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양지에서 조금은 엉뚱하고 낭만적인 만남을 상상하며.

많은 이들이 가을을 두고 낭만의 계절이라지만, 진짜 낭만에 대한 이야기는 한여름 이국적 휴양지를 배경으로 펼쳐질 때가 더 많다. 몇 년 전 티모시 샬라메를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휴가지의 설렘이 관계의 감정에 더해진 대표적 영화다. 1년을 꼬박 기다려 이때 잠깐 즐기는 제철 과일처럼 여름만 되면 누구나 탈도시를 꿈꾸며 뙤약볕 아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달콤한 극락을 경험하려고 한다.

“여름은 근심 걱정을 내려두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계절이다.” 로에베는 이런 여름 감성을 포착해 1970년대 반문화 운동의 대명사이자 이비자섬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로에베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을 소개한다. 여름은 물론 낮밤의 음악 페스티벌에 모두 어울리는 활력 있고 경쾌한 스타일을 로에베 특유의 여유롭고 한가로운 감성에 녹여 선보인다. 여성이라면 크롭트 톱과 러플 미니 스커트의 믹스매치, 남성이라면 루스한 오버사이즈 셔츠와 쇼츠의 매칭 같은 식이다. 특별히 바스켓 백이 판매될 때는 이 제품을 직접 만든 지역사회에 기부해, 기부금은 컬럼비아대 장학금 프로그램, 마다가스카르의 공예 훈련 학교 건립, 2023년 모로코 지진 발생에 따른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에 지원될 예정이다.

“태양, 건축, 음악, 자유분방한 분위기도 라이프스타일, 즉 일상생활의 코드와 움직임을 유도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2024/25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하던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는 컬렉션을 두고 이같이 설명했다. 블루머, 퀼로트, 사이드 오픈 드레스와 더불어 와플 패브릭 스커트, 페티코트, 아이보리 레더 레이스와 브로더리 앙글레즈 패치워크를 적용한 보디가드를 등장시켜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신발은 플랫폼 솔을 적용한 타월 소재 플립플롭에 눈길이 간다. 아기자기한 디테일에 캔디 컬러 팔레트까지. 2024 버전 샤넬식 프린세스가 따로 없다. 그뿐 아니라 지방시 플라주 컬렉션은 생장카프페라에 위치한 위베르 드 지방시의 여름 별장, 르 클로 피오렌티나의 주아 드 비브르와 여유로움에서 영향을 받았다. 프렌치 리넨에 대한 지방시의 사랑 그대로, 리넨으로 만든 커버업과 셔츠, 파자마 팬츠나 스카프 등이 주를 이뤘다. 또 이번 플라주 컬렉션을 통해 지방시는 물 낭비를 줄이고, 추적 가능하며, 시간을 초월해 오래 지속되는 직물 유산의 역사를 기리고자 한다고!

바다의 경이로움에서 영감을 받아 선글라스와 해변 액세서리, 배스로브, 크리스털 장식 컵, 수영복 등으로 구성한 ‘2024 베르사체 라 바칸자 컬렉션’을 선보인 베르사체와 드넓은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멀티 프린트 장식의 수영복, 커버업, 데님, 드레스 등을 선보인 에트로의 서머 컬렉션도 당장 떠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참고로 이국적인 휴양지에서는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것이 포인트기에 두 아이템을 더해 준비하면 실패가 없다. 드레시한 로브에 플랫한 샌들, 리넨 셔츠에 쇼츠 등. 그럼 다채로운 서머 컬렉션과 함께 즐거운 여름을 맞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