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삶에 동력이 되는 존재예요.” 결혼 10주년을 맞은 배우 지성과 이보영의 멈출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이보영의 드레스는 다니엘 프란켈 바이 케일라베넷(Danielle Frankel by Kayla Bennet). 지성의 셔츠와 재킷, 팬츠는 모두 로드앤테일러(Lordandtailor). 부츠는 까르미나(Carmina). 포켓 스퀘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보영의 드레스는 림 아크라 바이 케일라베넷(Reem Acra by Kayla Bennet). 이어링은 쇼메(Chaumet). 지성의 셔츠와 재킷, 보타이는 모두 로드앤테일러.

드레스는 프란체스카 미란다 바이 케일라베넷(Francesca Miranda by Kayla Bennet).

LEE BO YOUNG 

지성 씨가 두 분의 연애사를 영화로 제작했을 때 ‘액션’장르에 가깝다고 했어요. 동의하나요?
액션요? 저희 엄청 지루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권태기도 결별도 큰 풍파도 없었거든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비슷한 것 같아요.

첫인상은 기억나요?
재미없는데 진지하고 일 열심히 하는 선배님요(웃음).

그랬던 분과 어떻게 결혼까지 생각했어요?
성숙하고 든든한 애티튜드가 좋았어요.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친구나 부모님에게는 말해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서 말도 잘 통했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저를 창피해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고요.

요즘 말로 ‘스며들었네요’?
그런가요? 저는 30대 이후 비로소 연기에 재미와 감사를 느꼈어요. 그전에는 무척 힘들었거든요. 오빠도 개인적인 일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서로 융화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 것 같아요.

지금도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인가요?
무엇보다 일할 때 큰 힘이 돼요. 역할에 들어가는 시간, 벗어나는 시간, 현장의 치열함을 알다 보니 누구보다 세심하게 배려하고 지지해줘요. 현장에 모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쉬는 날 완전히 기절해야 에너지가 충전되거든요. 가족조차 서운해할 때가 있는데, 이 모든 걸 알고 있으니 이해해줘요.

조금 전 지성 씨가 ‘배우 이보영이 더 반짝이기를 바란다’고 했어요. 자기 객관화가 너무 잘되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고요.
자기 객관화가 되어야 실망을 덜하죠. 20대 초반에 꿈에 부풀었다가 확 사그라드는 경험을 몇 번 한 뒤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습관이 됐어요. 작품이 잘되었다고 해도 감사할 뿐 기분이 업되지는 않아요. 붕 뜨지 않으려는 훈련이 철저히 되어 있죠.

배우 지성에게 기대하는 것도 있어요?
자꾸 남성적이고 진지한 역할에 꽂히는데, 다정하고 귀여운 역할을 해보면 좋겠어요. 오빠가 되게 섬세하고 부드러운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저만 봐도 작품을 선택할 때 성격과 취향이 반영되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자꾸 드라이한 쪽으로만 가는 것 같더라고요.

언젠가 배우 이보영의 진한 멜로도 볼 수 있을까요?
아휴, 오그라드는 건 못해요. 끈적이는 걸 못 견뎌요.

지성 씨가 이벤트 장인이었다던데, 그 끈적함은 괜찮았어요?
이벤트 많이 했죠. 되게 재미있게 했어요. 그 덕분인지 아이들에게도 자꾸 이벤트를 해줘요.

이제는 두 분이 함께네요. 주로 어떤 이벤트를 기획해요?
아주 소소해요. 저희는 촛불을 자주 켜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뭘 잘했다, 좋은 일이 있다고 하면 조각 케이크라도 사서 넷이 촛불 켜고 노래 부르는 일이 잦아요. 집에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면 숨는 것도 저희만의 전통이 됐고요. 여행 갈 때도 아이들에게 말을 하지 않다가 학교 앞에 짠 나타나 출발하기도 하고요.

두 분의 로맨틱한 시간은 어떻게 보내요?
제가 먹는 걸 좋아해요. 애들 학교 보내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내일은 촬영 일정이 취소돼서 스시를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공연이나 영화도 자주 보러 다녔는데, 아이들이 있으니 좀 힘들더라고요. 늘 어느 한쪽은 아이들 루틴에 맞추게 되니 10시면 잠들어버려요.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엘리멘탈>이에요. 넷이 같이 봤어요.

넷이 함께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팀으로 잘 움직이나요?
저희는 뭐든 다 같이 해요. 여전히 킹 사이즈 침대에서 잠도 같이 자요. 저, 첫째, 둘째 눕고 오빠는 가로로 누워서요. 아이가 뭘 배울 때면 총출동하고요. 수영을 배울 때는 같이 물에 들어갔고, 태권도 배울 때는 온 가족이 도장에 가서 태극 1장 연습하고 그랬어요. 덕분에 오빠는 지금 보라색 띠까지 땄고요. 딸이 미술을 좋아해서 오빠도 함께 유화를 시작했어요. 단순히 가르치기보다는 그 과정을 오롯이 즐기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이토록 수고로운 과정을 거치는 이유가 있어요?
저희 엄마는 늘 저를 열렬히 지지하셨지만, 정작 저는 그 사랑을 잘 못 느꼈어요. 양장점에서 맞춘 옷보다 반짝이가 덕지덕지 달린 옷을 입고 싶었거든요. 수영을 배울 때도 왜 이걸 배우는지 몰랐고 재미있지도 않았어요. 지금 그런 말을 하면 “내가 너를 얼마나 열심히 키웠는데” 하시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아이가 행복한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아이 교육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건 주체성인가 봐요?
맞아요. 나한테 집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해요. 남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걸 찾게 해주고 싶어요. 이걸 얼마나 강조하느냐면, 제가 “남들을 신경 쓰지”라고 선창하면, 첫째 지유가 “않아요”라고 답해요. “그러니까 나한테 집중해요”라는 얘기를 계속해줘요. 그래서 저희 첫째 아기 때 사진 보면 본인이 원하는 것만 입혔는데, 정~말 촌스러워요.(웃음)

엄마가 아닌 이보영 개인으로서 가장 좋을 때는 언제예요?
일할 때죠. 하면 할수록 어려운데 재미있어요. 제 목소리와 얼굴에 조금씩 변주를 줘야 하는데 점점 힘들어져요.

<대행사> 이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요. 지금도 한창 촬영 중이죠?
<하이드>라는 작품을 촬영하고 있어요. 주요 장소가 먼 지방이라 집에도 잘 못 들어가고 있어요.

한 인터뷰에서 ‘연기하고 싶은 장면이 있는가’를 작품 선택의 기준으로 꼽았어요. 이번에는 어떤 장면에 끌렸나요?
대본 그 자체가 좋았어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인데 흡인력이 대단했어요. 아직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없지만, 정말 열심히 촬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지성 씨의 의견은 어때요?
작품을 선택할 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요.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거든요. 버틴다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유행어가 될 것 같은데, 오빠랑 서로 “잘 버텼어!”라면서 서로를 다독여요. 잘 버텨왔고 잘 버티기를 바라요.

엄마나 배우가 아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는 없어요?
팬데믹 때도 많이 느꼈는데 인간은 정말 사회적 동물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하다고 여겼는데 복작대고 시끄러운 게 맞는 것 같아요. 생각에 빠지는 것보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얘기하는 게 더 건강한 것 같더라고요. 지유한테도 맨날 결혼하라는 얘기를 해요.

벌써 그런 대화를 해요?
말이 씨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웃음) 애들 잘 때 만지작거리면서 “우리 지유 좋은 짝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할 때도 있어요. 저는 그게 인생의 가장 큰 복인 것 같거든요. 인생의 베스트 프렌드를 만나서 소통하고 사는 삶이 건강한 것 같아요.

딸에게 ‘아빠 같은 남자 만나라’고 말한 적 있어요?
그럼요. 아빠 같은 사람만 데려오면 된다고 했어요.

지난 10년간 발견한 상대의 가장 멋진 점은 뭐예요?
오빠는 인생에 있어 뭐가 중요한지 알고 지키려는 사람이에요. 외유내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고요. 가족이 제일 중요한 가치인 것 같아요. 평소 개인적인 일정은 잡지 않고 가족에게 집중해요. 애들이 옆에서 깔깔거리는 것만 봐도 그게 그렇게 좋은가 봐요. 가족 앞에서 충만함을 느끼는 걸 보면 짠할 때도 있는데, 참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보영의 드레스는 다니엘 프란켈 바이 케일라베넷. 부츠는 지미추(Jimmy Choo). 모자는 본인 소장품. 지성의 레더 재킷은 발리(Bally). 이너는 코스(Cos). 팬츠는 베르사체(Versace).

이보영의 드레스는 뉴화이트 바이 케일라베넷(Newhite by Kayla Bennet). 재킷은 블러썸 에이치 컴퍼니(Blossom H Company). 링, 티아라는 모두 쇼메. 부츠는 지안비토 로시(Gianvito Rossi). 지성의 셔츠와 재킷, 팬츠는 모두 로드앤테일러. 부츠는 허즈밴드 파리(Husbands Paris).

이보영의 드레스는 림 아크라 바이 케일라베넷. 지성의 셔츠와 재킷, 팬츠, 보타이는 모두 로드앤테일러. 부츠는 까르미나.

JI SUNG 

오늘 촬영장에 아이들이 함께 왔는데, 밥을 먹이고 놀아주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워요.
아내가 일을 하고 있으니 지금 제 역할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거든요. 요즘은 항상 애들 곁에 있어요.

육아와 집안일이 능숙한 사람의 면모가 보여요.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힘든데도 살은 자꾸 찌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밥을 하다 보면 맛본다고 먹고, 애들이 남기면 또 제 입으로 들어가요. 땀 흘려가며 열심히 하기도 했고, 물가 생각하면 쉽게 못 버리겠더라고요.

말은 그래도 물 만난 것처럼 행복해 보입니다. 보통 육아를 ‘전쟁’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어때요?
오히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저를 더 자극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루틴이 모두 뒤바뀌는 인생 자체가 처음이기에 당연히 힘들어요. 그런데 일상이 된 이상 버티고 받아들여야죠. 아이들이 저만 바라보고 있으니 더 정신 차려야 하고요. 돌아보면 아빠로서 제게 연륜이 있어 다행인 것 같아요. 내 인생이 너무 중요하고 나부터 생각하던 때였다면 이렇게까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존재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인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시간을 오래오래 기다려온 것 같아요.

육아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애들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작품 분석하듯 접근했어요. ‘아이가 될 수는 없지만 아이를 하나의 캐릭터로 두고 머릿속에 정립해놓으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요. 이해하고 지지하고 사랑하는 건 일할 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요.

‘애들은 알아서 큰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 둘째 우성이를 키우면서 더 절실히 경험했어요. 옆에서 격려하고 지켜봐주는 게 한 인간의 성장에 있어 무척 중요한데, 어떻게 혼자 클 수 있겠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어요?
우성이가 태어나고 2년은 정신없이 바빠서 둘째와 가까워질 시간이 없었어요. 아이가 서운하고 답답할 때면 뭐가 그리 서러운지 길바닥에 앉아서 통곡을 하는데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아이도 이해를 바라는 눈치가 아니고요. 길거리에서 한 2시간 동안 앉아 있었던 적도 있어요. 그래서 작년 한 해 동안 옆에 있으면서 계속 안아주고 기다렸어요.

그 노력의 결과는요?
지금은 완전히 좋아요. 더 늦었으면 되돌리기 어렵고 악순환의 반복이었을 텐데 너무 고맙죠.

이런 경험이 배우 일에도 변화를 가져다줄까요?
배우로서 뭔가가 달라졌을 거라는 기대는 안 해요. 그러려고 한 게 아니니까요. 내가 챙겨야 하고 살아야 하는 내 시간이었을 뿐이죠. 오히려 작품의 세계로 들어갈 때는 좀 더 많은 공부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이 기대되나요?
그럼요. 스스로 오랜 시간 연기해온 배우라는 생각을 별로 안 해요. 매번 새롭고 계속 다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곧 새로운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설레요.

결혼 10주년 화보로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어요. 10년이라는 시간이 믿어지나요?
쏜살같이 지나갔어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고요. 앞으로 10년이 지금만 같기를 바랄 정도로요.

2007년 두 분의 인연이 시작됐으니 16년 가까운 시간이 쌓였어요. 두 분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장르일 것 같아요?
액션요! 한 피디님이 저희 둘을 찍고 싶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요. 첫 만남에는 그저 선후배 딱 거기까지였어요. 호감이 없었는데, 투닥거리면서 점점 잘 맞는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조금 전 영상 촬영할 때를 보면 투닥투닥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혼나는 쪽에 가까웠는걸요?
대부분 아내 말이 다 맞거든요.(웃음)

아내가 기준이고, 그곳에 도달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가요?
그럼요. 겉으로 보기에는 제가 다 맞추는 것 같은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보영이가 많이 맞춰줘요. 그래왔어요. 대단한 여성인 것 같아요.

어떤 면이 가장 대단해요?
자기 사람을 사랑하고 격려할 줄 알아요. 그 진심과 사랑이 물씬 느껴지고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데, 연애할 때 여럿이 만난 자리에서 한창 얘기하다 보영이가 잠깐 자리를 비웠어요.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유리창 너머로 저를 계속 보고 있었대요. 저는 다른 사람과 얘기하느라 눈치채지 못했고요. 그렇게 30분 넘게 저를 계속 보고 있었더라고요.

감정이 피부로 느껴진 순간이었겠네요. 사랑의 힘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배우라는 일을 하면서 늘 아이 같은 모습으로 살려고 했어요. 그래야만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때로는 일탈하고 싶고 어른스러워져야 하나 고민하며 휘청거렸는데, 아내를 만나고 안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자신감이 생겼고 그 이후에 제 에너지를 더 잘 발산한 것 같아요. 스스로 확신을 갖게 된 거죠. 서로의 삶에 동력이 되는 존재예요.

멋진 관계성이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더 잘해야 하는데, 늘 기대에 못 미치죠.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 기대돼요?
지금처럼 손 꼭 잡고 동반자처럼 이대로 슬프지 않게 나이 들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기에 너무 정신이 없어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커요. 기념일도 100일 단위로 챙겼는데, 자꾸 놓치게 되고요. 아이들이 크고 우리만의 시간이 생기면 서로를 바라보며 더 재미있게 살고 있겠지 싶어요.

오랜 시간 동료로서 곁에서 바라본 이보영이 가진 배우로서 저력은 무엇이던가요?
겉멋 부리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고 성실해요.

이 역할은 꼭 해봤으면 하는 것도 있어요?
서로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오히려 옆에서 보면 안쓰러울 때가 있어요. 저는 아직 ‘이보영’이 젊다고 생각하고 더 마음껏 펼치기를 바라는데, 스스로 시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요. 되게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 작품을 검토할 때 폭넓게 보더라고요. 아직 안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캐릭터까지도요.

사실 저는 <대행사> 속 이보영 배우가 너무 좋았거든요. 일하는 멋진 언니의 기세!
저도 두 주먹 불끈 쥐고 봤어요. 너무 좋았죠. 보영이가 가진 솔직하고 당당한 면이 진짜 매력적이거든요.

두 분을 보면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생각나요. 비결이 뭐예요?
저희가 탄탄하게 뿌리내렸으니 일도 가정생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느 집처럼 저희 안에도 말 못할 여러 일이 있을 수 있죠. 그럼에도 우리가 탄탄하니 같이 이겨내며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10주년을 기념해 계획 중인 이벤트가 있어요?
프러포즈 장소였던 스페인 톨레도에 가서 똑같이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사실 결혼 5주년 계획이었는데, 지키지 못했거든요. 이번에도 아이들과 보영이 스케줄 때문에 어려울 것 같아요.

삶의 만족도가 100%에 달할 것 같네요. 어때요?
바쁘고 힘들어도 제 삶이라고 생각해요.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운동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 대단한 정신력으로 운동을 해야 해요. 뛰는 걸 좋아하니까 애들 학교 갔을 때 후다닥 10km 뛰어갔다 와요.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으니까 의욕도 떨어지고, 즐기는 게 아니라 정신없이 해야 할 때가 많은 게 아쉽죠.

아이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 있어요?
우리가 함께한 시간요. 그것을 토대로 혼자가 됐을 때도 용감했으면 좋겠어요. 지치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