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은 다 한다며? 애플힙 만드는 힙스컬트라 시술

그들처럼 봉긋한 엉덩이를 위한 ‘힙스컬트라’ 시술을 경험한 뒤 전하는 생생한 후기. 

“힙스컬트라 알아? 꽤 많은 셀럽이 그 시술을 받았대.” 지난 기획 회의에서 <얼루어> 편집장이 던진 한마디는 평생을 밋밋한 엉덩이로 살아온 에디터를 들뜨게 했다. ‘얼굴에 하는 스컬트라는 들어봤는데? 엉덩이에 스컬트라를? 그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 자리에서 검색해봤지만, 구체적인 정보나 믿을 만한 후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체험을 자처했고, 수소문 끝에 요즘 여자 아이돌이 자주 들른다는 힙스컬트라 시술 병원을 찾았다. 

내겐 생소한 시술이었지만, 누클리닉 이소현 원장은 이미 6년 전부터 힙스컬트라를 시술해왔다. “처음 힙스컬트라에 대해 알게 된 건 2017년, 스페인에서 열린 피부 전문 기업 갈더마사 주최의 학회에 참석했을 때예요. 그 당시 국내에서는 얼굴에만 스컬트라를 사용했는데, 해외에서는 주로 보디 시술에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얼굴에 집중되거나 보디를 슬림하게 하는 시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와 달리, 북미와 유럽은 몸의 굴곡을 만드는 데 혈안이다. 해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킴 카다시안이나 벨라 하디드만 봐도 그렇다. “너희는 왜 스컬트라를 얼굴에만 써? 엉덩이에 쓰면 효과가 얼마나 좋은데.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 중 이 시술 안 한 사람은 아마 없을 거야.” 이소현 원장은 당시 북미 의사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꽤 인상 깊었단다. 

그 후, 이 원장도 엉덩이에 스컬트라 시술을 시작했는데, 실제로 학회에서 만난 의사들의 말처럼 효과가 좋았고, 곧 입소문이 났다. 힙스컬트라를 찾는 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엉덩이 처짐이 고민인 사람과 볼륨을 키우고 싶은 사람. 스컬트라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 원래 스컬트라는 에이즈 환자의 급격한 노화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다. 주요 성분은 PLLA인데, 이는 체내의 정상적 대사 과정으로도 생성되는 물질이고, 피부에 주입하면 콜라겐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즉, 스컬트라는 콜라겐 생성을 유도해 피부의 볼륨, 주름, 탄력 등 전반적 피부 고민을 개선한다. 하지만 피부 시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거다. 스컬트라가 ‘결절’이라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을. 이 때문에 얼굴 볼륨 시술로 인기가 한풀 꺾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소현 원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어떤 시술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요. 콜라겐 합성 주사제 중 스컬트라에 대한 부작용 언급이 잦은 이유는 그만큼 사례가 많고 오래되었기 때문이에요. 역사가 깊고 케이스가 늘어날수록 부작용 사례도 많을 수밖에 없죠. 결절은 시술 시 약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거나 면역반응이 과한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데, 얼굴은 스컬트라뿐 아니라 다른 어떤 콜라겐 자가 생성 유도 약물을 사용해도 결절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엉덩이 부위엔 결절이 생겼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보디에는 스컬트라를 아주 묽게 희석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결절 위험이 적거든요. 결절 때문에 힙스컬트라 시술을 망설일 필요는 없어요.” 그렇게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시술을 예약했다. 

누클리닉은 힙스컬트라 시술 전과 후에 고주파를 이용한 관리를 곁들인다. ‘전 관리’는 피부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약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하고, ‘후 관리’는 주입된 약물이 피부에 고루 퍼지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이 시술은 주사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에디터 기준에서는 가뿐했다. 필러나 쥬베룩 볼륨처럼 바늘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긴 하는데, 마취 크림을 바른 후라 통증은 참을 만했다. 몸에서 가장 두툼한 엉덩이 부위라 긴장감이 덜한 것도 있는 듯했다. 주사이기는 하지만 엉덩이의 모양을 잡는 시술이라 시술 전 디자인은 필수다. 내 경우엔 힙딥 위주로 볼륨을 채워 외곽을 매끈하게 하고, 전반적인 엉덩이 볼륨을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 엉덩이 아래쪽에 약간의 색소침착도 고민이었는데, 이는 스컬트라를 피부에 얇게 주사하면 쉽게 개선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한 번 시술로 최대 주입할 수 있는 스컬트라 용량은 10바이알. 하지만 누구나 최대치를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약물을 감당할 여유 있는 피부가 필요하다. 즉, 피부가 좀 늘어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나는 20kg 증량 후 출산하고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온지라 피부에 여유가 있었고, 키도 큰 편(키가 크면 엉덩이 길이가 길다)인지라 최대치인 10바이알을 주입했다. 깡마르고 나이가 어린 아이돌 연습생은 피부가 너무 탱탱해 한 번 시술에 3바이알 정도를 사용한다. 대신 여러 번 반복해 서서히 엉덩이 볼륨을 키운다. 이소현 원장의 환자 중 터질 듯 풍만한 엉덩이로 유명한 셀럽 A 양은 지금까지 무려 200바이알 정도의 스컬트라를 시술받았다고! 일상생활에도 별 무리가 없다.

시술 당일과 다음 날은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여의치 않다면 폭신폭신한 방석을 이용하면 되는 정도. 유일하게 지켜야 할 것은 ‘555 마사지’. 5일간, 하루에 5번, 5분 동안 약물이 제대로 퍼지도록 시술 부위를 마사지해야 하는데, 낮 동안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옷 위로 몇 번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했다. 대신 샤워 후 보디 크림을 바르면서 공들여 마사지했다. 또 2주 정도는 경락 마사지, 격렬한 운동이나 사우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시술 직후엔 엉덩이 볼륨이 눈에 띄게 붙는다. 그 후 약물이 서서히 흡수되면서 볼륨이 감소했다가 3주 후부터 콜라겐이 합성되며 진짜 내 것이 될 볼륨이 자연스럽게 차오른다. 볼륨 증가는 시술 후 6개월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점은 스컬트라 시술 후 살이 찌면 시술 부위 위주로 찐다는 것. 타고난 마른 체질이라 지방이식도 불가한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반가운 시술이 없을 거다. 

시술 한 달 후, 병원에 들러 경과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상으로는 엉덩이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시술 효과는 샤워할 때마다, 레깅스를 입을 때마다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엉덩이가 미묘하게 탱탱해졌다는 것. 레깅스를 입은 후 자꾸 뒷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톡톡 건드려보는 습관이 생겼다. 또 일부 칙칙하던 부위가 생기를 되찾은 느낌도 든다. 수영복을 입을 때마다 신경 쓰이던 엉덩이 밑 색소침착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런 긍정적 변화가 무려 4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어려진 엉덩이는 옷태를 좋게 할 뿐 아니라 출산 후 낮아진 자존감도 회복시켜줬다. 몸을 타고 흐르는 새틴 소재 스커트를 주문하면서 좀 더 고급스러워진 나의 뒤태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지방이식 수술보다 간단하고, 필러보다 자연스러우며, 진짜 내 것이 되는, 심지어 효과가 길면 최대 4년까지 유지되는 유니콘 같은 시술인 것. 단점이 있다면 역시 비용. 돈이 문제다. 보이지 않는 엉덩이에 C사 명품 가방 가격을 쏟아붓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아무리 먹거나 운동을 해도 엉덩이에 지방과 근육이 붙지 않거나, 수영장에 못 갈 정도로 엉덩이 피부가 고민인 이에게 이 시술의 만족도는 가방 그 이상일 것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엔 마감이 끝나면 의식처럼 목욕탕에서 세신을 받았다. 그때 탕에 앉아 몸을 불리며 마주한 할머니들의 엉덩이는 나이 듦이 주는 서러움의 집약체였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결국엔 나도 그렇게 늙어가겠지만, 그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알게 되어 마음이 놓인다. 탱탱해진 엉덩이와의 만남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짜릿할 거다. 

에디터
이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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