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라면 다 좋아! 마라 마니아를 위한 마라 라면 6
별미라기엔 일상으로 자리 잡은 마라. 처음 보는 마라를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마라 마니아라면 맛보아야 할, 시판 중인 6개의 마라 라면.
CU의 사천왕 마라탕면 큰컵ㅣ2천5백원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마라맛이라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제품이다. 이미 진한 국물 색깔을 보는 순간부터 입술이 붓는 느낌에 저릿하다. 얇은 고구마면에 기다란 건두부와 청경채가 토핑으로 들어 있어 마라 마니아라면 첫인상 점수부터 후하게 줄 구성이다. 역시나 마라맛이 꽤 진하고 만족스러운 얼얼함을 자랑한다. 국물을 모두 마셨다가는 하루 권장 나트륨을 가볍게 넘을 법하지만 알면서도 자꾸 당기는 것이 마라의 맛 아니던가. 컵이 작아 우습게 보았다가는 끝없이 나오는 고구마면의 마법에 놀랄지 모른다. 나란히 출시된 마라훠궈탕면은 마장소스가 추가돼 더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CJ의 사천마라탕면ㅣ6천원(2 인분)
건더기가 들어 있지 않은 순수한 의미로서의 탕면이다. 끓이는 방식인 만큼 대패삼겹살, 청경채, 팽이버섯 등 취향에 따라 재료를 추가해서 즐길 수 있다. 묵직한 액상형 마라소스가 들어 있고 홍고추와 화자오가 별도로 포장되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어 좋다. 화자오가 들어가자마자 맵싸한 냄새가 가득 피어오르는데 다 넣어도 기분 좋게 얼큰하다. 양념 중 야채짬뽕 베이스가 들어 있어 묘한 짬뽕의 맛이 느껴질 때쯤 숨어 있던 마라가 슬그머니 치고 올라온다. 면이 맛있고 탱탱해 마라탕을 먹을 때 고소한 옥수수면을 좋아한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맛이다. 소스의 2/3에 설탕 한 스푼을 더하고 재료를 볶으면 마라샹궈로도 즐길 수 있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웨이리의 일도찬 대만 마라우육면ㅣ3천원대
대만의 인기 컵라면으로 마라가 들어간 버전이다. 대만 여행 기념품으로 유명한 이 제품이 편의점에도 진출했다. 큼직한 건더기에 물을 붓기 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별도의 표시선이 없어 눈치껏 적당히 물을 부어야 한다. 납작한 면발은 시원한 국물이 잘 배고, 고기 건더기가 풍족하게 들어 있어 컵라면이지만 마치 식당에서 먹는 듯한 느낌이 난다. 우육면의 진한 육수에 단맛이 강한 칠리소스가 들어가 새콤달콤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끝에는 마라보다 산초의 얼얼함이 훅 느껴지지만 초보도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정도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하이츠지아의 쏸라펀ㅣ1천7백원
국내 제품의 얼얼함이 부족할 때 이 컵라면의 ‘마라력’에 도전해볼 만하다. 마라 본연의 얼얼함에 시큼한 중국 흑식초까지 넣어 그야말로 향신료의 축제와 다름없다. 면은 고구마 당면이라 국물을 한껏 머금어 일반 밀가루면보다 국물맛이 훨씬 진하게 느껴진다. 마라 시즈닝에 볶은 듯한 땅콩 토핑은 오도독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한다. 뜨거운 국물에 식초를 넣어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조금씩 맛을 봐가며 넣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곧, 이 새콤매콤함에 길들여진다면 해장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온라인 마트나 중국식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진마이랑의 마라짜장면ㅣ1 천9백원
마라와 짜장이 만난다면 어떨까? 동봉된 짜장소스는 춘장에 가까운 검은색이고 마라소스는 검붉은색이라 자극적인 맛이 예상된다. 하지만 의외의 담백함으로 반전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짜장 컵라면과 같이 물을 덜고 소스를 비벼 먹는 방식인데 소스가 생각보다 되직해 골고루 잘 섞어야 한다. 부드럽고 얇은 면에 소스를 듬뿍 묻혀 먹으면, 양파의 단맛이 느껴지는 보통의 짜장라면이다. 언뜻언뜻 느껴지던 마라는 반쯤 먹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입안이 살짝 코팅되듯 얼얼해지는데 전반적인 조화가 꽤 매력적이다. 건더기도 많은 편이라 밥을 비벼 먹어도 좋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세미원의 8 분요리 마라탕면ㅣ6천9백원
현지의 맛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로 리뉴얼한 제품이다. 소고기와 숙주, 면두부, 피시볼 등 건더기 토핑이 더욱 다양해졌고 따로 있던 오리지널과 매운맛을 하나로 합쳤다. 고추기름과 마라탕소스는 맵거나 아릿한 맛이 강하지 않고 오히려 사골육수의 부드러움이 더 지배적이다. 얼얼하기보다는 얼큰함이 강한 시중의 ‘K-마라탕’을 충실히 살린 맛으로, 밥 한 공기를 턱 말아먹고 싶어진다. 면은 끓이고, 육수는 전자레인지로 따로 돌려야 해서 조금 번거롭지만 덕분에 생면의 식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매운맛 ★★★ 얼얼함 ★★ 달콤함 ★★
-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HYUN KYUNG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