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를 방문하기 전 기억할 것

진료를 위해 피부과를 방문하기 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들.

1 매니큐어를 바르지 말라

피부과 전문의들은 어쩌면 의학적으로 숙련된 손금쟁이와 같다. 피부 발진, 부분 탈모, 입술에 잡힌 물집 등 많은 질환의 원인에 대한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손톱과 큐티클에서 잡아내곤 한다. 예를 들어, 원형 탈모 환자의 손톱이 올록볼록하게 변형되었다면 면역체계 이상이 탈모의 원인일 것이다. 또한 움푹 파인 손톱은 철분 결핍을, 혈관이 불규칙하게 비치는 큐티클은 자가 면역 질환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2 평소 바르던 스킨케어 제품을 거르지 말라

양치질이나 치실질을 하지 않은 채 치과에 나타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찾아오는 환자들은 “제 얼굴을 있는 그대로 봐주길 원해서 스킨케어 제품을 전혀 바르지 않았어요”라고 말하곤 한다.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은 괜찮지만 습진, 건선, 여드름용 제품을 발라야 한다면 마음 편히 사용해라. 피부과 전문의는 충분히 당신의 피부를 진단할 수 있으며 현재 치료에 대한 반응을 잘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갓 발생한 피부 발진의 경우 히드로코르티손 같은 국소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진단을 어렵게 만들거나 피부 조직 검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3 약을 집에 두고 오지 말라

환자들에게 무엇을 바르고 있는지 물었을 때 종종 본인이 바르는 연고를 “파란색 통에 든 거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해서는 수많은 약제 중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많은 약의 이름이 헷갈릴 만큼 유사할 뿐만 아니라 발음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경우도 있다는 걸 의사들도 잘 안다. 하지만 주요 성분의 함량이나 연고가 크림 타입인지, 젤 타입인지, 연고 타입인지 등에 따라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 있기에 의사들은 당신이 무엇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직접 약을 들고 오는 게 번거롭다면 핸드폰으로 약의 사진을 찍어오는 것도 괜찮다.

4 가운을 거부하지 말라

부끄럽다는 이유로 진료 가운 입기를 거부한다면 불가피하게 둘 중 하나의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수준 이하의 검
진 또는 의사가 보는 앞에서 불편하게 탈의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환자가 가운 입기를 거부하면 의사는 앉았다 일어섰다 온몸을 비비 꼬아가며 환자의 겨드랑이, 엉덩이, 정강이 등의 피부를 확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검진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신을 검진해야 하는 경우 환자에게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을 탈의하고 가운을 입을 것을 부탁한다.

5 제모를 하지 않았더라도 사과하지 말라

여성 환자로부터 왁싱한 지가 훌쩍 지나 덥수룩한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는 말을 거의 매일 듣곤 한다. 피부과 전문의는 당신의 남자친구가 아니니 당신의 겨드랑이나 다리, 비키니 라인에 대해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6 그간의 증상과 치료받은 내역을 길게 나열하지 말라
대부분의 피부과 전문의들은 진료 한 건당 최대한 길어봤자 15분을 할애한다. 병원으로 향하기 전 본인의 가장 큰 피부 고민 세 가지를 미리 파악해두면 그 15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요 증상이 탈모, 심한 피부 발진과 같이 심각한 경우라면 한 가지 고민만 진료받고 나머지 증상은 다음 방문을 위해 미뤄두는 편이 현명하겠다. 몇몇 환자는 그간의 증상과 치료에 대한 연대표를 길게 나열한다. 이는 복잡한 피부 발진 같은 경우에는 때때로 도움이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불필요하다. 또한 궁금한 점이 있다면 검진을 진행하면서 즉시 설명해줄 것을 요구해도 된다. 많은 환자가 그들도 몰랐던 피부 병변을 일일이 지적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을 제안하면 매우 좋아한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조은선
    포토그래퍼
    이정훈
    에디터
    라우렐 네버슨 게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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