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DREAM / 엘르 패닝
현재 모두가 주목하는 최고의 배우가 된 사람. 엘르 패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10년 후의 모습에 대하여 그녀와 함께 나눈 이야기.
작년은 엘르 패닝에게 있어 마법 같은 해였다. <말레피센트 2>에서 오로라 공주 역을, 우디 앨런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 애슐리라는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평론가들은 특히 패닝이 애슐리 역할을 완벽하게 해석하고 소화해냈다며 높게 평가했다. 호평은 스크린 밖에서도 이어졌다. 2019년은 패션에 관한 열정을 불태운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5월에 열린 칸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검은색 라피아 모자와 매치한 디올 오트 쿠튀르 룩, 직접 수놓은 꽃으로 장식한 발렌티노의 보헤미안 룩, 미우미우의 컷아웃 디테일의 드레스, 물레 바늘에 찔려 떨어진 핏방울이 장식된 동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구찌 드레스, 아주 얇은 소재로 만든 로다테 드레스… 남자친구 청바지를 메리제인 슈즈와 매치하는 그녀의 모든 스타일은 아름다움 그 자체로 모두 패션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었다. 엘르 패닝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또렷한 목소리로 영화에 대해서 패션과 뷰티 브랜드의 뮤즈로서, 쓸모 없는 휴대폰에 대해서, 그리고 연기 천재 아역 배우에서 아이콘이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말했다.
칸에서는 심사위원의 일원이기도 했죠. 레드카펫을 걷고 화보 촬영도 하고, 팬들과 사진도 찍었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당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나나요?
그럼요.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를 이루죠. 제 직업은 배우지만 패션은 항상 흥미로워요. 배역을 맡았을 때 새로운 캐릭터를 해석하는 것처럼 패션의 창조적인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화보 촬영 때 포즈를 취하는 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뜻하고, 입고 있는 옷에 생명을 주는 것과 같죠. 변장하는 것처럼, 캐릭터로 빙의해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새로운 도시로 촬영하러 갈 때 혼자만의 시간도 갖나요?
물론이죠. 심지어 칸은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해요. 도시가 사람들로 붐벼 복잡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산책하러 나가고, 저녁 식사를 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카페에 가는 것을 즐겨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길을 걷기도 하고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집에 있을 수 없죠!
언니인 다코타 패닝을 든든한 지원군이자 영감을 주는, 당신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설명할 때가 많아요.
다코타는 언니일 뿐만 아니라 정말 친한 친구예요. 우리는 다른 형제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자매 사이의 우애가 아주 끈끈하죠. 다코타는 저를 이끌어주고, 저는 언니를 많은 부분에서 존경해요. 최고의 조언자이기도 하죠. 일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다코타의 인생에 관한 모든 것을 보면 아주 현명하고 훌륭한 조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배우로서의 경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아역 배우로 시작해 자라면서 많은 청소년 역할을 연기했죠. 어린 나이에 일찍부터 대중들 앞에 섰던 것이 당신을 더 빨리 성숙시켰다고 생각하나요?
전혀요. 저는 평범한 학교에서 공부했고, 졸업무도회 같은 모든 파티에 참여하는 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학교 친구들과 연락하고 있고요. 이런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저희 가족은 조지아 출신이에요.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며 남부 문화를 배우고, 저의 뿌리를 사랑하며 자랐죠. 지금은 또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있고 이건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된다는 건 이런 것 같아요. 배우가 아닌 저를 상상할 수 없어요.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거예요.
누군가 당신에게 배역을 제안했을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나요?
많은 걸 고려해요. 감독은 아는 사람인지, 캐스트 중에서 내가 존경하는 배우 또는 같이 연기하고 싶었던 배우가 있는지. 친구들이 있으면 더 좋겠죠. 만약 소피아 코폴라가 저에게 배역을 제안하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일 거예요! 소피아라면 대본도 볼 필요가 없어요. 또 본능적인 것도 크게 작용해요. 제 안의 무언가가 저를 유혹할 때가 있어요. 항상 도전적인 배역이 더 끌려요. 부담감이 있을 때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당신은 두 살 때부터 배우였어요. 많은 배역을 거절했나요?
관심 없는 배역을 거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저는 항상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운도 좋았죠. 지금까지 제가 받은 대본은 모두 훌륭했어요. 하지만 이 일을 시작했을 당시엔 오디션도 많이 봤고, 배역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 많았어요.
300만 명 이상의 인스타 팔로워를 가지고 있어요. 당신에게 SNS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계정이 하나밖에 없어요. 공식 계정과 비공개 계정을 나누어 갖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계정이 하나 있다고 해서 불편한 건 전혀 없어요. 저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보고 제 친구들 혹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죠. 물론 장단점도 있다는 걸 알아요. 자존감이 낮을 때,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될 때는 조심해야 하지만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열려 있다는 게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제 또래들은 직설적이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걸 주저하지 않아요. 너무 대단해요.
인스타그램에서 당신은 솔직하게 말하는 편인가요?
인스타그램은 셀카와 개인적인 일상이 섞여 있는 저의 거울이 에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올려요, 단순한 재미를 추구해 요. 물론 패션에 관한 것, 메이크업에 관한 것 등이요. 제 자신에 대해 보여주는 것, 개인적인 계획이나 감성적인 이슈를 말하는 것을 좋아해요. 인스타그램은 제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을 저장 하는 좋은 플랫폼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는 아주 훌륭한 추억 저 장소예요.
화보 촬영하는 동안 휴대폰을 한 번도 보지 않더라고요. 좀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사람은 드물거든요.
절대 휴대폰에 매여 있지 않아요. 저는 기계치랍니다.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하고요..
패션 또는 영화 산업에서 여성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 이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요. 변화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책임 감을 느끼나요?
물론이죠. 예를 들어 감독이 여성인 것을 굳이 명시할 필요가 없 다고 생각해요. 그건 정말 공격적이에요. 남자 감독을 ‘남자 감 독’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근데 여자의 경우, 여자 감독이라고 명시하죠. 하지만 점점 남녀평등이 실현되고 있어요. 만약 언젠 가 제가 영화를 감독하게 된다면 여자이기 때문에 선택받고 싶 진 않아요. 우리는 서로를 성별과 상관없이 인간으로서 진지하 게 대해야 해요.
사춘기 소녀, 디즈니 공주, SF영화, 이혼가정의 딸, 아웃사 이더 등을 연기해왔죠.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시대적 배경과 관련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내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비슷하지 않은 배역을 맡으려고 노력해요. 외모나 머리색으로 저 자신을 틀에 가두지 않아요. 배우로서 저는 (자신을 여성명사 가 아닌 일반명사로 지칭하며)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다른 사람 이 되려고 노력해요. 그게 재밌어요. 온전히 저를 바꾸고 다양한 대본을 고르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갤버스턴>에서처럼 가난, 외로움, 버림받는 설정 등 반영웅 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적도 있었죠. 고통받는 사람, 갈 곳 없는 사람, 힘든 인생을 사는 사람 역할을 맡은 것이 당신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당연히 영향을 받죠. 록키를 연기했을 때는 엄청났어요. 멜라니 로랑 감독은 친한 친구이기도 한데 모든 과정에서 저를 이끌어 주는 역할을 했어요. <갤버스턴>은 제가 출연한 영화 중에서 가 장 아름다운 영화였어요. 제일 좋아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이기도 해요. 그 촬영을 통 해 저는 성장했고, 제가 연기 한 역할은 항상 제 안에 남아 있어요.
로레알 파리의 브랜드 모 토인 ‘나는 가치가 있다’라는 문구는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 하나요?
로레알 파리는 헤어와 피부만 관리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아 니에요. 그 가치들 중 하나는 자기사랑과 존경, 세상 모든 여성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 다는 것이죠. 다름을 이해하 고 모든 연령의 여성들을 끌 어 안아줘요. 그래서 ‘나는 가 치가 있다’는 표현과 로레알 파리는 참 흡사해요.
이 표현이 50년 전에 만 들어졌다던데요? 모든 것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은 정말 요즘 시대의 것 같죠?
네, 제가 최고의 광고주를 만났네요 (웃음). 진지하게 말씀드리 자면 광고 표현이 50년 동안 살아남은 것은 메시지가 그만큼 의 미 있다는 뜻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고요 . 셀린 디온, 에바 롱고리아, 비올라 다비스, 다우첸 크로스, 카밀 라 카베요와 함께 이런 훌륭한 그룹에 속해 있는 것이 정말 좋아 요. 영감을 주는 멋진 여성들이고 우리는 마주칠 때마다 좋은 순 간을 공유해요. 저는 제일 어린 모델 중 한 명이라 다른 모델들 을 보면서 배워나가는 중이죠. 아직 제인 폰다는 만나보지 못했 지만 엄청 멋있어요.
뷰티에 관해 받은 조언이 있나요?
눈썹을 밀지 말라고 조언받았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해요. 그 대로 놔뒀어요. 자연 그대로요.
20년 후에는 어떨 것 같아요? 어떤 배역을 연기해보고 싶 나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간의 배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진실된 이 야기를 하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자들이 겪는 일들을 거 울처럼 비추는 작품이요. 저는 항상 진실을 찾고 있어요.
SHE IS… ELLE FANNING
이름은? 엘르.
취미는? 복싱.
비밀은? 곱슬머리의 소유자라는 것.
좋아하는 노래는? 플리트우드 맥의 ‘Rihannon’.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소피아 코폴라의 <처녀 자살 소동>.
관심 있는 패션은? 칸에서 입었던 샴페인색의 구찌 드레스.
꿈꾸는 여행지는? 아이슬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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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Marta Bevacqua
- 글
- 카롤 로페즈(Carol Lopez)
- 에디터
- 모니카 올리버(Monica Oliver)
- 모델
- 엘르 패닝(Elle Fanning)
- 메이크업
- 발 가를란드(Val Ga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