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소비가 기후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와 함께 김과 미역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들의 식단이 화제가 된 적 있다.

지구를 살리는 음식

일전에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monde)가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기사를 낸 적 있다. 우리가 맛있어서 먹는 김과 미역이 지구에 도움이 된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음식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기후변화가 피부로 체감되는 요즘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 탄소 배출, 탄소중립 등의 키워드는 현대인들의 숙제로 자리 잡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단의 변화로 꼽는다. 그러던 와중에 해조류의 소비가 기후 위기 극복이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를 다양하게 섭취하는 한국인들의 식단이 화두에 오른 것.

김은 흰쌀밥만 싸먹어도 맛있고 볶음밥에 넣으면 더 맛있다. 볶음밥에 김을 뿌려 마무리하는 민족, 심지어 찹쌀 풀을 발라 튀겨낸 김부각을 간식으로 먹는 민족이 바로 한국인들이다.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챙겨 먹고 아이를 낳으면 며칠 내내 미역국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것도 우리만의 문화다. 습관적으로 먹던 음식이 지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조류는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토지에서 재배되는 농작물과 달리 토지 오염을 줄이고 온실가스 감량에 큰 효과가 있다. 광합성을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도 뛰어나 바다의 나무라고 불릴 정도. 맛있고 영양분까지 가득해 매일 먹는 해조류가 지구 온난화에 도움이 된다니 기분 좋은 사실이다.

환경에 이로운 음식이 또 하나 있다.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이라는 책에서는 쌀국수를 지구에 이로운 식사로 꼽는다. 그 이유는 곡류와 채소 등으로 이루어져 건강하면서 미국인들이 먹는 음식에 비하면 환경적 부담이 훨씬 적다고. 쌀과 채소로 만들어져 영양이 풍부하고 지방질은 적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

커피와 초콜릿은 사치품?

기후 변화로 인해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가까이 있는 커피와 초콜릿도 앞으로는 구하지 힘든 사치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구 기온이 2도 정도 올라가면 카카오 재배지에서 카카오를 더 이상 키울 수 없고, 지금까지의 기온 상승 속도를 보면 2050년에는 라틴 아메리카의 커피 재배 지역이 88% 감소하게 된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화폐를 대신하던 카카오, 에티오피아에서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던 커피는 한때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강우량이 불규칙해지면 몇십 년 안에 다시 구하기 힘든 사치품으로 여겨질 수 있다.

지구를 위협하는 식단

고기와 유제품은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구인들의 고기와 유제품 소비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고. 농지를 마련하기 위한 숲의 파괴부터 비료 생산, 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가축의 분뇨와 트림,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까지 모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또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식재료로 유통하며 조리되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이를 배출하며 발생하는 탄소 또한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와 비건이 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개개인이 고기 섭취를 조금만 줄이거나, 식물성 식재료로 바꾸는 것으로 지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속 가능한 식탁을 위하여

나와 지구를 위해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고 싶다면 눈여겨봐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유기농, 무농약 채소를 30% 저렴하게 판매하는 ‘어글리어스 마켓’. 단순히 못생겨서 버려지는 채소를 박스로 구성해 1~3주 간격으로 받아볼 수 있는 방식. 버려질 때 배출되는 가스를 줄일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식탁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소량으로도 구성돼 1~2인 가구에도 적합하고 원하지 않은 품목은 제외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총 7~10종의 채소를 접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대체육이다. 콩 같은 식물성 재료에 각종 첨가물을 더해 맛과 향, 식감을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이른바 가짜 고기다. 과거의 콩고기를 생각한다면 오산! 요즘 개발, 생산되는 대체육은 맛도 식감도 진짜 고기 같고, 대체육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도 존재한다. 내 몸의 건강과 지구를 위해 육식은 줄이고 싶다면 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