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RED VELVET(1)
영원히 여름이 계속된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날씨가 이어졌다. 레드벨벳은 아무도 모르게 준비한 앨범이 곧 나올 거라고 했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에 다섯 명의 노래가 들려온다.
{ 아 이 린 }
요즘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안정감 찾기. 제 리듬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활동을 할 때도,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안정감을 찾고 싶어요.
‘여름은 레드벨벳’이라고 하던데요. 그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부담이 되기도 하고 좋아해주실까 걱정이 되는 면도 있어요.
당신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이에요?
더워요.(웃음) 더위를 잘 타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더울 때 오히려 뭘 더 걸치는 편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여름 과일은 무엇인가요?
요즘 망고스틴에 꽂혔어요. 너무 맛있어요.
딱 하루의 자유시간이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뭐를 하고 싶어요?
실컷 자고 싶어요. 뮤직비디오를 찍은 후에 3일 정도 스케줄이 없었는데 갑자기 일정이 비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밖에 나가고 싶긴 한데 어딜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거의 숙소에만 있었어요. 되게 허무하게 지나가버렸어요.(웃음) 발리를 굉장히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같이 가고 싶어요.
오늘 촬영을 위해 집을 빌렸어요. 마당이 있는 집은 어떤가요?
전 아파트가 더 좋아요. 어릴 때 이런 집을 꿈꾸기도 했지만, 막상 살기엔 관리할 것도 많을 것 같아서요.
혼자 살게 된다면 아파트를 택하겠군요. 언젠가 혼자 사는 삶도 상상해보나요?
나만의 공간이 생기는 건 기대돼요. 숙소에도 제 공간이 있긴 하지만 온전히 저만의 공간은 아니니까요. 잘 때 무서울 것 같아서 그건 걱정이 되지만요. 집에 나 혼자만 있다는 게 무섭게 느껴질 것 같아요. 제가 항상 TV를 틀고 자는데 어제 갑자기 TV가 안 돼서 너무 적막한 거예요. 그래서 아이패드로 축구 경기를 틀어놓고 잤어요.
<얼루어> 발행일에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어떤 앨범인가요?
신나고 중독성이 강해요. 저도 모르게 계속 따라 부르고 있어요. 아마 한번 들으면 계속 생각나실 거예요. 또 역대급 안무예요. 제 체력이 걱정이에요. 원래 레드벨벳 안무가 어려운 편이지만 이번은 정말 어려워요. 잠시라도, 영점 몇초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놓치거든요.
레드벨벳 아이린과 ‘사람’ 배주현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차이는 있는데 차이가 좁혀질 듯 안 좁혀지는 느낌이에요. 둘 다 저니까 큰 차이가 나진 않지만 ‘아이린’이 적응됐다가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배주현’에서 나오는 거긴 하지만요. 데뷔 초 때는 배주현이 더 강했던 것 같긴 해요. 그때는 낯선 곳에 놓인 배주현이었다면 이제는 제법 혼자 서 있을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된 배주현인 것 같아요.
레드벨벳의 활동을 이어오면서 리더만의 습관도 생겼나요?
별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 리더라기보다는 그냥 다 같은 멤버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는 즐기는 편인가요?
제 얘기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질문을 받으면 생각을 해보게 돼요. 그러다 보니 답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바로바로 생각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천천히 생각해도 좋아요. 힐링하고 싶을 때 꺼내 듣는 노래가 있어요?
딱히 정해져 있진 않아요. 그때그때 듣기 편한 거, 흘려 들을 수 있는 걸 선호해요. 틀어놓고 다른 걸 하는 편이에요. 스트레스 풀 때 방을 정리하거나 빨래를 해요.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노래가 있어요?
최근 나온 일본곡 중에 ‘Swimming Pool’이라는 곡이 있는데 듣고 있으면 굉장히 신이 나요.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곡이에요.
노래를 들을 때 멜로디와 가사, 어디에 더 의미를 두는 편인가요?
내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나 곡에 들어간 악기 소리를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신나고 싶을 때는 드럼 소리가 잘 들리는 노래를 고르기도 하고요. 그날그날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긴 해요. 어떤 날은 멜로디와 가사가 잘 들리는 날도 있어요.
레드벨벳의 노래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죠. 언제 어느 콘서트라도 포기할 수 없는 레드벨벳의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행복’은 언제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데뷔곡이다 보니까요. 지금도 ‘행복’ 무대를 하다 보면 그 당시 준비했을 때가 떠오르거든요.
무대에서 독무를 맡곤 하는데, 의식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춤선과 동작과 동작 사이 이어지는 부분들을 신경 쓰는 편이에요. 그리고 노래와 조화롭게 이어지는지 의식해서 연습하려고 해요.
오랜 연습생 끝에 데뷔하고, 레드벨벳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으로 아이린을 존경하는 선배로 뽑는 후배가 많아요. 그렇다면 아이린이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엄마를 존경해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엄마가 운동을 꾸준히 하시거든요.얼마 전 스키니진을 입으신 걸 보았는데 힙이 너무 예뻐서 여쭤봤더니 스쿼트를 하루에 백 개씩 하신다는 거예요. 존경스럽고, 저도 자극을 받기도 해요.
얼마 전 마카롱 만드는 영상이 있었죠. 브이로그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진 않아요?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그 영상을 찍을 때도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어요. 뭘 찍어야 하나, 뭘 보여드려야 하나. 그런데 너무 자신이 없는 거예요. 전 말재주도 없고 딱히 보여드릴 게 없어서 어떡할지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러다 문득 사투리 쓰는 모습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싶어서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흔쾌히 하겠다고 해줘서 편한 모습으로 나왔던 것 같아요. 브이로그를 찍게 된다면 또다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이 안 나올 것 같아요.
다이어리 사는 걸 좋아한다고요. 마지막으로 쓴 건 무슨 내용이었어요?
잘 쓰는 편은 아니에요. 최근에 진짜 오랜만에 쓰긴 했어요.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을 때 써요. 요즘 ‘가장’이란 거에 꽂혀 있어서요. ‘가장’ 좋은 거, ‘가장’ 어떤 거에 대해서 집착하게 되는데 왜 그러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든 거죠. 그냥 지금 나에게 딱 맞는 게 있는데 ‘가장’에 몰두하다 보니 그걸 찾는 데도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리다 보니 결국 안 하고 못하게 되는 거예요. 그냥 지금 있는 걸 해봐야 더 좋은 걸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곤 해요.
올해는 레드벨벳에게 어떤 여름이 될 것 같아요?
너무 바쁘게 지나갈 것 같긴 해요. 일단 지금은 주어진 걸 무사히 마치고 싶어요.
{ 예 리 }
요즘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필름카메라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사진 관련된 걸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 카메라를 사기도 해요.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곡 작업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해요.
자작곡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번 앨범에도 참여했어요?
이번 앨범에는 아쉽게도 참여한 곡이 없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넣고 싶긴 해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혼자서 생각하고 있어요.
직접 쓴 ‘스물에게’의 가사에서 ‘나의 생각들로 가득 찬 편한 밤’이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아요. 작사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제가 하는 말이고 제가 쓰는 글이잖아요. 백 퍼센트 제가 경험한 것이든 아니든 제 손에서 나온 말이다 보니 그 자체가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작사할 때 어디서 영감을 받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영감의 원천은 정말 다양해요. 평소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영화, 드라마도 좋아하니까 그런 것에서도 영감을 받고요.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평범한 얼음컵 하나를 보면서도 가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제 자신이 기대되고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저도 궁금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라면, 이 이야기가 과연 진실성이 있을까? 스스로에게 항상 물어보곤 해요.
‘여름은 레드벨벳’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빨간 맛’과 ‘Power up’이 좋은 성적을 얻어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하고 이걸 계속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데 꼭 그런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저희는 그냥 여름에 나와서 즐겁게 놀고 싶은 아이들인 것 같아요. 여름을 즐길 뿐인데 그걸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다른 계절도 노려보고 싶네요.(웃음)
당신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여름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겨요. 좋은 기억이 많다 보니 여름에 써놓은 가사도 많아요. 그래서 저에게 여름은 꿈 같은 계절이에요. 저의 ‘최애’ 계절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여름 과일은 무엇인가요?
복숭아요! 말랑말랑한 물복숭아가 좋아요.
오늘 촬영을 위해 집을 빌렸어요. 이런 집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도착하자마자 비슷한 집이 나오는 영화가 떠올랐어요. <샬롯의 거미줄>이라는.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는 집에 사는 로망이 있었어요. 어릴 때는 꿈꿔보기도 했죠.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실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잖아요. 정말 가족이구나, 라고 느낀 점이 있나요?
거의 항상 그렇게 느껴요.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함께 있는 것도 자연스러울 때 정말 가족 같다고 느껴요.
<얼루어>와 비슷한 시기에 나오게 될 새 앨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요?
새롭다고 느꼈어요. 처음에 곡과 콘셉트를 받기 전에 이전까지 해오던 이미지나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말 그대로 정반대의 신선한 느낌이었거든요.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해요. 중독성도 있고 역시나 여름과 잘 어울리기도 해요!
새 앨범 공개를 앞둔 지금, 어떤 점이 가장 설레나요?
여름 활동 때면 많은 분들께 받을 에너지가 기대돼요. 여름은 항상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는데 돌이켜보면 그 모든 여름날이 참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활동도, 여름도 잘 보내고 싶어요.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노래가 있어요?
‘써니 사이드 업’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곡의 가사가 이중적인 의미라 재미있어요. 가사를 보면서 들으면 다들 흥미로워하실 것 같아요.
레드벨벳에도 ‘스포 요정’이 있나요?
웬디 언니가 스포를 좀 좋아해요. 얼마 전에 드림콘서트 레드카펫에 섰는데 갑자기 이번 타이틀곡을 한 소절 부르고 싶다는 거예요. 결국 약간 불러서 스포 아닌 스포를 해버렸거든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은데.(웃음) 스포는 재미있으니까 모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전히 잊지 않으려는 ‘키워드’가 있어요?
매번 같아요. ‘그럴 수 있지.’ 좌우명과도 같은 말인데 되새길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져요. 어느 상황이 닥치더라도 이 말을 하면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고, 덤덤하게 넘길 수 있어서 좋아요.
한번 막내로 포지셔닝되면 시간이 지나도 계속 막내처럼 대하죠?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에요. ‘그럴 수 있지’ 생각해요. 막내 이미지로 봐주시는 것도 다르게 봐주시는 것도 다 감사하니까요.
여름날, 딱 하루의 자유시간이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뭐를 하고 싶어요?
제주도에 가고 싶어요. 요즘 날씨가 정말 좋아서 하루만이라도 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혼자여도 좋고 다른 사람과 함께여도 좋으니 제주도만!
책을 좋아하죠? 최근 읽은 책이 있어요? 아니면 곧 읽고 싶은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요. 정말 고민이네요. 지금 생각나는 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요. 책에 따라서 빨리 읽히는 책이 있고 이상하게 오래 걸리는 책이 있는데 <마음>은 후자예요. 그래서 이 책을 좀 잘 읽어보고 싶어요.
책 읽을 때 습관이 있어요?
전 한 권을 차근차근 읽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중간에 잘 안 읽히면 그냥 접어버려요. 그러다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다시 꺼내 읽고요.
좋아하는 구절은 어떻게 기억해요? 접는다거나, 사진을 찍는다거나, 밑줄을 긋는다거나.
핸드폰의 메모장을 활용하는 편이에요. 가사도 메모장으로 적어놓고요. 책을 읽다가도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메모장에 기록해놓고 나중에 가사 쓸 때 보면서 도움을 받는 부분이 많아요.
이제는 무대가 집처럼 편한가요? 아니면 여전히 무대에 오를 땐 긴장이 되나요?
무대 오를 때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좋은 의미의 긴장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마음이 약간 찌릿찌릿할 때가 있어요. 긴장감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게 느껴질 때마다 나는 무대에 오르는 걸 재미있어 하는구나, 새삼스럽게 깨닫곤 해요.
무대에서 팬들이 잘 보여요?
굉장히 잘 보여요! 저도 예전에 콘서트하기 전에는 그게 참 궁금해서 데뷔 초에 샤이니 민호 오빠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웃음) 같이 <음악중심> MC를 할 때였는데 갑자기 너무 궁금한 거예요. 저기 무대 위에 서 있으면 사람들이 잘 보이는지 물어봤더니 생각보다 정말 잘 보인다는 거예요. 그러다 막상 제가 올라가 보니 표정 하나하나가 다 보일 정도더라고요. 감정까지도 느껴지니까 더 교감하는 느낌이 들고요.
예리에게 춤과 노래는 어떤 건가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에너지 같은 것.
{웬디}
요즘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컴백을 앞두고 있다 보니 새로운 곡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고 제 역할, 저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따라서 좋은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새 앨범의 콘셉트에 대해 말해준다면요?
레드 립스틱도 다 다른 빨간색인 것처럼 레드벨벳도 같은 레드벨벳은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도 정말 새롭다고 느꼈어요. 장르도 그렇고요. 저희가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저희라서 할 수 있는 게 아닌가…(웃음)
컴백을 앞둔 지금, 어떤 점이 가장 설레나요?
새 앨범이 공개된다는 것 자체가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요. 새로운 곡,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고 지금까지 연습한 과정도 있기에 공개된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설레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뭐예요?
전 타이틀곡이 가장 좋아요. 타이틀곡으로 가겠습니다.
예리가 말해주길, 드림콘서트에서 타이틀곡을 ‘스포’했다던데요. 스포의 묘미는 무엇인가요?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다는 거? 사실 겁나는 것도 있어요.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많이 공개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선이요.
‘여름은 레드벨벳’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너무 좋아요. 아무래도 여름은 다른 계절보다 신나는 계절이잖아요. 에너지가 더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만큼의 에너지를 저희가 드릴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해서 정말 좋아하는 말이에요.
당신에게는 여름은 어떤 계절인가요?
여름은 바쁜 계절이에요.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팬분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요. 새로운 장르와 곡을 하면서 얻는 것도 느끼는 것도 많아요. 제게 여름은 성장의 계절인 것 같아요.
딱 하루의 자유시간이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뭐를 하고 싶어요?
여름은 항상 바쁘다 보니 반나절이라도 쉬게 된다면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예요. 요즘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한 시간이나 30분 남짓이 되어도 그 시간 자체가 힐링이에요. 그래서 특별한 무언가를 계획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편하게 보내고 싶어요.
오늘처럼 마당이 있는 집에서 멤버들과 함께 살면서, 꼭 한 가지 일을 담당해야 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공간을 꾸미는 일을 하고 싶어요. 엘피판을 틀어서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집 안 곳곳 식물을 돌보는 일도 즐거울 것 같아요.
멤버들이 정말 가족이구나, 라고 언제 느껴져요?
말하기 전에도 다 알 것 같은 느낌? 과장 없이 가족과 함께했던 만큼의 시간을 지냈으니까요.
레드벨벳 웬디로 활동하면서 ‘사람’ 손승완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레드벨벳 웬디는 조금 더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손승완은 약간 더 차분한 사람이고요. 처음에는 이 차이가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워졌어요. 어차피 다 제 모습이니까요. 가끔 웬디로 너무 에너지를 쏟아버리는 때가 있다 보니 그 중간점을 찾아보려 하기도 해요.
여전히 지키고 있는 ‘키워드’가 있어요?
‘너답게 살아라’. 사실 그렇게 정한 지 얼마 안 돼서 이제 잊지 않으려고요.
처음 노래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때는 언제였나요?
어릴 때부터였어요. 그때부터 가수가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유학 중일 때도 학교에 있는 합창단도 해보고 뮤지컬도 하면서 계속 노래를 했어요. 제가 노래하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부모님께서 레코딩 마이크나 장비 같은 걸 사 주셨어요. 그럼 전 그걸 들고 옷장에 들어가서 녹음하곤 했죠. 아빠도 악기 연주하는 걸 좋아하셔서 주말이 되면 아빠는 색소폰을 연주하고 엄마는 관객 하시고 전 노래하면서 보냈어요.
얼마 전 행사에서 무반주로 노래를 부른 게 화제가 되었어요. 너무 자연스럽더군요.
너무 떨렸어요. 오디션 볼 때보다 더 떨었던 것 같아요. 계획된 것도 아니었고 충동적으로 하게 된 거였거든요. 더 보여드리고 싶은데 준비된 MR이 없다 보니 그 순간 멤버들 모두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하게 되긴 했는데 제 목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릴 거라 생각하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더 긴장이 됐던 것 같아요.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무대는 여전히 긴장되는 곳인가요?
예전에는 실수를 하고 나면 울렁증도 생기고 트라우마처럼 또 실수할까봐 물러나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극복해보려고 혼자 버스킹도 해봤어요. 콘서트 투어도 하게 되면서 노래에 대한 애정을 다시 되새김질해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회복됐어요. 무엇보다 노래는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요. 레드벨벳 곡을 연습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많아요. 장르가 다양해서 녹음할 때마다 어렵긴 하지만 느끼는 것도 배우는 것도 정말 많거든요.
목소리가 좋다, 라는 칭찬은 너무 식상한가요?
전에는 더 허스키한 목소리였어요. 너무 두껍고 무거운 목소리이다 보니 밸런스를 맞추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곡의 장르가 다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습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제는 곡에 맞게 조금 더 가볍고 얇게 부를 수도 있게 되었고요. 목소리를 능숙하게 컨트롤하지 못할 때엔 제 안에 8가지 목소리가 있었어요. 저조차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았는데 이제는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요.
레드벨벳의 노래 역시 제각기 다른 다섯 개의 목소리로 완성되죠.
저희 멤버 목소리가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저희 A&R팀 언니들이 각자의 보컬 톤, 개성에 맞게 파트를 짜주시는데 들을 때마다 정말 신기해요. 누구 목소리 다음에 누구 목소리 나오는 게 그렇게 조화로울 수가 없어요. 녹음할 때 한 명씩 들어가지만 완성본을 들을 땐 다 같이 듣거든요. 그때 조화로움이 확 느껴져요. 그래서 저희는 노래를 처음으로 함께 들을 때가 가장 신나요.
웬디가 생각하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궁금하군요.
누구 한 명을 고르기가 어려울 만큼 다 좋아해요. 예리는 귀엽고 발랄하면서 또 예리만의 느낌이 있어요. 어디로든 경쾌하게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아이린 언니는 랩할 때도 좋고 약간 긁을 때 나는 섹시한 목소리도 좋고요. 특히 저음이 너무 좋아요. 조이는 목소리 톤 자체가 예뻐요. 슬기도 마찬가지예요. 딱 들었을 때 같은 멤버이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던 적이 있어요.
쉬는 날에는 목소리를 아끼는 편인가요?
아뇨. 노래방에 가기도 하는걸요.(웃음) 오히려 답답한 게 싫어서 쉬는 날에도 노래하면서 목을 푸는 편이에요.
지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요?
요즘은 <알라딘>을 보고 싶어요. 굉장히 재미있다고 들어서 이왕이면 4D로 보고 싶어요. 영화관에도 자주 가는 편이에요.
아직 이르지만 해마다 SM의 할로윈 파티가 유명하죠. 도전하고 싶은 ‘코스프레’가 있나요?
예쁜 것보다는 멋있거나 평소에는 하기 힘든 걸 해보고 싶어요. 더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머리를 자르고 ‘단발의 아이콘’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음에 들어요?
머리를 자르고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을 줄은 몰랐어요. 다 감사하죠. 앞으로는 단발만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웃음)
멤버들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는 편인가요?
들어줄 때도 있지만 오히려 제가 많이 얘기하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멤버들마다 다르긴 하지만요. 예전에 방을 같이 쓰던 때만큼은 아니지만 요즘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면 편하게 하곤 해요. 먼저 문자부터 보내죠. “방에 있니…?” “자니…? 거실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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