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관련 용어와 <얼루어>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이 정도만 숙지해도 당신은 ‘향잘알’! 

1 향의 노트

노트란 향에 대한 느낌을 뜻한다. 발향 순서에 따라 톱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 세 단계로 나뉘는데, 각 노트의 단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한다. 

TOP NOTE – 톱 노트는 향수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로 뿌린 직후 느껴지는 향이다. 주로 레몬, 베르가모트 등의 시트러스 계열 혹은 라벤더, 일랑일랑 등 플로럴 계열이 이에 속한다.
MIDDLE NOTE – 하트 노트라고도 불리는 미들 노트는 향의 중간 단계다. 향수의 주제, 캐릭터가 가장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BASE NOTE – 바텀, 베이스 노트 혹은 라스트 노트는 향수를 뿌린 후 2~3시간 뒤부터 느껴지는 잔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드, 머스크 등의 향료를 사용한다. 

2 향수의 종류 

기본적으로 향수는 향료의 비율에 따라 구분한다. 향이 차지하는 비율, 다시 말해 향수 원액의 함량비에 따라 종류를 나눈다. 부향률이 높은 제품일수록 향이 강하고 지속성이 좋다. 향의 농도가 높은 순서대로 퍼퓸, 오 드 퍼퓸, 오 드 투왈렛, 오 드 코롱, 샤워 코롱으로 분류된다. 발향 지속 시간도 이에 비례한다. 

EDP / EAU DE PARFUM – 오 드 퍼퓸은 퍼퓸과 오 드 투왈렛의 중간 정도 농도로 조향되었다. 알코올 72~92%에 향 원액이 10~18% 정도이고, 보통 4~5시간 정도 향이 지속된다.
EDT / EAU DE TOILETTE – 화장수라는 의미로 몸차림을 정돈하기 위한 물이라는 뜻이다. 가장 대중적인 향수로 향수 입문자가 사용하기 적합하다. 부향률은 5~12%, 지속 시간은 3~4시간 정도.
EDC / EAU DE COLOGNE – 3~7%의 향료를 알코올에 부향시킨 제품으로 잔향이 1~2시간 정도로 짧다. 일반적인 향수보다 향이 가볍다. 레몬, 베르가모트, 로즈메리, 네롤리 등으로 구성된 신선하고 부드러운 향을 제조한다. 

3 향수와 젠더

성별을 나타내는 용어로 남성 향수와 여성 향수를 구분 짓는다. 

FEMME – 팜므라고 읽으며, 여성을 뜻한다. 우먼(Woman), 엘르(Elle), 허(Her), 돈나(Donna)와도 통용된다.
HOMME – 옴므라고 읽으며, 남성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비슷한 계열로는 맨(Man), 우모(Uomo), 힘(Him), 메일(Male)이 있다.
POUR – 영어의 ‘for’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보통 옴므, 팜므 앞에 붙어 남성 전용, 여성 전용 향수임을 명시한다.

4 향의 종류

CITRUS – 오렌지, 레몬 등 새콤달콤한 특성을 지닌 과일의 향.
FRUITY – 농익은 과일의 달콤한 향.
GREEN – 풀, 잎, 줄기 등을 연상시키는 신선한 향.
AROMATIC – 로즈메리, 라벤더 등 허브 계열을 표현한 향.
LIGHT – 프레시, 시트러스, 그린과 같이 휘발성이 높은 향으로 지속 시간이 짧다.
HEAVY – 무겁게 가라앉아 지속력이 높은 향.
FLORAL – 달콤한 꽃향기.
SMOKY – 그을린 듯한 향.
INCENSE – 인센스 스틱을 태워서 나는 듯한 향.
ORIENTAL – 동양적인 향으로 발삼, 레진, 스파이시, 우디, 애니멀 향 등을 표현.
SPICY – 톡 쏘는 듯한 자극적이고 강한 향.
ANIMALIC – 동물성 향료에서 유래한 것으로 희석하여 사용할 경우 따듯한 느낌을 준다.
LEATHER – 가죽 특유의 향.
EARTHY – 흙, 산림 등 대지에서 비롯된 향.
MUSK – 사향노루에서 추출한 향으로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의 관능적인 향.
DRY – 마른 나무, 이끼, 건초에서 느껴지는 건조한 향.
ABSOLUTE –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향료.
CHYPRE – 시원한 식물 향.
WATERY – 물에서 느껴지는 상쾌하고 투명한 향.
MARINE – 시원한 물과 해초류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느낌을 표현한 향.
RESINOID – 송진, 식물 등에서 추출해 담은 향.
BOUQUET – 다채로운 꽃이 혼합된 꽃다발에서 느껴지는 향.
CHORD – 화음이라는 뜻으로 개별적인 향을 섞어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향.
BITTER – 나무뿌리, 약초, 애니멀 노트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여러 향이 복합되어 만들어낸 향.
NUANCE – 향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향.
HARMONY – 여러 향을 조합해 탄생한 새로운 향.
TRAIL – 향수를 뿌린 후 지속되는 향의 여운, 잔향.

5 분리배출 방법

용기 내부의 남은 향수는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흡수시켜 버린다. 화학물질인 향수를 물로 흘려보내면 수질, 토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용기에 부착된 라벨 스티커는 떼어내, 유리로 분리배출한다. 뚜껑, 스프링, 튜브도 소재별로 분리해 버린다. 만약 분리가 어렵다면 모두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Q&A

1 몸의 컨디션에 따라 향의 지속력이 달라질 수 있나요? 때마다 발향이 다른 것처럼 느껴져요.
향의 지속력은 날씨와 몸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향의 증발을 가속화하기 때문에 지속력이 짧아진다. 체온이 오르면 톱 노트가 빠르게 날아가는데, 이 경우 미들과 라스트 노트가 함께 발현되면서 향에 대한 첫 느낌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 또한 체취에 따라 향이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

2 향의 지속력을 높일 수 있는 착향 방법이 있나요?
향수를 뿌리기 전 피부를 충분히 보습해준다. 건조한 피부는 향을 빠르게 흡수해 금세 향이 옅어진다. 이때, 향이 충돌하지 않도록 무향의 바디로션을 발라줄 것. 혹은 손바닥 안쪽에 향수를 뿌린 상태에서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면 향의 입자가 모발에 흡착되면서 지속력을 높일 수 있다. 손을 한 번 거쳐 옮겨져 보다 부드러운 향으로 나타난다. 직접 분사할 경우 향 분자가 몸 전체에 분포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고 분사할 것.

3 같은 종류의 향수인데 EDT와 EDP의 향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DT와 EDP는 향의 부향률은 물론, 향의 조성 자체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EDP는 EDT에 비해 향의 지속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향을 디자인하게 된다. 모든 향수는 계절과 용도에 따라 향의 강도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 둘을 나누는 근본적인 콘셉트다.

4 향수에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개봉 시점으로부터 유통기한이 생긴다. 오픈 후 1년 내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산소와 햇빛으로부터 내용물이 노출되면 산화 반응이 일어나고 향취가 변할 수 있다. 특히나 시트러스 계열이나 플로럴 향은 산화되기 쉽다. 앰버와 같은 무거운 베이스 노트를 가진 오리엔탈 향수는 비교적 긴 시간 향이 지속된다.

5 향수를 잘 보관하는 방법이 있나요?
냉장고나 와인셀러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나 열과 직사광선은 꼭 피해야 한다. 향수는 우리 피부와도 같이 연약하다. 열은 향수의 화학 구조를 무너뜨리고 자외선은 천연 성분을 담은 향수를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차 내부처럼 소음이나 움직임이 많은 곳도 피하는 것이 좋다. 향 자체가 지닌 고유의 진동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

6 향수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니치 향수는 왜 이렇게 비싼 것이죠?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니치 향수가 선택하는 고품질, 고가의 원료 때문이다. 아가우드, 네롤리, 로즈 천연 오일 등의 성분이 이에 속한다. 또한 유명 조향사들의 몸값이 반영되거나 브랜드 자체의 전략적인 부분이 포함된 경우 고가로 책정되기도 한다.

7 향수 레이어링 법칙이 있나요?
향을 디자인하고 배합하는 데에는 많은 규칙이 존재한다. 초보자라면 지속력이 비교적 짧은 코롱을 사용해볼 것. 잔향이 짙은 제품을 두 개 이상 같이 쓰면 레이어링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착향 전, 천에 뿌려보고 느낌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향을 블렌딩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다.

8 남성적, 여성적인 향을 나누는 성분과 기준이 존재하나요?
일반적으로는 남녀를 구분하는 성분은 없다. 향에 대한 경험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향수산업에서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었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젠더리스 향수가 대거 등장했고, 사람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스스로를 돋보이게 만들어줄 나만의 시그니처 향을 찾는 데 집중한다.

9 향에도 트렌드가 있나요?
몇 년 전부터 우디 계열의 향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 여성성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플로럴 계열에서 벗어나 우디 향을 즐기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남성들도 시트러스나 플로럴 계열 등의 향으로 변주를 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중이다.

10 향수의 톱, 미들, 라스트 노트를 구분하기 어려워요.
처음부터 톱, 미들, 라스트 노트가 한꺼번에 느껴지면서 끝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각 노트가 분명하게 구분되기도 한다. 노트의 구성은 향수 자체의 특징이며, 각 노트가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잘 디자인된 향이라고 볼 수 있다.

11 맡으면 머리가 아픈 향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선천적인 이유다. 향의 고유의 파장과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해당 향을 경험했다면 기억이 소환되면서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학습된 경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