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꾸준히 세계 무대로 확장 중이다. 미국, 일본,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에서 주목받는 K-뷰티의 요즘 트렌드와 카피 이슈로 연결되는 현주소에 대하여. 

Traffic at night in Gangnam City Seoul, South Korea

화제의 중심, K-뷰티 

K-뷰티 트렌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술과 성분에 집중한다. 쌀, 어성초 같은 유효 성분을 담거나 고유의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 개발에 한창인 것. K-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장되며 그 인기에 기대어 성장을 도모하던 시대는 지났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중동 등 새로운 시장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알린 K-뷰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K-뷰티 트렌드는 무엇일까?

MLE TECHNOLOGY

MLE 기술이란? 이는 실제 사람의 피부 장벽 구조를 모방한 독특한 포뮬러를 뜻한다. 피부를 보호하는 여러 겹의 레이어를 형성하고, 피부 표면에서 ‘제2의 피부’로 작용하는 것. 피부 장벽의 기능을 회복시켜 건조하거나 가려움증을 느끼는 피부 개선에 도움을 준다. 지난 10월 미국 <얼루어>에 소개된 니콜라 델라슨(Nicola Dall’asen)의 기사 ‘2023 K-뷰티 트렌드(The Biggest K-Beauty Trends of 2023)’에 따르면, “한국에서 생산한 피부 장벽 크림에 대한 관심이 아주 뜨겁다”고. 일반적인 장벽 보호 제품보다 수분감과 피부 보호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인데, 이에 피부 탄력이 좋아지고 건강한 안색을 촉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피부가 극도로 예민하거나 습진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니 K-뷰티가 선보이는 장벽 보호 크림에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UV SHIELD SUN PATCH

니콜라 델라슨은 야외 스포츠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선 패치를 언급했다. 필드에 나선 골퍼가 눈가에 부착한 거대한 스티커를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자외선 차단 패치다. 골프 선수 사이에서 인기 높아 ‘골프 패치’라고도 하지만, 피크닉과 등산, 해변,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 시 언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아이템이다. 천과 하이드로겔로 만든 UV 보호 패치는 눈아래와 뺨 전체를 밀착 커버하는 동시에 스킨케어링 효과를 선사한다. 부착만 해도 자외선으로부터 아이존을 보호하고 피부 보습과 쿨링 기능까지 누릴 수 있는 것. 점차 해외 골프장에서도 이 혁신적 아이템을 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FERMENTED SKIN CARE

발효 식품이 우리 몸에 이롭게 작용하듯, 발효 성분 화장품은 피부에 유익하다. 특별히 K-뷰티에서 발효 성분은 스킨케어의 비결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기사 ‘환절기 스킨케어를 위한 K-뷰티 트렌드 5가지’에서 K-뷰티 전문가이자 피부과 의사 크리스틴 홀(Christine Hall)은 “한국 화장품엔 발효 성분이 많아요. 성분을 발효하면 본래 상태보다 4배나 더 강력한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발효를 통해 유익한 균이 더해지고 독성이 제거되면 원료의 효과는 한층 강력해진다는 것. 실제로 발효 성분은 피부 장벽 강화, 항산화, 진정과 염증 완화 효과로 여드름, 홍조, 노화에 이르기까지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근본적인 코어 힘을 길러준다. K-뷰티의 재도약과 함께 발효 성분을 향한 뷰티 업계의 이목이 다시금 집중된다.

CICA RECIPE

미국의 K-뷰티 전문 온라인 쇼핑몰 소코글램의 큐레이터 샬롯 조(Charlotte Cho)는 K-뷰티 핵심 성분으로 어성초를 언급했다. “수세기 동안 한약재로 사용해왔지만, 여드름성 피부 관리를 위한 성분으로는 이제 막 관심받기 시작했죠.” 어성초는 항산화와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폴리페놀을 함유했다. 병풀 추출물 역시 K-뷰티의 도약을 이끈 핵심 성분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엘타 바이 오리콘 뉴스에 게재된 기사 ‘한국 화장품의 인기 배경과 최신 트렌드(韓国コスメはなぜ人気?日本でのブーム背景と最新トレンドを専門家が解説)’에서도 이러한 시카 성분에 주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부염 예방과 보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선보이며, ‘시카 화장품’이라는 어엿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배경에 대한 내용이다.

LAYERING SPF

지난 4월 영국 <보그> 기사 ‘환절기 스킨케어를 위한 K-뷰티 트렌드 5가지(5 K-Beauty Trends To Amp Up Your Spring Skincare Routine)’에서 필자인 한나 코츠(Hannah Coates)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차곡차곡 수분을 쌓아 보습막을 씌우는 보습 레이어링처럼 자외선 차단제를 2번 발라본 적이 있나요?” 대다수 한국인은 선블록을 이중으로 사용하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2번 덧바르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알다시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선크림 위에 두 번째로 덧바르는 제품은 보통 메이크업 형태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톤업 크림, BB 크림, CC 크림, 파운데이션 등이 여기에 속하며, 멀티 기능성 제품이라고도 한다.

HOME CARE BEAUTY

한국의 홈 디바이스 시장은 LED 마스크부터 고주파와 초음파 기기까지 더 다양해졌다. 피부를 타이트하게 조이고, 탄력도를 높이고, 미세 주름을 완화하는 효과를 위한 제품이다. 뷰티 디바이스는 갑작스레 생긴 피부 고민을 비교적 빠르게 해결할 수 있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팬덤이 생길 정도로 인기인 것. K-뷰티 시장은 스스로 피부 고민을 인식하고 어떤 디바이스가 필요할지 결정하는 소비자에 주목해 제품을 개발한다. 전기 자극을 통해 콜라겐 생성을 돕는 디바이스, 미세 전기 파장을 이용해 피부 리프팅 기능을 장착한 디바이스 등 피부 고민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고, 혁신적이며, 스스로를 세심하게 돌보는 뷰티 툴은 진화하는 K-뷰티의 중심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뷰티 카피의 등장

K-뷰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짝퉁 화장품이 문제로 떠올랐다. 한국 뷰티 제품을 카피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는 건 한류가 그만큼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가짜 제품에 직면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오해가 쌓이고, 나아가 신뢰도에 영향을 주거나 브랜드 이미지까지 악화할 수 있다. 조선미녀의 브랜딩사업부 김보라 책임은 브랜드를 사칭하며 실제 제품과 흡사한 가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해외 업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에서는 최근 가품 이슈를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어요. 사내 연관 부서 및 법무팀에서도 대응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차적으로 정품 여부를 판별하는 앱도 출시했어요.” ‘조선미녀’ 혹은 ‘Beauty of Joseon’을 다운로드 받아 제품의 단상자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제품이 정품인지 가품인지 판단할 수 있는 인증 방식인데 복사나 위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한편 마스크팩으로 높은 인지도를 쌓은 메디힐 역시 가품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시트 원단 자체에 브랜드 로고를 압인하는 방식으로 정품 인증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방면으로 가품 문제를 해소하고자 발 빠르게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K-뷰티가 잠시 주목받는 ‘반짝 트렌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으려면 무엇보다 우수한 제품력과 브랜드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