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자에게 군산만 한 곳이 없다. 도심과 바다를 모두 누빈 군산에서의 1박 2일.

군산 근대문화거리에 위치한 장미갤러리.

1 마리서사의 단정한 외관. 2 모어앤모어의 내부 공간. 3 일흥옥의 시원한 콩나물국밥.
4 모어앤모어에서 판매하는 엽서와 포스터. 5 고우당의 아름다운 중정.

군산 골목

전날 바다를 실컷 보았으니 다음 날은 군산 도심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호텔 조식의 유혹을 뒤로하고 서둘러 월명동으로 향한다. 뜨거운 국물이 필요한 아침, 짬뽕만큼 군산에서 맛봐야 하는 메뉴가 있으니, 전주만큼 군산도 콩나물국밥에 진심이다. 새벽부터 끓이는 육수 냄새로 국밥골목은 구수하면서도 푸근한 아침을 맞는다. 1975년부터 성업 중인 일흥옥은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콩나물국밥집이다. 전통 토렴식을 고수하기에 알알이 개운한 육수가 깊이 배어 있다. 각종 한약재를 넣고 끓인 모주를 빼먹으면 섭섭하다. 본래 따끈하게 데워 먹는 것이 정석이지만, 시원한 모주도 달큼하게 속을 달래는 데 나쁘지 않다. 오후 3시까지만 하니 늦장을 부리다가는 맛도 못 본다.
근처 이성당에서 간식으로 먹을 빵을 사들고 골목 구경에 나선다. 일본식 가옥 형태를 재현한 카페 고우당을 지나면 1920년대 건립한 적산가옥에 들어선 마리서사가 소란스럽지 않게 자리하고 있다. 1940년대 시인 박인환이 종로에서 운영한 문화예술 전문 서점의 이름을 딴 독립 서점이다. 밖에서 볼 때는 크지 않지만, 알찬 큐레이팅 덕에 양질의 밀도로 책이 빼곡하다. 문학을 포함해 철학과 환경, 여성, 여행 등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고, 때때로 작가를 초청한 북토크 등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여행지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으로 그곳에서 책을 사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편집숍 모어앤모어는 기념품과 선물을 사기 좋다.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와 포스터를 판매하는데 거기 담긴 군산의 모습은 누구나 그리워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 외에 LP와 제로웨이스트 물품, 책과 카메라 등 여행자의 낭만과 맞닿아 있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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