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독서량이 나날이 떨어져 간다는 요즘 시대에 책이, 그것도 분량이 800여 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 품절되는 건 꽤나 이례적인 사례 같습니다. 화제의 이 책은 배우 한소희가 언급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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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페소아는 안정, 정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와 남동생을 잃었으며 학창 시절은 모국인 포르투갈이 아닌 남아공 더반에서 보냈죠. 성인이 된 이후에 그는 14번의 이사를 했으며 21곳의 직장을 돌았습니다. <불안의 서>는 페소아의 짧고 긴 산문 480여 편이 실려 있으며 삶의 심연에 대한 그의 성찰과 탐구가 주된 내용입니다. 그는 불안과 권태로움과 피로함 등 여러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는 때도 있지만 결코 그것들에 삼켜지지는 않습니다. 차분하고 섬세하게, 또 꾸준하게 글을 쓰면서 삶에 대한 성찰을 이어 갑니다.

불안에 대해 이렇게 길게 이야기한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비단 유명 연예인의 추천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 사회에 그만큼 불안이라는 감정이 만연해있다는 반증일 텐데요, 실제 정신질환 진료비가 과거에 비해 급증했습니다. 2017년 대비 2021년에는 불안장애와 관련한 의료비가 83.5%나 증가했다고 하니, 많은 현대인이 불안이라는 감정에 시달리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불안을 느끼며 이를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요?

나는 지금 불안한 상태일까?

우리의 불안은 대부분 발생하지 않은 일에서 기인합나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을 상상하며 불안해합니다. 이는 우울감과는 좀 다른데요,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은 주로 과거의 일을 곱씹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사람은 미래의 일을 가정하고 상상하죠. 최근 들어 부정적인 가정과 상상을 많이 한다면 불안한 감정이 커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불안감을 느낄까?

불안함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요인을 꼽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주원인은 1. 과거, 혹은 어린 시절의 경험 2. 현재 나의 상태 3. 신체적 & 정신적 건강의 문제 4.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 및 약물 치료로 크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또, 우리의 긴 삶에서 누구든 한 번쯤은 불안하고 우울한 시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 인 거죠.

어떻게 불안함을 떨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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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원인은 제각각이고 복잡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한 편입니다. 바로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너무 뻔한 답에 실망하셨나요?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인 김경수 의사도 가벼운 달리기를 통해 본인의 몸과 마음을 챙긴다고 합니다. 단 30분만 뛰어도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 운동을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다가 그만두면 다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몸의 움직임 상태를 바탕으로 감정을 느끼는데요, 몸을 움직여 주면 건강하고 활기찬 상태로 인식해 불안을 이길 수 있는 거죠. 나의 불안함에 대해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다고 인터넷을 검색할 시간에 일단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보세요. 나가서 뛰기 어렵다면 집안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라도 해보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춰봐도 좋습니다. 그러고 나면 너무나도 크고 무겁게 느껴졌던 아까의 불안은 훨씬 가벼워져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