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NESS

얼루어가 선정한 올해의 오피니언 여성 리더(1)

2025.12.29김정현, 이재윤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

블랙 롱 코트는 뉴인(Neu_In). 팬츠는 베르사체(Versace). 블랙 키튼 힐 부츠는 자라(Zara). 블랙 이너 터틀넥은 본인 소장품. 레드 행커치프, 이어링과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호선

심리상담가 이호선은 냉철한 분석과 열정적인 상담으로 상담계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한국노인상담센터장과 인성심리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대학에서는 상담가를 육성한다. 오늘 1월, tvN <이호선 상담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상담’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와 그 뜻을 다시 찾아보았다. 사전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함’이라고 설명하더라. 당신이 생각하는 ‘상담’의 주요 속성은 무엇인가?
잘 훈련된 상담자가 도움이 필요한 내담자의 문제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풀어가는 모든 과정을 상담이라 정의한다. 이때 중요한 건 훈련된 상담자의 존재다. 내담자를 향한 사랑을 기반으로 여러 임상 훈련을 통해 분석력과 자신이 할 상담에 대한 기본 방향을 연구할 사람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상담’의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이상적인 상담은 문제 해결, 성장, 성숙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현장이다. 먼저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고, 그다음에는 유사한 문제로 또 넘어지지 않도록 성장의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더 넓게 보며, 문제의 뿌리를 구분할 줄 알아야 자주 넘어지지 않는다. 성장 과정 이후 ‘성숙’은 내담자의 내면이 단단해지고, 나아가 타인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여러 요소가 융합된 단계를 뜻한다.

여러 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몰입의 완급을 조율하는 비결이 있나?
케이스의 잔상이 남지 않도록 상담과 상담 사이 지점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만의 의례를 만들어 정리와 분리 과정을 거친다. 종을 치거나, 손을 씻는 등 특정 행동으로 ‘이 케이스는 끝났어’라고 인식하는 거다. 여러 방법을 시도했는데 요즘은 테이블 밑에 물티슈를 붙여 내담자가 떠나면 그걸 살짝 만진다. 차가운 온도가 나를 환기한다.

일에 깊게 몰입하되 스스로 지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비결도 있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깊은 관심을 갖되, 타인이라는 심리적 거리를 유지한다. 이럴 때 아주 묘한 지점이 생겨 객관화가 가능하다. 상담할 때 나는 특히 내담자의 구조를 유심히 보는 편이다. 당사자성을 배제하고 산 위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듯 멀찍이 떨어져 내려다보는 식이다. 그곳에 오르면 해결책도 더 명확하게 보인다. 내담자와 손을 잡고 산 위에 함께 올라 삶과 문제의 구조를 내려다볼 수 있게 돕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일종의 ‘건강한 조망력’을 키워주는 거다.

이렇게 열정적인데 ‘호랑이 상담가’라는 별명이 좀 서운하지는 않나?
어쩔 수가 없다.(웃음) 건강한 조망력을 갖기 위해 산에 오르는 과정은 늘 어렵다. 숨이 차고, 다리가 아프지만 산에 올라가서 나의 세상을 내려다봐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를 알 수 있다. 상담소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인생에서 길을 잃은 이들이다. 상담사는 미로에 갇힌 사람에게 지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와도 같다. 나는 나와 상담하는 이들이 다시는 길을 잃지 않도록 그 지도를 꼭 만들어주고 싶다. 그래서 늘 사전에 나는 따듯한 공감자가 아니니 스스로 그 길을 찾을 준비가 됐을 때 시작하자고 얘기한다.

커리어를 쌓으며 개인적으로 변곡점이 된 순간이 있었나?
큰 굴곡 없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 다양한 상담 경험이 쌓여 나만의 상담 세계가 무르익고 라디오와 방송, 강연 등 여러 채널에서 활동하며 카메라 불에도 익숙해졌다. 이 과정이 쌓여 <이혼숙려캠프>까지 출연하게 된 거다. 부유하지 않았지만 사랑으로 가득한 부모와 형제, 남편과 시댁 어른들 모두 고마운 존재다. 이건 노력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나는 운이 좋고 복이 많은 사람이다.

주변 환경을 ‘운이 좋다’고 받아들이는 것 역시 재능이 아닐까?
성장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으로 잘 극복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 기억력이 나빠 잘 까먹는 것도 긍정적인 성격에 한몫했을 것 같다.

상담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나?
살면서 한 공부 중 가장 흥미로웠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회사에 다니던 중, 더 공부를 하고 싶어 상담학 석박사 과정을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에너지가 많아서인지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핵심과 구조를 분석하는 임상 훈련도 무척 흥미롭게 참여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쌓아갔다.

‘혐오의 시대’라고 할 만큼 요즘 사회에는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 이런 혐오는 왜 발생한다고 보나?
‘자기 박탈감’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내가 이 정도 노력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노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유세 부리며 삶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이 불공정한 세상에서 나는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부적절감이 생긴다. 게다가 SNS 속 세상은 나 말고 다 잘되는 것처럼 보이니 분노는 더 커진다. 더 이상 올라갈 계단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 이 현실을 꺼버리거나 불태워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나’를 불사를 수는 없기에 주변을 향해 불을 붙이는 감정, 즉‘혐오’가 발생한다. 그래서 나는 이 혐오라는 단어가 20~40대에게 특히 아픈 단어라고 생각한다.

이 혐오를 멈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좀 달래줘야 한다. 주변을 보지 말고 내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왔음을 스스로 인정해줘야 한다. 최선이 곧 최고가 아닐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잘못은 아니다. 최선은 무죄다. 두 번째로, 불편과 불행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고, 우리는 그 구조 안에서 살아간다. 특히 자본의 시대를 거친 20~40대는 그걸 더 예민하게 느낀다. 그런데 내가 어떤 것을 더 많이 갖지 못한 상태는 불편할 수는 있어도, 불행한 건 아니다. 불행은 말 그대로 ‘내 생애를 걸고 보아도 내 삶은 좋지 않았다’고 선언하거나 해석하는 과정이다. 반면, 불편은 개선하고 해소할 수 있는 현재의 문제다. 지금의 불편을 불행으로 규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생애주기에 맞는 기쁨을 인식하고 온전히 누리기를 권한다.

각 단계에서 어떤 기쁨을 누릴 수 있나?
20대에는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자기 자신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청춘의 달콤함과 씁쓸함을 두루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성취의 기쁨을 만끽하는 시기다. 30대는 성장의 기쁨을 느끼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관계망이 넓어지고 돈을 벌면서 물리적 확장이 일어난다. 동시에 나만의 영역과 기준이 형성되는 시간이다. 40대는 ‘변화의 기쁨’이라고 하고 싶다. 부모나 친구와의 심리적 거리가 변하며 정돈되는 시기다. 안정성과 변화가 공존하는, 성숙한 기쁨의 시기다.

요즘 당신의 기쁨은 무엇인가?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나를 알고, 인정하면서 생기는 자유감. 일단 살아봐라, 50대가 제일 좋다! 내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막춤을 춰도, 내 춤을 춰라.’ 50대가 되면 적당한 선에서 서툰 막춤을 추더라도, 그저 나만의 리듬과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느껴진다.
요즘 2030세대를 보면 참 사랑스럽다. 부디 그들이 행복하길 바란다. 러닝 크루나 덕후 문화, 팬덤 등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좇는 이들이 너무 멋지고, 개성 강한 외모와 스타일링도 좋다. 내가 이 세대를 사랑하는 이유는 자기를 돌볼 줄 아는 멋진 세대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히 멋진 그대들이 타인을 미워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생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조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조각에는 재료를 덧붙여 형태를 만드는 가법과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 완성해가는 감법이 있는데, 인생은 가법이다. 더하기도 하고 덜어내기도 하며, 그렇게 가장 나다운 형태에 다가간다.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변할 수 있으니 희망을 갖자.

강의와 상담을 할 때 사명감을 느끼나?
그런 거 없다. 심리학에는 ‘발달’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영어로 ‘Development’, 나아간다는 의미다. 내 영역에서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고, 맡은 바를 해내는 것 자체가 곧 나아감이다. 때로는 운으로,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때로는 노력으로, 이유도 모른 채 한 발씩 걸어가기도 한다. 나아가는 사람은 모두 발달한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특별한 목표는 없다. 매일 열심히 사는 것. 도움받은 만큼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된다.

저서 <이호선의 나이 들수록 : 관계 편> 인세를 자립 청년을 위해 기부했다고 들었다. 이 역시 나아가는 여정의 일환인가?
나 역시 힘든 시절을 겪었고, 그때 받은 도움이 많아 상황이 되면 보이지 않는 손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5000원으로 시작해 몇 십 년간 조금씩 늘려가고 있었다. 책을 꾸준히 쓰면서 인세를 기부하면 책을 구매한 사람도 공동 기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정했는데, 마침 올해 유독 잘 팔렸다. 자립 준비 청년과 양소영 변호사가 운영하는 한부모 가족 후원 단체 ‘칸나희망서포터즈’에 기부했다.

몇 년 치 상담 스케줄이 다 차 있다고.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
내가 매일 아침 출근을 하는 이유는 딱 하나, 가족의 환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집에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조차 버거울 정도로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집 근처 카페에서 와플을 먹는다. 스스로를 달랠 수 있는 장소나 음식처럼 공식을 만들어 두면 마음의 근육이 한결 굳건해진다.


커스티 코벤트리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기구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제10대 위원장. 130년의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위원장이자 아프리카계 출신이다. 짐바브웨 수영선수로 활동하며 스포츠에 대한 깊은 애정을 쌓아왔다.

지난 6월 IOC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 후 어떤 시간을 보냈나?
임기를 시작하며 계획하고 구상했던 일과 예상치 못한 일이 혼재되어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전임 위원장 토마스 바흐(Thomas Bach)와 함께한 3개월간의 인수인계 기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식 취임 전,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우고 공유할 수 있어서 특별했다. 과거 IOC 선수위원장과 집행위원을 지낸 경험도 임기 초반부터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스스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책임감이 한층 커졌다. 여성으로서 개인의 삶과 커리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가정에 전념하거나 커리어에 전념하는 것 중에 옳고 그름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면 된다. 차세대 여성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한계 없이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조직의 리더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나?
협업에 좀 더 집중하려 한다. 조직 내 모든 이해관계자가 저마다의 비전과 관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힘을 모을 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IOC의 미션은 전 세계에 올림픽 정신을 전파하고 올림픽 운동을 이끄는 것이다. 올림픽 정신을 완성하는 여러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올림픽 정신의 핵심은 많은 사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인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스포츠가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세대를 넘나드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는 IOC의 중요한 책임이자 역할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공동체의 가치를 인류애로 확장해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수영선수 출신이다. 현역 선수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선수들과의 긴밀한 연결은 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다.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IOC의 모든 활동을 아우르는 ‘올림픽 무브먼트’와 지속적으로 맞닿아 있을 수 있도록, 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경험과 관점은 IOC가 추진하는 모든 일에 실질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핵심 요소기 때문이다.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마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커리어 전환은 굉장히 도전적이고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부상으로 인해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때 은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까지 출전했다. 결과보다 과정 자체에 집중하고 그 시간을 즐기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 은퇴 후에는 짐바브웨에서 재단을 설립하고 스포츠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것을 미리 계획하고 있었기에 더욱 수월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사회 전반에 확산된 다양한 의제 중 IOC가 가장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세계가 점점 더 분열되는 상황에서 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206개국 선수들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며, 경쟁하는 장면은 올림픽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IOC는 올림픽 무브먼트를 통해 전 세계에 인류의 긍정적 본질을 알리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조화와 화합, 포용의 가치를 전달할 책임이 있다.

지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는 관광 명소의 경기장화, 폐기물 재활용 등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엿보였다. 다가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어떤 혁신과 변화를 선보일 예정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올림픽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최 도시에 맞춰 대회를 설계하는 방식을 취했다. 도시가 품고 있던 기존 시설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불필요한 신규 건설을 최소화했다. 이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지역사회와 환경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 장기적 적합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성 리더십의 힘을 직접 목격한 순간이 있나?
어린 시절부터 강인하고 훌륭한 여성 롤모델이 곁에 많았다. 홀로 세 아이를 키워낸 외할머니,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꿋꿋이 이겨낸 어머니,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며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은 코치까지. 삶과 커리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며 자랐다. 인생 전반에 걸쳐 ‘우먼 파워(Women Power)’를 경험한 거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 된 지금, 여성 선수들은 물론 모든 여성들에게 내가 깨달은 이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다.

여성으로서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도 있나?
국가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스포츠 산업에서의 정치적 상황에 놓였을 때, 젊은 여성의 의견을 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했고, 그러한 상황에 느끼는 감정을 초월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능력을 보이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고 느꼈다.

여성 리더십을 육성하기 위해 스포츠계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무엇보다 여성 리더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다. 실제 많은 스포츠 연맹들이 대회 운영과 상금, 트레이닝, 코칭 등에서 남녀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삶과 커리어의 균형을 어떻게 이루나?
온전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균형을 찾는다. 생각이 복잡할 때는 가족과 소소한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비우고 재충전한다. 회복의 경험은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실패나 좌절을 겪었을 때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은 항상 실패나 좌절을 통해 얻었던 것 같다. 수영선수 시절 겪은 아픔은 운동선수에게 중요한 역량인 회복력과 인내심을 길러주었고, 결과보다 과정을 더 소중하게 바라보는 법도 가르쳐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준비 중에 무릎 탈구로 병원에 입원해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었지만, 결국 결승에 진출해 값진 결과를 얻었던 경험처럼 말이다. 실패나 좌절은 내게 긍정적인 배움을 안겨준 고마운 존재다.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안락함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자신의 가치를 진실한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 희생이 뒤따를 때 비로소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

    포토그래퍼
    차혜경
    사진 출처
    © 2025 /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IOC)
    스타일리스트
    안리엔
    헤어&메이크업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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