ‘더 에그 EDP 홀리메탈’
시크함이 서려 있는 폭닥한 향. 제품명처럼 뿌리자마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금속 냄새가 첫 향. 차가운 향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내 우디 노트와 화이트 머스크가 등장하며 부드럽게 바뀐다. 차분하고 깨끗한 느낌 덕에 겨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 자체로 오브제 역할을 하는 패키지는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럽다. 14ml 4만5천8백원.

산타마리아노벨라의 ‘프리지아 오 드 코롱’
잔향이 좋아 비누 향수로 유명한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제품. 쨍한 머스크 향이라기보다는 부드럽게 살냄새와 어우러져 ‘뿌안뿌’ 향수로 유명하다. 화이트 프리지아의 플로럴 어코드가 자아내는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 덕에 이 제품만 N통째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가 흘러넘친다.

 

트루동의 ‘빅시 EDP’
산뜻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우디 노트의 향수. 정화 의식에 쓰이는 세이지의 상쾌함에 샌들우드의 부드러운 향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평소 무겁고 칙칙한 우디 향이 부담스럽던 이들이라면 신선하고 아로마틱한 우디 향이 꽤 만족스러울 듯. 100ml 36만원.

 

WARM & COZY

따듯하고 편안한 겨울 향수 LIST 5.
맡는 순간 포근함이 가득 배어나오는 향기. 겨울 향수 유목민을 위해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줄 데일리 겨울 향수를 소개한다.

 

꾸레쥬의 ‘EDP 앙프랑뜨’
브랜드 최초의 향수 ‘앙프랑뜨 1971’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수. 앰버, 머스크, 우디, 스파이시 향조를 더해 달콤하고 따뜻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향의 깊이감이 무르익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 패션 하우스 출신답게 바이닐 재킷의 컬러와 텍스처에서 영감을 얻은 감각적 패키지가 매력적이다. 100ml 25만9천원.

 

니콜라이의 ‘휘그 티 EDT’
시원한 무화과 이파리와 줄기 향을 여름내 고집했다면 이젠 겨울 무화과 향으로 바꿔볼 차례! 니콜라이 향수는 처음부터 무화과를 한 입 베어 문 듯 달달한 과즙 향이 가득 퍼진다. 여기에 오렌지와 오스만투스 꽃향기가 싱그러움을 더해 향의 균형을 잡아준다. 달콤하지만 특유의 고급스러운 향이 온몸을 감싸며 따듯하고 몽환적 분위기를 선사한다.

 

엑스니힐로의 ‘상탈 콜링 EDP’
샌들우드, 머스크, 바닐라 조합으로 맡는 순간 봄 같은 포근함을 가져다주는 겨울 향수. 밀키한 파우더 향이 살냄새와 섞여 코쿵하게 만드는 향이다. F/W 시즌 브랜드의 베스트셀러기도 하다. 100ml 43만원.

 

톰 포드 뷰티의 ‘화이트 스웨이드 EDP’
추운 계절에 비로소 진가를 발하는 레더와 스웨이드 향조! 여기에 우아한 머스크 향을 더해 감각적 향기를 완성했다. 가죽이나 스웨이드 아우터를 입거나 연말, 연초 모임에 힘을 주고 싶을 때 절로 손이 가는 제품. 은은한 벨벳 로즈, 따스한 앰버가 향을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 50ml 39만5천원.

도르세 by 리퀴드퍼퓸바의 ‘이.큐.’
연인의 입술 위 립스틱 향을 향수로 풀어낸 것. 파우더리하고 포근한 아이리스 향이 추운 몸을 따듯하게 감싼다. 우디와 앰버 노트가 잔잔하게 이어지며 편안한 잔향을 선사한다. 90ml 27만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