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은 지금, 진짜 문제는 ‘교통’이다. 우리는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탄소 배출 문제가 전 지구적 위기로 떠오른 지금, 각 국가는 탄소 중립 로드맵을 앞다퉈 내놨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 단체 등에서는 2030년까지 탄 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못하면,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은 불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탄소 문제에서 교통이 차지하는 비율과 현주소는 어떤가. 또 우리는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교통·철학 연구 자 전현우와 나눈 오늘의 탄소 중립.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이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됐습니다. 그럼에 도 교통 부분은 여전히 변화가 미진한가요?
2005년 대비 2019년의 값을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다른 분야의 배출량 이 줄어드는 나라에서도 교통은 큰 변화가 없고, 늘어나는 나라에서는 교 통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어요. 탄소 배출량 통계는 크게 비에너지 부분과 에너지 부분으로 나뉘는데, 2019년 인류의 전체 탄소 배출량 500억 톤 가운데 4분의 3은 에너지 부분에서 나왔습니다. 에너지 부분에 발전소·산 업·교통·건물 등 우리의 일상이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절대량으로 만 놓고 보면 교통은 화력발전소의 뒤를 잇는 2인자입니다. 에너지 연소 시 배출된 350억 톤 가운데 교통수단에서 나온 건 82억 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절대값만으로는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없고 지난 15년간의 변 화를 봐야 합니다. 변화의 방향과 속도. 감소세라면 절대량이 아무리 커도 방향만은 제대로 잡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교통 부분은 다른 분 야와 달리 잘해봐야 현상 유지, 아니면 다른 분야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입니까?
기후 체제의 주도권을 쥔 유럽도 다른 분야는 줄었지만 교통은 배출량이 현상 유지 상태입니다. 미국도 비슷해요. 중국, 인도 같은 나라는 가장 빨 리 늘어났죠. 결국 승용차와 항공기 때문입니다. 더 큰 차와 해외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바뀌지 않아서입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연관이 있군요. 우리나라 교통 문제의 원인도 결국 자가용인가요?
그렇죠. 승용차를 분석해보면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무게가 무거울 수록 움직이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부피가 늘어나면 공기저항도 커 지죠. 큰 차 하면 떠오르는 SUV가 2010년경만 해도 전 세계 신차의 15% 정도였는데, 이제는 40%가 넘습니다. 새 차 7대 중 1대쯤이다가 지금은 2대 중 1대가 된 거죠. 우리나라도 전체 차량이 20년간 2배 증가할 동안 SUV는 10배 이상 늘었어요. 이대로 쭉 가면 전 세계 차량의 절반이 SUV 가 되겠죠. 

똑같은 자가용이라도, 차체가 무거워지면 그만큼 탄소 발생이 많 아진다는 거군요. 그럼 가능하면 중소형차를 타는 게 좀 더 친환경적이라 고 할 수 있겠네요.
가볍고 작은 차가 연비가 높습니다. 중소형 하이브리드라면 20km/L 이 상 나오잖아요? 만일 어쩔 수 없이 차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환경적 인 부분을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SUV는 미세먼지 부분에도 영향을 미칩 니다. 타이어 마찰, 브레이크 마찰, 그리고 길에 쌓인 먼지를 차량이 다시 날려보내는 상황(재비산먼지)이 주요 원인이니까요. 모두 차량 무게와 부 피에 비례해서 나오는 겁니다. 역시 SUV가 가장 많이 발생시키죠. 

운전 습관은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같은 차량이라도 경제 운전이 중요합니다. 급가속이나 급출발을 자제하 고, 도로의 제한 속도에 맞게 달리면 연비가 올라가지 않습니까? 안전하 기도 하고요.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를 낮추라 는 권고를 국제기구에서 내놓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일자리와 인구가 몰려 있습니다. 수도권 집 중 현상은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먼저 수도권 집중 현상은 교통 부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차가 너무 막히니 대중교통이 다른 지역보다 더 유리하죠 . 가령 서울 인구의 4분의 3은 차가 없습니다. 한편 제주는 사람 수와 차량 수가 거의 같습니다(모두 약 70만). 렌터카 천국이기도 하고요. 

도시가 점점 커지는 현상에 반대하며 ‘15분 도시’의 개념도 관심을 받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요?
수도권과 서울이라도 여전히 걷기는 불편하고, 대중교통 우선 도시라기에는 아직 민망하고, 자동차를 권하는 도시입니다. 왜 그럴까? 여기에 대한 항의가 ‘15분 도시’ 개념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15분 도시’는 크게 보면 역세권, 작게 보면 초등학교 하나 있는 구역을 말하는 개념입니다. 초등학생이 걸어 다니고, 사람들이 역까지 걸어가는 데 부담이 크지 않은, 지름 1km 정도 되는 권역. 서울에 역이 약 300개 있으니 각 ‘15분 도시’의 인구는 3만~4만 명이겠죠? 도시계획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이 단위를 ‘근린주구(Neighborhood Unit)’라고 했는데, ‘15분 도시’라는 말이 좀 더 구체적 표현이라 화제가 된 거 같아요. 하지만 결국에는 오해를 일으키는 개념이 되었어요. ‘15분 도시’는 시간과 공간 규모가 함께 어우러지는 개념인데, 많은 사람이 시간만 생각해요. 15분 만에 다른 도시에 가야 한다는 거죠. 판교에서 강남을 연결하는 신분당선처럼요.

속도의 개념으로 잘못 이해한다는 거군요? 본래 취지와는 정반대네요.
그렇습니다. 분당에서 강남까지, 파주에서 강남까지 15분 내로 가는 하이퍼 루트를 뚫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 ‘15분 도시’ 규모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이겠죠. 분업화된 사회를, 거대도시를 이루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규모의 도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사람들의 생각이 닿아 있다는 거겠죠.

서울 수도권의 교통 문제라고 했을 때, 탄소 중립을 위해 어떤 부분부터 먼저 개선해야 할까요?
도시의 세포가 ‘15분 도시’라고 해도, 이들 세포 도시 수백 개는 연결해야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삶을 기후위기 속에서도 보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거시적 연결의 수단으로 철도가 중요합니다. 전체 평균으로 치면, 승용차 대비 에너지 효율이 10배 정도 높고요. 연비로 치면, 100km/L는 너끈히 나온달까요? 러시아워의 혼잡한 열차라면 300~400km/L는 나오겠네요. 이미 대부분 전기를 동력으로 삼아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고요. 철도망을 더 키우는 한편, 역 주변을 걷기 좋은 공간, 실질적인 ‘15분 도시’의 중심부로 가꿔야죠.

탄소를 절감하는 효율이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세계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철도가 중요한 거군요. 한 가구에서 자동차를 2~3대씩 보유한 현재는 탄소 발생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겠고요.
맞아요. 수도권에서도 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지역이나 동네는 차량이 적어요. 그렇지 못한 지역은 차량이 확 늡니다. 대중교통이 얼마나 공급되었는지에 따라 자동차가 일상에서 하는 역할이 달라진다는 의미거든요. 하루 두세 번 움직여야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죠. 이 이동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하려면 결국 공공 교통은 계속 개선하고, 승용차는 억제해야 합니다. 공공 교통 개선이 더 컸던 서울의 경우, 지난 81년간(2000~2018)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0.2톤 줄었습니다 ‘탄소 제로’를 목표로 삼으니까 사실 0이 되어야 하죠. 지금도 1인당 0.8톤이니 서울에서만 800만 톤이 나오는 셈입니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곳은 더 문제겠네요?
경기도도 그렇고, 지역에 따라 줄어들기는커녕 두 배 넘게 늘어난 곳도 있어요. 대중교통 수단이 점점 고사해가는 지역이 많고, 그나마 대중교통이 아주 형편없는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가령 광역철도망은 비수도권에서는 노선이 하나뿐이죠. 자동차가 급격히 보급되면서 도로 중심의 도시 확산 현상인 스프롤(Sprawl)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폭증하는 거죠. 지역과 상황에 맞는 급진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급진적이라고 하면 어떤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나요?
비수도권 지방은 대중교통이 붕괴되었으니 이용객을 늘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무상교통 같은 대중교통 인센티브, 그리고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망을 갖춰야 합니다. 한편 수도권이라면 온실가스 말고도 공간 부족 문제도 고려해야죠. 주차장 한 면을 확보하려면 사실 호텔방 하나 정도의 면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호텔방 값과 주차장 값을 비교한다면? 무료 주차는 밀도가 낮은 지방에서나 가능한 거죠. 수도권에서는 주차료를 대폭 높여야 공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데 도움이 되니, 사회 전체로는 더 낫지요. 차량마다 혼잡 통행료, 주행세를 물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렇게 거둔 세금으로 대중교통 인센티브를 만들어야죠. 수도권은 고속도로의 경우 일단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저는 제 책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에서 차로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서울과 달리 경기도의 배출량은 늘고 있으니, 이런 급진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통 부분에서는 물류의 문제도 있겠죠. 물류 역시 자동차, 그리고 항공기가 담당하고 있어요. 직구의 시대라고 할 만큼 작은 비타민 하나도 외국에서 주문하는 상황 역시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치겠군요?
네, 일부 항공사가 최대 영업이익을 낸 이유도 팬데믹 상황에서 화물 영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과일을 고를 때 생각합니다. 망고, 아보카도 같은 열대 과일은 비행기 타고 온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이게 비행기를 타고 올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건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망설일 때가 많아요.

물류와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얼마나 되나요?
전체 도로 배출량 중 6 대 4 정도로 보면 될 거 같아요. 트럭은 디젤차이고, 디젤의 비중에서 구할 수 있지요. 물류가 4죠. 물론 한국인이 소비하는 것뿐 아니라 수출을 위한 화물도 많습니다. 반면 환경과 탄소 배출에 대한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뭔가를 선택할 때도 좀 더 친환경적인 걸 고르더라고요. 수송 무게당 탄소 배출량은 선박에 비해 항공기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철도나 선박보다 수십 배 높다고 생각하면 되고요. 물론 선박도 배출을 하지만 근본적인 한계는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30% 수준이니, 지금처럼 먹으려면 결국 온실가스를 내뿜을 수밖에 없네요.

사실 식량이라는 건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맞습니다. 기후변화는 곧 흉작이 쉽게 일어난다는 말이기도 하죠. 우리나라는 땅까지 부족합니다. 태양광발전이 농지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전기를 태양광발전으로 얻으려면 땅이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해본 적이 있습니다. 통상 1㎢에 67MW를 깔 수 있고, 이걸로 보통 전기를 9만MWh 정도 얻을 수 있어요(가동률 15% 기준). 그런데 2019년 전력 사용량은 약 6억 MWh였어요. 한 6000~7000㎢, 서울보다 10배가 넘는 규모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전기를 태양광으로 다 얻을 수 있는 거죠. 국내 논 면적 정도 됩니다. 또 당시는 전기차가 전국에 수만 대밖에 없던 때라 자동차에는 거의 전기를 쓰지 않던 시점이죠.

전기차가 대안이 될 수 있나요?
전기차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 사실이에요. 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자동차 주행거리가 지금과 똑같으면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전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전기는 다 재생에너지로 가야 하는데, 그거에 엄청난 부담을 더하게 되는 거죠. 에너지 효율 향상을 감안해도, 전기차로 자동차 주행거리를 모두 채운다면 전기가 아마 1억3000만 MWh는 필요할 겁니다. 이건 매년 원자력발전소가 내놓는 전력량과 비슷하고, 지금 쓰는 전기의20~25%나 됩니다. 서울의 2~3배 또는 제주도 면적만큼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야 지금처럼 자동차를 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좋아요. 지금 우리는 차를 끌기 위해 제주도만큼의 땅이 필요한 에너지를 산유국에게, 아니면 고생대나 중생대에 살았던 옛날 플랑크톤한테 외주를 주고 있는 거죠.

기후변화의 주도권이 유럽에 있다고요. 이건 왜 그런가요?
비교적 가장 먼저 상황을 알기도 했고, 미국보다는 땅과 자원이 귀한 곳이죠. 이런 객관적 조건 덕분에 환경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던 거고요. 유럽 여행을 하면, 대도시라도 자전거나 트램을 이용하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되지 않습니까?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자동차가 꼭 답은 아니라는 사회적 반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정치로도 연결되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주요 정당입니다. 녹색 정치의 전통이 수십 년간 쌓여 있습니다. 그런 독일도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탄소 배출량을 줄여왔지만 자동차 부분만큼은 큰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죠.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탄소 중립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자동차는 어떤 것인가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자동차는 없습니다. 다만 단순 내연기관차는 가장 좋지 않고, 하이브리드는 그나마 악영향이 덜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악영향이 그나마 적은 편이죠. 책에서는 탄소 부채라는 말을 썼는데요, 우리가 뭘 하든 소비를 해서 지출을 하듯 결국 차량을 사서 운행하면 탄소가 나옵니다. 부채는 감당할 수 있을 선에서 늘려야죠. 자동차의 배출량도 상쇄할 수 있는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새롭고 혁신적 기술 몇 가지로 넘을 수 있는 종류의 위기가 아닙니다. 기술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물적 구조, 사회적 제도, 정치적 합의, 그리고 결국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합쳐져 작용해야 넘을 수 있을 겁니다.

팬데믹 동안 세계인 모두가 여행을 거의 못했는데, 그럼 그때 탄소 배출이 좀 줄었나요?
당시 세계적으로 항공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이 감소하기는 했어요. 근데 항공만 줄었고, 자동차 분야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2019년과 증가세가 비슷하더군요. 게다가 대중교통은 공포의 대상이 되어 수요가 뚝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15분 도시’가 재조명 받은 거죠. 팬데믹이 없었으면 ‘15분 도시’라는 게 진부한 얘기로 치부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개인적으로 교통 면에서 친환경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의무감만으로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오래갈 수 없습니다. 사실 디스토피아를 막아보려고,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보려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일부러 시간을 내어 걷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걷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걷게 하는 이유 가운데 결국 핵심은 대중교통이죠. 우리의 도시를 정류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걷기 공간이 연속된 ‘확장된 걷기 공간’으로 만드는 것, 이게 제가 제안하고 싶은 이상적 그림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걷기 자체가 가진 매력에 주목해보면 어떨까요. 걷기는 도시를 완전히 연속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듭니다. 차량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주변을 둘러보면서 느낄 수 있는 거리의 매력, 각각의 동네가 가진 매력은 차를 타고 지나갈 때는 느낄 수 없죠. 자기 동네에서, 그리고 기차가 닿는 전국에 걸쳐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걷기 공간을 찾아내고 이들을 대중교통으로 연결해 즐기는 방법을 주변과 공유하는 것. 이게 요즘 라이프스타일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걸어라. 걷는 것만이 친환경이다.” 책 속의 문장이 다시 떠오르는 말이네요.
걷기를 우리가 늘 하는 싫은 것, 피곤한 것, 자동차를 사서 빨리 줄이고 벗어났으면 하는 것으로 본다면,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기후위기는 심화될 겁니다. 반면 걷는 것을 중심으로 도시와 교통망을 짠다면, 그만큼 차량은 줄고 기후위기는 완화되겠죠. 기후위기가 너무 크고 답이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덕에, 내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갑갑한 분이 많을 겁니다. 그때는 이 거리를 기꺼이 걷는 당신의 발걸음이 기후위기를 극복할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 이걸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