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의 비밀

새 달력으로 바꿔 걸어야 할 즈음이면 한 살 더 먹었다는 사실에 우울해진다. 여자들의 영원한 로망이자 변치 않는 뷰티 트렌드인 ‘동안’.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업계의 인사이더들이 그 비밀을 털어놓았다.

AL2_161210_00085

김세현 | 린클리닉 대표원장
동안의 조건이라고 하면 얼굴을 주로 이야기하는데 얼굴보다 더 중요한 요건은 체형이라고 생각한다. 젊고 건강해 보이려면 턱선과 목선, 손목선, 발목선이 매끄럽게 살아 있어야 한다. 살이 쪄서 턱선과 목선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손목과 발목이 뭉툭해지면 아무리 얼굴이 팽팽해도 나이가 들어 보인다. 관절선을 아름답게 유지하려면 일상에서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잘못된 자세로 생활하면서 체형을 망가뜨리거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운동이나 과도한 노동은 관절선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는 데 바른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자세가 올바르다는 것은 뼈를 지탱하는 근육이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증거다. 근육이 약해져 있거나 짧아지면 체형이 틀어지고 만성염증과 통증뿐 아니라 셀룰라이트가 쌓이고 피부 노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로 일하려고 노력하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스트레칭과 체조로 근육을 이완시킨다. 또한 평소 식단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육류와 생선을 즐겨 먹는다. 어릴 때부터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지금도 거의 먹지 않는데, 단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피부 진피 내 콜라겐 섬유와 엘라스틴 섬유의 변성을 일으켜 피부탄력을 떨어뜨리고 노화를 가져오는 ‘당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은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지만 과한 운동은 오히려 노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체형이 비틀린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자신의 체형과 체력수준을 파악해 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20대 때부터 요가와 재즈댄스를 시작했는데, 신체를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몸과 자세와 관절이 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재미도 있어 20년 가까이 계속해오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집에서는 일 생각을 잊고 천연섬유로 만든 편안한 옷을 입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결국 동안의 비결은 균형 잡힌 영양상태와 적당한 수면, 적절한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 등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적인 아름다움과 내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할 때 완성된다.

이성곤 | 라프레리 마케팅 이사
어려서부터 동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버지 역시 그 나이대로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다. 30대 때부터 40대인 지금까지 얼굴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눈가다. 눈가 관리라고 하면 대부분 눈 밑 주름에만 신경 쓰는데, 눈꺼풀의 탄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센스를 바를 때 눈 밑뿐 아니라 눈꺼풀과 그 위쪽까지 꼼꼼히 바른다. 화장을 진하게 하면 나이가 더 들어 보이기 때문에 화장은 최소한으로 한다. 특별히 식단을 관리하지는 않지만 습관적으로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멀리하고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한다. 암 수술을 한 환자들에게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그 효과가 굉장히 좋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해서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다. 30대 때는 피트니스센터에서 2시간, 수영장에서 1시간을 연달아 운동했을 정도였다. 지금은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한 번, 여유가 있을 때는 세 번 정도 하고 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자세가 구부정하고 목과 등이 뭉치기 쉬운데 필라테스 도구를 이용해 등 스트레칭을 하면 등 마사지를 굳이 받지 않아도 뭉친 근육이 시원하게 풀린다. 40~50대부터 운동을 시작하면 몸에 탄력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효과는 있지만 20~30대의 탄력 있는 몸매로 돌아가기는 매우 어렵다. 20~30대부터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40대에 들어서면서 멋지게 나이 든 분들을 눈여겨보게 되는데, 옛 직장상사들 중에서도 시간을 꼭 내서라도 만나고 싶은 분은 늘 유쾌하고 풍부한 경험과 지혜, 관심사를 바탕으로 훈계가 아닌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분이다. 내가 50~60대가 되었을 때 그분들처럼 때로는 어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젊은 생각과 마음이 있다면 얼굴도 몸도 젊어지는 것 같다.

유민주 | 글래머러스펭귄 파티시에
동안의 조건은 피부와 몸매, 자세, 그리고 어린 친구들과도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지혜와 선하고 맑은 눈이라 고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습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좋은 음식을 먹는 식습관,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려는 언어습관, 좋은 자세를 가지려는 몸의 습관이 그것이다. 디저트를 만 드는 일을 하다 보니 더더욱 음식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식사 때마다 과일과 채소는 빠뜨리지 않고 먹고, 인스턴트 식품은 거의 먹지 않는다.0 1대 때부터 서랍 한가득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제를 두고 먹었는데 지금도 그날의 몸 컨디션에 맞춰 필요한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매일 먹는 음식은 우리 몸과 피부,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음식을 만는드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색조화장은 거의 하지 않고, 특히 일할 때는 무향무취가 철칙이라 출근할 때는 로션과 자외선 차단제, 투명 파우더를 바르는 게 전부다. 세안은 미온로수 자극을 최소한으로 하고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찬물로 마무리한다. 쫀쫀한 영양크림보다는 보습 위주의 산뜻한 제형의 로션이나 크림을 바른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하 는건 운동이다. 고민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쌓였다 싶으면 트레이너를 찾아가 스트레스가 풀릴 때까지 뛰고 또 뛴다.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관리를 운동으로 하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는 게 느껴진다. 습관과 더불어 젊게 사는 비결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행복해지는 일을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선 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캐나다에서 직장에 다니다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떠났고, 그곳에서 파티시에로서의 새로운 길을 찾았다. 인생은 행복을 만끽하기에도 너무나 짧다 삶. 속에서 늘 행복한 일을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행복과 젊음이 어느새 가까이에 와 있지 않을까?

AL2_161210_00027

고원혜 | 메이크업 아티스트
14년째 꾸준히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이제는 혼자서도 제법 할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 개인지도를 받고 매일 아침과 저녁, 40분 정도 필라테스를 한다. 오래 하다 보니 습관이 돼서 안 하면 몸이 뻐근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 정도다. 얼마 전에 받은 종합검진에서 팔, 다리 근력이 비슷한 연령대의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아무래도 필라테스를 꾸준히 해온 덕분인 것 같다. 운동과 더불어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아침에는 빵 한각 조, 삶은 달걀이나 달걀 프라이, 과일을 든든히 먹는다. 점심은 가능하면 오후 시1 이후에 먹으려고 하는데, 그러면 포만감 때문에 저녁을 가볍게 먹을 수 있다. 동안의 또 다른 비결은 늘 젊게 생각하고, 스트레스에 둔감해지는 것이다. 고민이 있어도 깊게 파고드는 대신 일단 자고 나서 생각하자며 잠부터 푹 자고 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여전히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도 젊게 사는 비결 중 하나다. 여배우들의 잡지 화보나 광고 촬영 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일년에 여러 번 화보 촬영차 해외 출장을 간다. 꾸준한 관리도 한몫한다. 40대부터 같은 대학병원에서 1~2년에 한 번은 건강검진을 받고, 10년 넘게 한 피부과를 다니면서 관리를 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시술은 찬성하지 않지만, 40~50대가 되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사춘기 시절부터 20대 후반까지 여드름 피부 때문에 고민이었다. 여드름이 잦아든 뒤로는 일하느라고 바빠서 관리를 따로 할 시간이 없었다. 40대 초반부터 레이저 시술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 틈틈이 피부과 시술을 받는다. 헤어 스타일도 중요하다. 앞머리가 있는 단발 머리나 쇼트 커트를 즐겨 하는데 , 앞머리가 있으면 확실히 어려 보인다. 늘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다 보면 삶에 열정과 생기가 가득하고 즐겁게 나이 들게 된다. 올해 여름 즈음에는자 혼 이탈리아 남부로 한 달간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가정집을 빌려서 느긋하게 머물다 돌아올 예정이다. 재미있게 하루하루를 사는게 결국 동안의 비결 아닐까?

이지영 | 바비 브라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동안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건 주변 환경의 영향이 크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20대 때는 회사 분위기상 단발머리에,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다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노숙해 보였다. 30대 초반, 외국계 화장품회사에서 일하면서 스타일에 변화가 찾아왔다. 복장에 대한 규정도 따로 없고 20~3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젊고, 예쁘고, 스타일 좋은 사람들이 회사 안에 넘쳐났다. 매력적인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니 덩달아 피부와 몸매 관리에 신경 쓰게 되고 옷차림도 훨씬 젊어졌다. 평소 10단계 정도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데, 안티에이징 제품보다는 보습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즐겨 바른다. 어떤 제품을 바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신에게 맞는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다른 종류의 세안제를 사용해보면서 내게 맞는 제품을 찾았다. 과하지 않은, 적절한 시술도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피부과를 찾아 피부톤을 환하게 하는 미백관리와 순환을 돕는 고주파 마사지를 받는다. 미간을 찌푸리는 습관이 있어 미간 보톡스도 맞는데, 미간에 주름이 깊게 자리 잡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인상도 좋아 보인다. 정해놓고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서 몸을 최대한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집에서 TV를 볼 때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쿠션 브러시로 머리를 계속 빗는다. 두피와 모발 건강을 위해서 빗질을 자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헤드 스파도 정기적으로 받는다. 체중조절을 위해 따로 노력하지는 않지만 습관적으로 위를 다 채우지 않으려고 한다. 할아버지가 나이에 비해 젊고 굉장히 멋진 분이셨는데 늘 소식을 하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젊게 살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만큼이나 필요한 건 밝고 건강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사회생활을 계속할 거라면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회사에서의 일은 퇴근과 동시에 잊어버리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40대는 동안의 기로에 서 있는 시기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있을 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에디터
    조은선
    포토그래퍼
    Jung Won Young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