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기술 <2>
동물적 감각으로 트렌드를 간파하고 습득하는 패션 인사이더들이 가을/겨울 쇼핑 리스트에 올린 것은? 그들의 취향과 쇼핑의 기술을 엿보며 시즌 트렌드를 업데이트한다.
털털한 취향
모피가 좋아졌다. 그렇지만 우아하기만 한 밍크나 여우털은 아니다. 다운타운 스타일을 즐기는 내게는 곱슬곱슬하고 사랑스러운 시어링 퍼가 답이다. 속이 훤히 비치는 원피스에 두툼한 무통 코트를 더한 프라다 컬렉션은 많은 스타일링 아이디어를 준다. 일상에서는 시스루 셔츠, 스키니 팬츠, 롱부츠를 더하면 되겠다. 특히 인조 양털은 진짜보다 더 쿨한 분위기를 풍긴다. – 김한슬(패션 에디터)
그림 같은 니트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니트다. 특히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풍성한 실루엣의 니트가 대거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서 캘빈 클라인의 회화적인 니트가 가장 멋졌다. 다양한 텍스처와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컬러 블록을 조화한, 디자이너 프란시스 코스타의 대단한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니트 톱이다. 여기에 투박한 워커와 같은 컬러 블록의 클러치백을 더하면 완벽하다. – 김영글(<나일론> 패션 디렉터)
새로운 겹쳐 입기
옷도 인생도 조화로운 것이 최고다. 어떻게 조화롭게 레이어드하느냐에 따라 스타일의 감도가 달라진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스타일링을 원한다면 오프닝 세레모니 컬렉션을 참고하자. 터틀넥 스웨터 위에 셔츠를 더하고 그 위에 오버사이즈 니트 톱을 입었는데 비대칭 스커트를 매치해 무거운 느낌을 덜어냈다. 레그앤본 컬렉션 또한 레이어드에 대한 무한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 박정윤(편집매장 비이커 PR 매니저)
나는 스트라이프
‘시크 스타일’에 대한 강박일까? 가을/겨울 시즌이면 나도 모르게 어두운 컬러에 손이 간다. 올해는 어둠에서 벗어나 더욱 밝고 경쾌한 스타일로 변화하고 싶다. 스트라이프 패턴을 활용한 페이의 컬렉션처럼! 의상의 전체적인 컬러는 어둡지만 컬러 스트라이프를 더해서 발랄함을 살짝 더했다.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가죽을 덧대거나 모피를 트리밍한 스타디움 점퍼를 더하면 최상일 듯. 이도 저도 귀찮을 땐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스트라이프 롱 머플러를 둘둘 감아도 멋스럽다. – 최경원(스타일리스트)
핑크빛 향기
블랙 일색인 여느 가을/겨울 시즌과 달리, 지난겨울부터 올해까지는 파우더를 살짝 입힌 것 같은 파스텔 컬러가 유행이다. 특히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베이비 핑크 컬러가 눈에 띈다. 올가을에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핑크 컬러의 원피스를 입고 싶다. 평소에도 핑크 컬러를 좋아하는데, 과한 핑크 룩을 피하기 위해서 리본이나 프릴 같은 장식은 피하고 실루엣도 단순한 것을 고른다. 슈즈 역시 하이힐보다는 바이커 워커나 스니커즈를 더해 전체적인 룩의 균형을 맞춘다. – 김효진(지니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위풍당당 카우 걸
웨스턴 스타일에 대한 로망은 365일 계속된다. 웨스턴 부츠, 프린지 장식 베스트, 깃털 장식 스커트 등으로 옷장은 차고 넘치는데 또 사고 싶은 것이 생기니 말이다. 올 시즌에 꽂힌 건 마이클 코어스의 슬릿이 깊게 들어간 프린지 스커트다. 베이식 니트와 간결한 롱 코트를 매치하면 세련된 카우 걸이 될 것 같다. – 이지혜(편집숍 더 러브컴즈 대표)
우아한 캐멀
우아함으로 무장하고 싶은 요즘, 지방시의 40년대 스타일에서부터 넘버21의 재기발랄한 레이디 룩 등 상류사회 여성의 모습이 마음을 흔든다. 특히 불멸의 클래식 컬러 캐멀은 그 어떤 것이든 사고 싶다. 캐멀 컬러를 입으면 야근을 하는 사무실에서도 온화하게 미소를 띨 수 있을 것 같다. – 송지은(신세계백화점 분더숍 PR 매니저)
꽃을 든 여자
어른이 될수록 꽃이 좋아지는 건 비단 나뿐일까? 가을에는 옷에도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고 싶다. 버버리 프로섬을 비롯해 마르니, 드리스 반 노튼 등은 예술적인 감각을 가미한 플라워 프린트로 여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마르니의 대범한 플라워 프린트 톱을 입고 디스트로이드 데님을 더해 플라워 룩을 완성할까 한다. – 연지현(버버리 PR 매니저)
웃어보아요.
멋은 어렵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세련되고 우아한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일탈을 꿈꾸는 법. 퍽퍽한 일상을 긍정적으로 환기하는 액세서리가 지금 내 쇼핑 목록 일순위다. 제이미 스캇의 모스키노 컬렉션과 샤넬의 칼 라거펠트가 내놓은 재기발랄하고 위트 있는 아이템들 말이다. 간결한 재단의 코트와 팬츠에 맥도널드 로고 장식 슈즈나, 우유팩 클러치백을 더해 하이패션을 웃음으로 승화한 대범한 룩을 입고 싶다. – 장라윤(프리랜스 에디터&스타일리스트)
투박함의 미학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캐터필더, 플랫폼, 웨지 등 투박한 슈즈의 인기는 여전하다. 매우 트렌디한 아이템이라서 유효기간이 짧을 거라 예상했는데, 플랫폼 슈즈는 날이 갈수록 위력이 대단하다. 세린느, 스텔라 맥카트니, 프라다 컬렉션에서뿐만 아니라 로베르 끌레제리의 웨지힐 앵클 부츠도 구미를 당긴다. 세린느의 컬렉션처럼 비대칭 헴라인의 우아한 스커트에 끌레제리의 앵클 부츠를 더해 섹시한 반전을 노리고 싶다. 부츠를 더해 섹시한 반전을 노리고 싶다. – 김민아(블루핏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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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박한별(Park Han Byul), LEE HO HYUN, INDIGITAL
- 프리랜스 에디터
- 남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