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책을 읽을 땐 누구나 새로운 사람이 된다. 

<겨울을 지나가다>

2020년 발표한 <여름을 지나가다> 이후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다시 작가의 <겨울을 지나가다>가 찾아왔다. 엄마와 사별한 뒤 홀로 남은 주인공이 엄마의 죽음을 애도하며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다. 밤이 연중 가장 긴 날인 ‘동지’와 가장 추운 시기인 ‘대한’, 초목이 싹트는 ‘우수’까지 절기의 변화에 따라 인물의 마음도 변화한다. 조해진 지음, 작가정신 

<당신의 반려 그림>

집 안에 건 사진 하나, 포스터 하나가 주는 힘은 남다르다. 자연스럽게 그림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프랑스 갤러리스트가 초보 컬렉터를 안내한다. 예산에 맞춰 자신만의 작품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길. 그러다 보면 미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구매와 판매, 세금, 관리와 보존까지 알게 된다. 올리비아 드 파예 외 지음, 마티스블루

<엎드리는 개>

안온북스의 ‘사강 컬렉션’ 첫 책은 <엎드리는 개>다. 1980년 초역판이 절판된 후 40년 만에 다시 독자를 만나게 됐다. 사강이 마흔다섯 무렵 써낸 이 작품은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랑받기를 바란 작가 사강의 고독한 삶이 투영되어 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작가의 면모.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안온북스 

 

<은수저> 

휴머니스트의 세계문학 시리즈는 유명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최근 공개한 5권은 ‘음식’을 주제로 삼고 오 헨리, 허버트 조지 웰스, 비키 바움의 작품을 재발견한다. 나카 간스케는 특히 나쓰메 소세키가 사랑한 작가로, 1921년 출간된 초판본에 수록된 산문 ‘나쓰메 선생과 나’를 처음 선보인다. 나카 간스케 지음, 휴머니스트 

 

<패신저> 

2023년 6월 13일 코맥 매카시가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패신저>는 <스텔라 마리스>와 함께 작가의 유작이 됐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소재가 되기도 한 ‘맨해튼 프로젝트’가 다시 한번 등장, 인류 최초로 핵폭탄을 만드는 데 일조한 과학자 아버지를 둔 남매가 신과 인간, 역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코맥 매카시 지음, 문학동네 

 

<호로요이의 시간> 

일본 여성 작가 5인이 저도수주, 담금주, 사케, 칵테일, 위스키 등 술을 소재로 짧은 단편을 썼다. <버터>와 ‘앗코짱 시리즈’로 미식에 관한 독보적인 소양을 드러낸 유즈키 아사코는 ‘bar 기린반’에서 호로요이를 등장시키고, ‘양조학과의 우이치’에서는 농대 기숙사 풍경과 함께 사케가 무르익어간다. 누카가 미오 외 지음, 징검돌 

 

<노블리스트> 

영미 문단으로부터 “화려하게 지저분한 만큼이나 똑똑하다”는 평을 받은 이 책은 그 말대로다. 글쓰기가 막힌 작가 자신에 관한 자전 소설이자 소설을 쓰는 과정을 보여주는 메타 소설이다. 글을 쓰면서 머리를 쥐어뜯은 사람이라면 픽션과 논픽션, 농담과 사유 사이를 오가는 이 책에서 희로애락을 느낄 수밖에. 조던 카스트로 지음, 어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