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가황 나훈아가 편지를 통해 은퇴 의사를 전했습니다.

예아라·예소리

예아라·예소리

58년의 역사가 곧 막을 내립니다. 나훈아는 지난 27일, 소속사를 통해 팬들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에서 그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죠. 오는 4월에 예정된 콘서트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가 그의 마지막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유있는 별명, 가황(歌皇)

@kbs.kpop.classic

나훈아는 잡초, 무시로, 그리고 후배 가수인 강진이 리메이크하고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이 불러 요즘 세대에게도 친숙한 땡벌 등 100여 곡이 넘는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창법과 무대 매너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나훈아는 작사 작곡 능력도 보유한 싱어송라이터죠. 가창력과 작곡 능력을 두루 갖춘, 가황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가수라 할 수 있습니다. 2020년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쓴 특이한 제목의 노래 ‘테스형’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어요.

시대의 라이벌, 남진

@kbs-together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과 같이 잘나가는 가수에게는 늘 라이벌이 있기 마련이죠. 나훈아에게는 남진이 그런 존재였습니다. 데뷔 시기는 비슷하지만 두 사람은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어요. 

남진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벤치마킹한 남성미 넘치는 로커빌리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실제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무대에서 입었던 옷을 구해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면, 서정적인 노래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던 나훈아는 공연을 위해 전통 무용까지 배우는 등 두 사람의 경쟁은 아주 치열했다고 합니다.

나훈아와 모창 가수들

@KBSLife

나훈아는 특유의 고음과 ‘꺾기’라 불리는 창법, 그리고 전매특허인 미소로 마무리하는 그만의 무대 매너를 갖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많은 가수와 예능이들의 그의 모창에 도전했습니다. 나훈아의 사촌 동생 가수 나진기는 나훈아의 모창을 하며 가수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나훈아는 그에게 직접 노래를 가르쳐 주었으며 나진기는 콘서트 리허설에서 나훈아의 대역으로 선 적도 있다고 하네요. 

@KBSLife

이외에도 고(故) 너훈아, 니훈아, 나운하, 나운아 등 그의 이름에서 한 획씩 빼고 돌려 만든 유사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모창 가수들이 있습니다.

볼 상처의 전말

@KBS_STARTV

나훈아의 볼에는 긴 흉터가 하나 있는데요, 이는 그가 1972년 6월, 야외 공연을 하던 중 한 관객에게 피습을 당했을 때 생긴 상처입니다. 가해자는 깨진 사이다 병을 들고 와 그를 공격했고 이로 인해 나훈아는 무려 78바늘이나 꿰매는 큰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해당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불렀던 노래 ‘찻집의 고독’을 부르려고 하면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한동안 부르지 않았다고 해요.

은퇴 콘서트 일정은?

예아라·예소리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오는 4월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청주와 울산, 창원과 천안, 원주를 거쳐 전주에서 마무리됩니다. 58년간 걸어온 노래 인생을 어떤 마음으로 내려놓기로 결정했는지 타인인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무사히 공연 일정을 마치길 바랄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