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도저히 이 맛이 안 난다. 좋은 음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찾아갈 뮤직 아지트 6곳에 물은 그들의 음악, 그리고 이 계절의 음악.

 

TMH

지난해 성수동에 문을 연 TMH는 음악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는 카페 겸 쇼룸 공간이다. 핸드크래프트와 디자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오디오와 가구, 커피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직접 만든 TMH의 오디오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LP와 턴테이블을 청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7가길 8 문의 02-6952-7901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TMH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빈티지한 감성을 담아 올드팝, 디스코, 펑크를 주로 선곡하고 있다. 비정기적이지만 유튜브 채널 ‘TMH Music’에 TMH가 제안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개시하고 있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전체적인 어우러짐에 초점을 맞춘다. TMH를 찾는 분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음악이 주는 공감을 온전히 경험했으면 한다. 그렇기에 플레이리스트 또한 편안함을 주되 흔하지 않은 곡들로 구성하고 있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TMH는 외관 키오스크와 본관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다. 커피를 구매한 후 본관으로 들어와 편안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데 공간의 주인공은 역시 TMH 스피커다. 음악을 보다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기에 일반적인 카페와는 차별점이 있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본관 1층에서는 LP와 TMH 스피커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고 이어지는 2층에서는 청음과 구매가 가능하다. 1층에서 천천히 TMH가 전하고자 하는 음악적 요소를 살펴본 뒤 실제 사운드를 들음으로써 또 다른 청취 경험이 가능하다. 편하게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어 공간과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DJ 요시자와 다이너마이트. jp & Chintam의 <Wamono A To Z Vol. I> 앨범을 추천한다. 동서양이 합쳐진 느낌으로 음 하나하나가 모여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많은 사람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모이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곡과 음악적 요소로 함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 김연(TMH 매니저), 홍성현(TMH 음악 큐레이터)

 

힐스앤유로파

해방촌의 내추럴 와인바 ‘와일드덕칸틴’이 오픈한 카페 겸 바다. 하이파이 사운드 구현에 충실하며 낮에는 바리스타의 핸드드립 커피를, 밤에는 바텐더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미식가와 애주가, 리스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시흥로 35 2층 문의 @hillsandeuropa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낮에는 재즈, 브라질, 월드뮤직을 저녁에는 하우스와 디스코, 발레아릭 등을 튼다. 영업 시간 제한으로 댄스곡을 많이 틀 수 없어 아쉽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한 공간에서 두 가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조용한 낮과 시끄러운 저녁의 이미지를 맞추되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한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작은 전선들까지 모두 1980년대 하이파이 사운드에 맞춰 세팅했고 LP 또한 대부분 1970~80년대에 출시된 것들이기에 사운드 자체가 장점이다. 디제잉 믹서는 세계 유명 사운드바에서 사용하는 스위스 바리아(Varia) 사의 주문 제작 믹서인 RDM40이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사운드에 집중하며 시그니처 칵테일을 즐기길 추천한다. 계절마다 4개의 시즌 칵테일이 준비되는데 그중 가게 이름을 딴 유로파 애프터눈 티가 이곳과 가장 잘 어울린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짐보 트리오, 세바스티아우 타파조스(Sebastiao Tapajos)의 ‘Danca’, 에디 러스의 ‘Hill Where The Lord Hides’, 디 오션스의 ‘Pacific Dream(Instrumental)’을 추천한다.

– 홍원기(힐스앤유로파 공동대표)

 

라이즈 호텔 사이드 노트 클럽

라이즈 호텔 15층에 위치한 루프톱 바로 세계 대회 우승 이력의 바텐더가 만드는 칵테일과 라이즈의 음악 큐레이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1천여 종류의 바이닐 컬렉션을 겸비했다.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 130 15층 문의 02-330-7900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바이닐 문화를 중심으로 한 선곡이 이루어지며 장르는 소울, 펑크, 하우스, 디스코, 알앤비, 힙합 등 사이드 노트 클럽의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다양하게 플레이한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공간이 주는 무드에 맞는 선곡이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색감과 고급스러운 가구를 갖춘 어두운 톤의 실내와 보다 편한 무드의 루프톱을 아우를 수 있는 선곡을 하기 위해 신경 쓴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사이드 노트 클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간인 루프톱은 브루클린을 연상케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크고 작은 파티를 즐기기엔 어렵지만, 다양한 아티스트가 방문해 공연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선선한 가을밤이면 탁 트인 하늘이 주는 자유로움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노을이 지는 시간에 루프톱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서쪽 한강변의 새빨간 노을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풍경이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주 이강주와 갈아 만든 배를 섞어 만든 ‘IDH Punch’ 칵테일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더 알에이치 팩터의 <Hard Groove> 앨범을 추천한다. 조금씩 선선해지는 날씨에 어울리는 재즈 음반이기도 하지만, 에리카 바두, 디안젤로 등 흑인 음악의 전설적인 아티스트가 모여 피처링에 참여한 앨범으로 재즈, 힙합, 알앤비 장르가 섞여, 사이드 노트 클럽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한지웅(라이즈호텔 컬처팀 매니저) 

 

미도파

을지로의 음악 맛집 ‘신도시’가 지난겨울 연희동에 새롭게 오픈한 카페로 뉴트로 무드가 물씬 풍긴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위스키, 와인 등과 간단한 식사류를 맛볼 수 있다. 다양한 예술가의 전시와 공연이 이벤트처럼 벌어진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17 2층 문의 070-4108-2020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매달 좋아하는 7명의 음악가와 아티스트에게 유튜브 음악 리스트를 받아 요일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플레이한다. 미도파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그 달과 요일마다의 아티스트를 공지하고 있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미도파는 다양한 느낌이 공존하는 곳이고자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이 공간을 표현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이곳의 성격을 이해하는 아티스트에게 플레이리스트를 요청하고 있고, 그들 각자의 해석과 느낌을 즐기는 편이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연희동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창 덕분에 낮과 저녁의 분위기가 다르다. 낮이면 볕이 자연스럽게 들고 저녁이면 알맞은 조도로 조명이 켜진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무드를 즐길 수 있어 어떤 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 되었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낮에는 창밖 풍경과 채광을 만끽하며 커피나 차를 마시고 저녁에는 각 좌석에 설치된 모니터 속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영상을 즐기며 위스키나 와인, 칵테일과 함께 즐기기를 추천한다. 음악을 즐기다 허기가 지면 간단한 스낵류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김오키 스피릿 선발대의 ‘사라지고 또’, 키드 코알라의 ‘Moon River’, 조월의 ‘어느새’. 그동안 재생했던 미도파의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가을의 미도파 풍경과 잘 어울리는 곡으로 골랐다.

– 이병재, 이윤호(미도파 공동대표) 

 

황인용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

1997년 서울 평창동의 고전음악감상실이었던 카메라타는 2003년 헤이리예술마을로 이전하며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극장용 오리지널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으로 클래식 명반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곳곳에는 클래식 음악과 호흡을 같이하는 회화작품이 걸려 있어 웅장한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주소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문의 031-957-3369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바로크 음악부터 21세기 현대음악, 동시대 작곡가들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음악 중 명연주자의 음반을 주로 선곡하되 젊은 연주자들의 신보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몇몇 인기 있는 악기나 유명한 곡에 치중하지 않고, 여러 악기의 고유한 사운드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선곡하고 있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무엇보다 남다른 오디오 시스템을 자랑한다. 1930년대 미국 극장을 그대로 옮겨온 오리지널 ‘웨스턴 일렉트릭’을 비롯해 독일의 ‘클랑필름’ 등 화려한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을 고수한다. 스피커와 앰프까지 제작 당시의 상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건축가 조병수가 디자인한 카메라타홀은 10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벽면을 타고 천장을 통해 흘러오는 빛이 드라마틱하다. 층고가 높고 빛이 가득해 색다른 음악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눈을 감고 섬세한 소리부터 웅장한 소리까지 오직 사운드에 온몸을 맡겨보길 권한다. 한 곡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정적도 즐겨보길 바란다. 혼자든 둘이든 음악을 배경 삼아 독서를 하기에도 좋다. 입장료를 내면 음료가 제공되는데 다가오는 계절에는 스페셜티 커피뿐 아니라 핫초콜릿과 진하게 우린 밀크티를 추천한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제임스 골웨이의 플루트 연주로 듣는 모차르트 플루트협주곡 제1번 LP를 추천한다. 가을의 소슬 바람과 플루트의 감성적인 앙상블을 느끼고 있자면 여름에 지친 심신이 깨끗이 씻겨지는 듯하다.

– 카메라타 기획팀

 

폼페트

내추럴 와인과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셀렉트하고 기획,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특히 1980~90년대의 비주얼 무드가 두드러지며 카세트와 바이닐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작 제품도 판매한다. 편히 들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바 공간도 운영 중이다.
주소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85 지하1층 문의 070-7677-2850 

주로 어떤 음악을 선곡하는가?
1980~90년대 디스코, 소울, 펑크, R&B, 그리고 힙합까지 흑인음악 계열이 많지만, 한 가지 장르에 치우치지는 않는다. 평일은 칠한 느낌의 보사노바, 재즈를 틀기도 하고 분위기가 동하면 남미, 브라질의 레게통 계열의 음악도 선곡한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디제이 세트를 진행해 디제이마다의 개성이 묻어난다.

선곡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와인과 똑같이 음악도 그날의 날씨, 바이브에 따라 선곡이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폼페트가 사랑하는 1980~90년대의 무드를 기본으로 하되, 그날의 폼페트에 딱 어울리는 음악을 찾는다. 또한 현장에서 즐기는 분들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조금의 변주를 준다거나, 운영 시간 등을 고려해 마감 시간쯤에는 하이라이트, 피니시 음악이 선곡되도록 고려하기도 한다.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이곳의 장점은?
현장에서 감도 있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음향시설을 구비했다. 스피커는 알텍a7 중에서도 베이스가 단단한 제품을, 앰프는 매킨토시 6100, 턴테이블은 테크닉스 SL-1200 MK5를 사용한다. 또한 폼페트의 120여 종이 넘는 다채로운 와인 리스트는 음악에 풍미를 더하는 큰 자산이다.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슬로우 무드의 네오 소울이나 R&B가 흘러나온다면 뱅상 샤를로의 로 데 바세스 론스를 페어링해보길 추천한다. 최근 가장 좋아하는 샴페인으로 13년도 샤르도네 100%로 만들었다. 희귀성도 있지만 맛을 본다면 고급스러운 견과류와 꿀향이 휘몰아치고, 우아한 기포까지 완벽하다. 여기에 진한 감칠맛이 있는 콩테치즈 플레이트를 곁들인다면 오감이 충만한 순간을 즐길 수 있다.

10월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브라질 아티스트 마르코스 발레가 1983년 발매한 <Marcos Valle>를 추천한다. 보사노바와 삼바, 퓨전록, 소울, 재즈, 그리고 댄스 뮤직까지 능한 그의 앨범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히트한 앨범이다. 장기화된 코로나로 야외 페스티벌,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그리운 시기 이 앨범을 틀고 드라이브를 한다면 캘리포니아나 브라질 어딘가의 노을을 보며 달리는 듯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조미경(폼페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