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을 넘어 알싸함으로. 향신료의 은근한 터치로 완성된 디저트와 드링크의 미묘한 맛.

| NOPPENSAN |

인도 짜이의 진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여기로. ‘높은산’은 세계 각국의 차 문화를 탐구하는 부부가 운영하는 짜이 전문점이다. 생강을 넣어 묵직하고 알싸한 진저 짜이, 독특한 향을 뿜는 노란빛의 사프란 짜이 등 지역별 특색이 담긴 짜이 7종을 낸다. 짜이를 처음 접한다면 팔각, 정향, 카더멈, 시나몬을 홍차와 블렌딩한 마살라 짜이를 추천한다. 부드럽게 입안을 맴돌다 은은한 향이 코끝으로 퍼지는 짜이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친 매장에는 짜이를 향한 부부의 애정이 흐른다.

 

| MOLE CHAI STALL |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두더지짜이집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주인장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작고 아늑한 공간에 걸맞은 메뉴도 그가 직접 탄생시켰다. 차갑게 식힌 짜이 위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얹어 내는 아이스크림 짜이와 초콜릿의 풍미를 가득 담은 코코아 짜이는 다소 낯선 짜이를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인도 뭄바이 여행 중 맛본 알루핫샌드도 직접 구현했다. 빵 위에 토마토와 양파, 커리마살라로 요리한 감자를 펴 바르고, 야채와 치즈를 얹어 구워내면 완성. 향신료 극복이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한 커피와 티, 비건을 위한 두유 옵션까지 알차게 갖췄다.

 

| KAFETONE |

파인 다이닝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자태를 뽐내는 디저트가 망원동에 있다. 카페톤은 고급스러운 케이크를 매일 다른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다채로운 식감이 일품인 타르트 에피스는 크루스티앙과 가나슈로 만든 시트 위에 다크 초콜릿과 아니스, 마살라 차이, 카더멈을 인퓨징한 부드러운 무스를 두툼하게 올려 마무리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무스에서는 향신료의 복합적이고 스파이시한 향이 물씬 풍긴다. 이 외에 바닐라, 통카, 핑크페퍼 등 여러 향신료를 활용한 케이크도 만날 수 있다. 조화를 위해 커피 메뉴는 크림을 올리는 등의 기교를 덜어내고 기본을 지킨다. 

 

| ELABORE |

프렌치 디저트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엘라보레의 디저트에는 김요솔 헤드 셰프의 고민과 정성이 듬뿍 담겼다. 다양성을 위해 계절 야채와 구황작물, 스파이스처럼 색다른 재료를 사용한다. 활짝 핀 하얀 꽃 모양의 시그너처 메뉴 쌀꽃은 시각, 청각,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리치 머랭 안에 발효한 리치 겔, 팔각 아이스크림, 구운 쌀 퍼프, 쫀득한 쌀 크림을 채우고 그 위에 아주 얇은 꽃잎 쌀 튀일로 꽃의 형태를 만든다. 붉은빛을 띠는 백련초 소르베 주위로는 주니퍼베리로 만든 크리스털을 올려 쌉싸래한 아로마의 향을 더했다. 적당한 산미의 토카이 디저트 와인과 합이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