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새 신을 장만했다면, 알록달록 예쁜 양말로 매일 다른 스타일을 연출해보자.

1 캐시미어, 폴리아미드 혼방 소재 삭스는 에르메스(Hermes).
2 컬 메리노 시어링 소재 퍼스베트 사보 슈즈는 마르니(Marni).
3 모헤어 블렌드 브러시드 니트 소재 삭스는 디올 맨(Dior Men).
4 체크 트위드 소재 트레 비비에 슈즈는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5 페이즐리 자카드 패브릭 소재 클로그 슈즈는 에트로(Etro).
6 케이블 스티치가 특징인 캐시미어 소재 삭스는 배리(Barrie).
7 브러시드 니트 모헤어 소재를 매치한 B33 테니스 스니커즈는 디올 맨.
8 도트 패턴 울 삭스는 마르니.
9 스트라이프 테리 자카드 삭스는 에트로.
10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스웨이드 소재 하이크 부츠는 에르메스.

지나간 유행 중 맘에 쏙 든 ‘너드(Nerd)’ 룩을 지금도 고집한다. 주변의 신경을 쓰지 않고 아무 거나 대충 막 입은 듯한, 괴짜스러운 독특한 느낌이 매력으로 상향된 스타일인데 사실 (나처럼) 게으른 이에게는 아주 고마운 트렌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올여름에는 미처 페디큐어를 받지 못한 맨발이 부끄러워 폭염이 기승을 부르는 날에도 내내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었더랬다. 지나간 너드 트렌드의 덕을 톡톡히 누린 것이다. 땀에 마찰이 일어 발을 조이는 스트랩에 피부가 까이는 걸 막을 수 있는 건 좀 좋았다. 매일 신다 보니 중독이 되어 양말에 색이나 패턴이 없으면 줄 없는 수박처럼 맹숭맹숭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색깔별로, 패턴별로 모으는 양말 수집가가 되어가는 중이다.
‘양말 신기’가 필수인 다가올 계절에는 습관처럼 모아온 삭스의 덕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듯. 2023 가을/겨울 시즌 디자이너 역시 가을 슈즈에 어울릴 삭스 스타일링을 다채롭게 쏟아냈다. 버버리는 섀기 퍼 장식의 뮬에 톤온톤 체크 삭스를, 에트로는 오리엔탈 스타일의 클로그 슈즈에 반짝이는 수를 놓은 페이즐리 패턴 삭스를 매치했다. 디올은 베이식한 블랙과 그레이 삭스를 모든 룩에 매치하며 스타일을 마무리했는데, 슬링백 힐과 어우러진 클래식한 레이디 룩에서도 양말만큼은 느슨하게 주름을 잡아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힘을 빼는 요소로 활용했다. 또 종아리까지 타고 올라오는 스트랩 슈즈를 위해 느와 케이 니노미야는 도톰한 울 블렌딩 삭스를, 아이스버그는 앙고라 삭스를 준비했으니 삭스 스타일링을 연출할 때 참고할 것. 한동안 애정을 담아 양말을 골라 신다 보니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다.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양말에 신경 쓸 때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이는 바로 자신이라는 점.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을 만족시킬 예쁜 양말이라면 어떤 디자인도 좋다. ‘오늘은 어떤 양말에, 어떤 신발을 신을까?’ 하는 매칭 게임으로 하루를 즐겁게 시작해보자. 

 

( SOCKS STYLING ADVICE )

“발을 위해 작은 사치를 부려보면 어떨까요? 메탈릭 펄 원사로 만든 양말은 깊어가는 계절에 더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완성합니다. 세컨드팔레트는 좌우가 다른 디자인의 라메 삭스를 출시했어요.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양말이 아닌 착용감과 발의 움직임을 편하게 하는 양말의 기본 기능에도 충실한 제품으로 특별한 하루를 완성해보세요.” –세컨드팔레트(2nd Palette) 전원준 디렉터

 

“평소 신지 않던 스타일이라도 경험하지 않으면 정답을 알 수 없어요. 이번 시즌엔 귀엽고 사랑스러운 프릴을 장식한 레이스 삭스를 적극 추천합니다. 평소 입던 옷 그대로 양말만 바꿔 신으세요. 레이스 삭스를 꼭 하얀 원피스에만 신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양말 하나만 다르게 신어도 자신감이 가득 차 오를 거예요.” –아이헤이트먼데이(I Hate Monday) 홍정미 디렉터

 

“드레스 코드에 맞는 컬러와 패턴, 그리고 고급스러운 소재가 조화를 이루는 양말은 패션을 완성하는 마침표와 같습니다. 튀는 색감이나 디자인도 좋지만, 베이식한 양말을 잘 활용하는 것도 패션 감각을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팬츠나 스커트 사이로 드러나는 베이식한 양말에 약간의 포인트를 더한 삭스 스타일링으로 일상에 재미를 선사해보세요.” –아비루즈(Abiruz) 주성우 대표

 

“기본에 충실한 탄탄한 골지 양말은 어떤 복장에도 잘 어울린답니다. 보타는 양말 길이에 따라 탄성을 조절해 기존보다 힘있는 양말을 만들고 있습니다. 축 늘어지는 양말에 비해 피부에 더 밀착돼 땀을 흡수하고 피부 보호, 방한에 집중하죠. 종아리 중간 이상의 양말을 주름 잡아 스타일링하는 센스로 멋진 아웃 핏을 만들어보세요.” –보타(Votta) 김민재 대표

 

“샌들은 물론 플립플롭, 하이힐 등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슈즈와 삭스 조합에 재미를 느끼는 시대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평소에 시도하지 못한 컬러에 도전해보세요. 로고, 플랫폼, 끈 색상 등 신발 속에 있는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해 ‘깔맞춤’하거나 상의 색상과 통일해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하는 등 전체적인 룩에 안정감을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되겠어요.” –히그(Hiig) 박수빈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