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을 15만원으로 와인을 고른다면? 전문가들의 선택을 들여다보았다. 단호하게 단 한 병을 고르는가 하면 세 병까지 담기도 하는, 각양각색으로 꼽은 와인 조합.

 

와인잔은 바카라(Baccarat).

 

마르 데 프라데스 알바리노 아틀란티코

MAR DE FRADES ALBARINO ATLANTICO
생산자 Mar de Frades 품종 Albarino 100% 가격 7만원대

스페인 대서양의 기운을 듬뿍 담은 청량한 화이트 와인이다. 재스민, 망고, 살구 등 기분 좋은 향이 전해지며, 혀끝에 남는 짭조름한 미네랄이 매력 포인트다. 입도 마음도 산뜻하게 정리해준다. 알바리노라는 낯선 품종을 각인시켜준다. 유난히 힘들었던 올여름 보양주.
– 김아름(<GQ> 피처에디터)

 

도멘 데 보마드 클로 뒤 파피용

DOMAIN DES BUAMARD CLOS DU PAPILLON
생산자 Domaine Des Baumard 품종 Chenin Blanc 가격 8만원대

지리멸렬한 어느 밤, 와인바 ‘뱅114’에 갔다.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마셔야 하는 와인을 달라”는 대찬 부탁에 만난 화이트 와인. 병에 내려앉은 나비가 은은하게 위로가 되어주던 날. 프랑스 루아르 지역 슈냉 블랑으로 만들었으며, 우아한 아로마와 단단한 힘을 지녔다.
– 김아름(<GQ> 피처에디터)

 

앤 그로 부르고뉴 피노누아

ANNE GROS BOURGOGNE PINOT NOIR
생산자 Domaine Anne Gros 품종 Pinot Noir 가격 7~10만원대

프랑스 부르고뉴 본 로마네 지역의 명장이라 불리는 도멘 앤 그로가 만든 레지오날 등급의 피노누아. 가격과 품질이 모두 레지오날 등급을 넘어서지만 일단 한 잔 따르면 실망이란 없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우아하게 뿜는 향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다. 양조 과정에서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은 비건 와인이라는 점에서도 자꾸 손이 간다.
– 손기은(프리랜스 에디터, 술 중심의 문화공간 ‘라꾸쁘’ 대표)

 

모스코필레로 부타리

MOSCHOFILERO BOUTARI
생산자 Boutari 품종 Moschofilero 가격 3~5만원대

셀러에 화이트 와인이 많을수록 식탁에 와인이 오르는 횟수가 늘어난다. 모스코필레로는 향과 산도가 좋고, 11도의 알코올 도수로 후루룩 마시기에 부담 없는 편안한 와인이다. 모스코 품종의 그리스 와인으로 흔하게 마시던 화이트 와인을 조금 벗어나 식탁을 환기시키기에도 좋다.
– 손기은(프리랜스 에디터, 술 중심의 문화공간 ‘라꾸쁘’ 대표)

 

아르메 카베르네 소비뇽

ARMÉ CABERNET SAUVIGNON
생산자 Marietta Cellars 품종 Carbernet Sauvignon, Melot, Malbec, Petit Verdot 가격 2만원대

2020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와인부문 대상을 수상한 와인을 이토록 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길 수 있다. 블랙 체리, 세이지, 라벤더, 감초 향이 매력적이다. 전국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해 접근성도 좋으니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안아름(와인수입사 보틀샤크 마케팅팀)

 

리슬링

RIESLING
생산자 Limerick Lane 품종 Riesling 가격 6만원

독일과 오스트리아 와인에서 영감을 얻어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의 콜랜치(Cole Ranch)에서 처음 생산된 화이트 와인으로 레몬, 파인애플, 흰 복숭아, 재스민의 아로마를 느낄 수 입다. 상큼한 산미와 부드러운 질감으로 치즈, 크림 파스타와 잘 어울린다.
– 안아름(와인수입사 보틀샤크 마케팅팀)

 

마초코 진판델

MAZZOCCO ZINFANDEL
생산자 Wilson 품종 Zinfandel, Carbernet Sauvignon 가격 6만5천원

프랑스 오크 배럴에서 16개월간 숙성시킨 와인으로 스파이시한 블랙베리, 보이즌베리, 라즈베리의 아로마가 일품이다. 마지막 소량이지만 가득 퍼지는 페퍼 향도 느낄 수 있다.
– 안아름(와인수입사 보틀샤크 마케팅팀)

 

이기갈 에르미타주 루즈 아트레이블

E.GUIGAL HERMITAGE ROUGE
생산자 E.Guigal 품종 Syrah/Shiraz 가격 12만원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가 와이너리 이기갈이 양조한 와인으로 프랑스 론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명산지인 ‘에르미타주’에서 생산된다. 에르미타주 내에서도 수령이 3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재배한 최상급 포도만으로 양조한 프리미엄 와인이다. 특히 이 와인은 와인병을 감싼 레이블에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김창열 화백의 작품 ‘물방울’이 들어가 있어 예술적인 가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품종은 쉬라 100%를 사용해 자두, 무화과 등 과일향과 감초향이 복합적인 아로마를 형성하며, 통후추의 스파이시함도 느낄 수 있어 다채로운 여운을 남긴다. 붉은 육류요리, 치즈 등과 마리아주할 때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김동환(신세계L&B 마케팅파트)

 

시빌 쿤츠 리슬링 슈페틀레제 트로켄 2015

SYBILLE KUNTZ RIESLING QUALITATSWEIN TROCKEN
생산자 Sybille Kuntz 품종 Riesling 가격 7만원대

독일 리슬링은 달다는 편견을 날려줄 모젤 지역의 드라이 리슬링이다.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당도에, 고급 리슬링이 가진 폭발적인 아로마를 제대로 끌어올린 멋진 화이트 와인이다. 리슬링이 가진 고혹적인 퇴폐미, 페트롤 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 이효원(치즈 편집숍 ‘유어네이키드치즈’ 대표)

 

칸티나 인디제노 말바가스 2018

CANTINA INDIGENO MALVA GAS
생산자 Cantina Indigeno 품종 Malvasia 가격 6만원대

흡사 레몬 요구르트를 연상시키는 희뿌연 펫낫(pet-nat)이다. 짜릿한 산미와 쿰쿰한 발효향이 특징으로 레몬, 열대과일의 아로마가 풍부하게 느껴지면서도 펑키한 내추럴 와인이다. 단언컨대 내추럴 와인 마니아라면 놓쳐선 안 될 펫낫이다.
– 이효원(치즈 편집숍 ‘유어네이키드치즈’ 대표)

 

벨라비스타 프란치아코르타 알마 그랑 퀴베

BELLAVISTA FRANCIACORTA ALMA GRAN CUVEE
생산자 Bellavista 품종 Chardonnay 80%, Pinot Nero 19%, Pinot Bianco1% 가격 11만원대

이탈리아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 벨라비스타는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와인으로, 비스타 워커힐 호텔의 시그니처 스파클링 와인이기도 하다. 잘 익은 배, 바닐라, 흰 꽃의 아로마가 퍼지며, 섬세하고 우아한 버블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풍성한 과일의 풍미와 함께 기분 좋은 산미가 아주 매력적인 와인이다.
– 유영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수석 소믈리에)

 

마크 크레덴바이스 크레망 달자스

MARC KREYDENWIESS CREMANT D’ALSACE
생산자 Marc Kreydenweiss 품종 Pinot Blanc, Auxerrois 가격 10~15만원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으로, 전통적인 제조 방식인 병 내 2차 발효를 거쳤다. 글라스 안의 섬세한 기포가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꼭 우주의 은하수를 마시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일의 신선한 풍미를 자랑하며, 높은 산도와 훌륭한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와인이다. 줄어든 양을 채우기 위해 거치는 과정 중 하나인 도자주 과정에서 당분을 첨가하지 않아 드라이하고, 깔끔한 매력을 가졌다. 매년 다양한 예술가가 디자인하는 이색적인 레이블들 또한 와인 애호가들의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빈티지 거래도 활발하다.
– 김민정(파크 하얏트 서울 이탤리언 레스토랑 ‘코너스톤’ 소믈리에)

 

바라온다 오가닉 바리카

BARAHONDA ORGANIC BARRICA
생산자 Bodegas Barahonda 품종 Monastrell, Syrah 가격 4~5만원대

비건 인증을 받은 오가닉 레스와인으로 친환경 공법으로 제조되었다. 잘 만든 모나스트렐에서 오는 부드러움과 단단한 과일 아로마가 곁들여 먹는 음식의 풍미를 한껏 높여준다.
– 이문주(비건 레스토랑 ‘몽크스부처’ 대표)

 

아라베스크 엘라니옹

LES ARABESQUES ELANION
생산자 Les Arabesques 품종 Rare White Blend 가격 10만원대

랑그독 루시용 지역 신생 와이너리에서 실험적인 공법으로 생산하고 있는 화이트 내추럴 와인이다. 숙성된 고르곤졸라 치즈와 강한 시트러스 향이 코를 압도하고 곧이어 드라이한 미네랄리티 맛이 이어진다. 맑은 가을날 특별한 안주 없이도 즐기기 좋다.
– 이문주(비건 레스토랑 ‘몽크스부처’ 대표)

 

보리아 비앙코

VORIA BIANCO
생산자 Porta del Vento 품종 Catarratto 가격 5만원대

별다른 안주가 없더라도 와인이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 그 시작으로 가볍고, 캐주얼한 펫낫은 어떨까? 여과하지 않고, 별도의 침전물을 빼내는 디스고르주도 거치지 않은 펫낫이다. 막걸리처럼 가라앉은 침전물이 있어 섞으면 뿌옇게 흐려지는 특징이 있다. 거친 듯한 버블감에 청사과와 서양배를 닮은 과실향이 어우러져 어느 곳에서든 음료수처럼 꿀꺽꿀꺽 마시기 좋다.
– 최보원(노랑방 대표)

 

카타르티코

CATARTICO
생산자 Longarico 품종 Catarratto 가격 8만원대

두 번째 보틀로는 좀 더 깊고 진한 롱가리코의 오렌지 와인이 좋겠다. 시칠리아 북서쪽의 청정지역인 알카모 지역의 와인이다. 롱가리코 와이너리는 억새풀과 잣나무로 뒤덮여 있는데 그래서인지 허브향 닮은 풀내음이 가득하다. 그중 카타르티코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3일간 스킨컨택 과정을 거친 후 양조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인 리(Lee)와 함께 밤나무통에서 6개월간 숙성된다. 숲내음 가득한 테루아와 밤나무통 숙성으로 완성된 섬세한 오렌지 와인은 한번 마셔보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 최보원(노랑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