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세공과 고급스러운 소재가 돋보이는 패션 주얼리는 보여지는 것 이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Jewellery Fashion Week SS24. © 2023 James Cochrane contact james@jamescochrane.net

GUCCI | 볼드 포인트

사바토 데 사르노는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성한 후 아카이브 컬렉션인 ‘마리나 체인’ 주얼리를 21세기 버전으로 복각하는 데 성공했다. 마리나 체인은 구찌의 창립자 구찌오 구찌가 1960년대에 첫선을 보인 디자인으로, 요트에서 영감 받아 닻을 고정하는 체인 모양을 모티프로 한 둥근 체인이 특징. 묵직한 두께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마리나 체인 디자인은 미니멀한 룩과 함께 어우러져 빛을 발했다. 테일러드 재킷과 저지 소재 톱 등 간결한 룩에 볼드한 주얼리를 매치한 스타일링을 참고해도 좋을듯! 

 

LOEWE | 예술을 걸치다 

로에베의 2024 S/S 런웨이 현장에는 미국 아티스트 린다 벵글리스의 조형물 여섯 점이 자리했는데, 액체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실루엣의 디자인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욱 환상적인 것은 거대한 조형물을 그대로 축소해 캣워크를 거니는 모델의 스타일링에 감초 역할을 하는 주얼리로 재탄생시킨 것. 이는 원본 작품과 주얼리를 한눈에 비교하며 보는 재미까지 선사했다. 다양한 영감을 주는 예술 작품을 매일 착용할 수 있게 한 조나단 앤더슨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FENDI | 반짝이는 스티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존스는 ‘무심하고 시크한 밀란식 럭셔리’라는 테마 아래 ‘새들 스티치’를 하나의 연결고리로 택했다. 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 델피나 델레트레즈 펜디 역시 신상 주얼리에 펜디만의 스티치 기법을 녹여냈으니, 그 이름 또한 이탈리아어로 실과 철사를 뜻하는 ‘필로’ 이어링. 아이코닉한 ‘새들 스티치’ 기법에서 영감 받아 바느질 실의 모양을 본뜬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골드 컬러 메탈 소재에 레드 에나멜 디테일을 넣어 영롱한 존재감을 발한다. 

 

BURBERRY | 창과 방패 

기마병이 말을 타고 날쌔게 전진하는 유명한 그 모양! ‘프로섬’ 로고의 숨은 디테일이 주얼리로 다시 태어났다.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동시대의 감성으로 부활시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는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해 로고 속 기마병이 들고 있는 방패를 트라이앵글 모양의 ‘쉴드’ 이어링으로, 뾰족한 창 끝의 실루엣은 ‘스피어 스터드’ 이어링으로 선보였다. 버버리 하우스의 근간인 승마 문화를 패셔너블하게 소개하는 그의 방식이 돋보인 포인트! 

 

FERRAGAMO | 대대손손 간치니 

창립자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딸 피암마 페라가모가 디자인한 핸드백의 잠금장치로,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이후 페라가모의 시그너처가 된 ‘간치니’ 장식은 지금까지 하우스의 헤리티지로 자리매김했다. 말발굽 모양의 ‘간치니’ 실루엣에 라인스톤을 세팅한 이어링뿐 아니라 두꺼운 브라스 소재에 물결무늬를 넣은 볼드한 이어링, 간치니 펜던트 여러 개를 엮어 만든 브레이슬릿까지! 클래식한 소재에 볼드 실루엣, 라인스톤 등 트렌디한 감성을 더해 새롭게 재탄생한 패션 주얼리의 매력을 톡톡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