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시 ‘서점에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서점의 책들은 모두가 숲에서 온 친구들이다.’ 

1 <글로 지은 집>

오래전, 이어령과 국어학자 강인숙 부부의 고민은 지금 20대 신혼부부와 다르지 않았다. 함께 살 집이 필요했다. 창작을 위한 방도 필요했다. 신혼 단칸방으로 시작해 집을 얻고, 1974년에 첫 서재를 만들고, 집에서 배우자인 이어령 선생을 떠나보낸다. 1958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집을 둘러싼 삶과 추억을 전한다. 강인숙 지음, 열림원

2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책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섬에 있는 서점>과 <비바, 제인>의 작가 개브리얼 제빈의 신작이다. 1990년대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두 사람이 함께 게임을 만들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2022년 아마존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되고, 40주 이상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개브리얼 제빈 지음, 문학동네

3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2022년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한 이경의 첫 소설집이다. 출산과 육아의 경험과 SF소설의 신박한 결합. 처음에 당황했다면 끝까지 당황시키는 새로운 상상력. 주제는 진지하지만 표현은 더없이 코믹한 소설 6편을 묶었다. 이경 지음, 래빗홀

 

4 <블루 & 그린>

<등대로> <댈러웨이 부인> 등 작가의 대표작을 한숨에 읽어 내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언젠가 올라야 할 먼 산처첨 느껴진다면 <블루 & 그린>을 추천한다. 아주 짧은 스케치 글부터 단편까지 18편을 실었다. 길이는 짧지만 작가가 천착해온 주제는 그대로다. 왜 지금도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더퀘스트 

5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안온북스의 SF 소설 앤솔러지는 ‘유사과학’을 주제로 SF 작가 10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안아키’ ‘왕의 DNA’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실제 사례처럼 유사과학 신봉자들은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그것이 과학적인 진리라 믿는다. 이 믿음을 제대로 비틀고, 풍자하고, 찔러버린다. 정보라 외 9인 지음, 안온북스 

6 <오늘 파도는 좋아?>

에디터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흥미거리를 체화한다. <고아웃> <지큐>에서 에디터로 일한 이재위의 경우에는 ‘아웃도어 스포츠’였다. 뛰고, 달리고, 산을 오르던 그는 요즘 바다와 논다. 서핑, 등산, 스키, 마라톤, 트레킹까지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겪은 경험을 한 권에 담았다. 아내와 나누던 사소한 대화 “오늘 파도는 좋아?”가 바로 제목이 됐다. 이재위 지음, 핀드 

7 <엄마가 죽어서 참 다행이야>

제목을 보면 무슨 패륜인가 싶지만 들여다보면 더없이 솔직하고 아픈 얘기다. 할리우드 아역 스타 제넷 맥커디는 평생 ‘엄마가 바라는 모습의 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죽도록 벗어나고자 했던 엄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나’는 살아갈 방향을 잃는다. 뒤틀린 모녀 관계와 섭식 장애, 강박, 중독 등을 이겨내고 비로소 홀로 선 당신. 제넷 맥커디 지음,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