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영화 <잠> 속 현수(이선균)의 렘수면행동장애, 혹시 나도? 그 증상과 자가진단 체크 리스트.

“누가 들어왔어.” 영화 <잠>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지내던 부부가 갑자기 어느 날 남편 현수(이선균)의 이상한 말 한마디와 함께 공포스러운 나날로 번지는 스토리입니다.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의 병은 렘수면행동장애. 낯선 듯 익숙한 렘수면과 렘수면행동장애에 대해 알아볼까요?

 

먼저, 렘수면에 대해 짚어볼게요. 렘수면은 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총 수면의 약 20~25%, 갓난아이는 80%가 렘수면 모드라고 해요.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다 잠에서 깨면 꿈의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뇌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이고, 근육은 이완돼 있어 움직이지 않죠. 의식이 몸보다 빨리 깨게 되었을 때 흔히 ‘가위에 눌린다’고 표현하죠? 가위에 눌렸을 땐 발가락 하나, 손가락 까딱하는 것도 힘들었던 경험, 한 번 즘 있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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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렘수면행동장애가 생기면 가위에 눌렸을 때 쉽게 움직입니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고 꿈속 행동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로 재현하게 되는데요.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고 벽을 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다가 다치기도 합니다. 이는 몽유병과 유사하지만 다른 증상인데요. 몽유병은 한창 성장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는 반면, 렘수면행동장애는 50대 이후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입니다. 뇌의 퇴행성 변화때문에 발병하며 완치가 어렵다고 해요. 그래서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합니다.

 

자가 진단 테스트

아래 10개의 문항 중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수면 다원 검사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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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소 잠의 질이 좋지 않다. 자주 깨고 얕게 잔다.
  2. 나는 종종 아주 생생한 꿈을 꾼다.
  3. 꿈 속에서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격적이고 행동을 동반하는 내용을 꾸곤 한다.
  4. 꿈 속 내용이 밤에 한 행동과 일치하곤 한다.
  5. 자는 동안 팔과 다리가 자주 움직인다.
  6. 자는 도중 나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잠에서 깬 적이 있다.
  7. 꿈을 꾸는 중 말을 하거나 발로 차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8. 함께 자고 있는 사람을 다치게 할 뻔한 적이 있다.
  9. 꿈 내용을 기억난다.
  10. 우울증, 기면증, 파킨슨병, 뇌졸중 등 신경계통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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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다원 검사는 뇌파전극, 근전도, 호흡 센서 등을 몸에 부착하고 수면 도중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기록하는 검사예요. 이 검사를 통해 수면 장애를 진단받을 수 있는데요. 수면 도중 움직이는 행동이 렘수면 중에 발생하는지, 렘수면 중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하여, 수면 장애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치료법에 대해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