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독소를 빼내고 체중 감량의 효과까지 있다는 레몬디톡스. 범람하는 정보 속에 무턱대고 따라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몸에 더없이 이로울 수도, 생고생이 될 수도 있는 레몬디톡스를 말한다.

“레몬디톡스 7일째, 몸이 가볍고 눈이 맑아진 느낌. 고질병이던 어깨결림도 없어지고 막혀 있던 코가 뻥 뚫린 느낌. 그런데 급 노안 됨” S.NS에 이효리의 레몬디톡스 후기가 올라오는 동안 포털 사이트에는 레몬디톡스 효능, 레몬디톡스 방법, 레몬디톡스 부작용 등의 연관검색어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이미 비욘세와 안젤리나 졸리의 건강 비법으로 소문이 나면서 건강과 몸매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번쯤 도전도 해보고 실패도 해봤을 그 레몬디톡스였다. 본격적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레몬디톡스를 향한 언쟁이 꽤 팽팽했다. “만성변비인데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었어요.”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1주일 동안 살이 4kg이나 빠졌어요.” 세상에 더없는 식이요법이라 예찬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이 먹을 만한 게 못 되요. 속도 쓰리고 머리도 아프고 하루 만에 포기했어요.” “살이 6kg 빠졌지만 끝나자마자 요요. 비추!” 반응이 이토록 극과 극이니 레몬디톡스가 더욱 궁금해졌다.

레몬디톡스란
레몬디톡스는 일정 기간 다른 음식은 섭취하지 않은 채 디톡스 전용으로 나온 천연성분 시럽과 레몬즙, 카옌페퍼 또는 고춧가루를 희석한 레몬디톡스 음료와 물만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레몬디톡스의 핵심은 공복과 칼로리 제한. 소화기관을 잠시 쉬게 하면 세포들 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독소를 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쥐의 음식물 섭취량을 40% 줄였더니 수명이 20~30% 늘어났다는 최근 영국 노화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그 설명을 뒷받침한다. 레몬디톡스를 할 때에는 공복을 유지하면서도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 몸에 꼭 맞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건강한 레몬을 고르는 것은 물론,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시럽을 잘 선택해야 한다. 시럽은 레몬만으로 부족한 필수 영양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타민 C와 칼슘, 철, 아연, 마그네슘, 칼륨 등이 적절히 혼합된 레몬디톡스 전용 시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적의 자연 치유>에 따르면 “레몬은 간에 양분을 주어 간을 재충전한다. 아침에 일어나 레몬 주스와 물을 마시면 간으로 하여금 소화 과정을 돕도록 준비시킬 수 있다. 또한 소화액이 소화되지 않은 음식 입자들, 즉 쓰레기를 청소하도록 활력을 준다”라고 설명한다. 레몬디톡스법을 창안한 안드레아스 베어 박사는 <레몬디톡스 다이어트>에서 그 효능을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독소와 노폐물 제거는 물론 위장 기능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변비, 피부 트러블, 소화불량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쯤이면 레몬이 우리 몸에서 디톡스 작용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왜 살을 빼는 다이어트 요법으로 유명해진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디톡스에 동반하는 부수적인 효과다. 단시간에 신진대사에 필요한 미네랄과 최소의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신체를 정화하고, 지나치게 많이 쌓인 지방과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감량이 이뤄지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정은은 이렇게 조언한다. “너무 오래하면 단백질 부족으로 체지방보다 근육의 손실로 체중이 줄어들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개개인의 체질과 상황에 맞게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도전, 7일간의 레몬디톡스
사실, 처음부터 직접 해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한 체험자와의 인터뷰가 생각을 바꿨다. “습관처럼 폭식을 하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했는데 레몬디톡스 후에는 그런 음식을 못 먹겠더라고요. 몸에서 거부를 하니 당기지가 않었어요. 위가 줄어서인지 폭식 습관도 고쳤고요.” 평소에 맵고 짜게 먹어 소화가 안 될 때가 많았고, 잦은 음주로 위가 탈이 날 때가 많아 이번만큼은 내 몸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솟구쳤다.

레몬디톡스를 하기로 결심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디톡스 주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싱싱한 레몬을 갈고 천연성분 시럽과 카옌페퍼를 넣어 2리터 생수병에 담았다. 카옌페페 때문에 좀 역할 수 있다는 말에 살짝 걱정했는데 웬걸? 음료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디톡스 주스 2리터와 생수 2리터, 총 4리터의 음료를 마시는 것까지는 괜찮았으나 가장 고역이었던 건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액체만 마셔대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튿날 밤, 체중계에 올랐다. 몸무게는 0.5kg 빠져 있었다. 시작한 지 3일까지는 섭취했던 영양분이 소모되고 당분이 분해돼 디톡스 음료의 영양분을 쉽게 흡수하는 몸 상태로 변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건 가장 배가 고픈 시기임을 뜻하기도 한다. 레몬디톡스를 하기에 앞서 가장 걱정이 된 것도 그 부분이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리만큼 허기가 지지 않았다. 3일째부터 설사가 시작되었다. 설사를 하면 물을 더 많이 마시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물의 양을 좀 더 늘렸다. 하루종일 음료만 마시니 입이 여간 텁텁하지 않았다. 자주 양치질을 하고 페퍼민트, 재스민과 같은 허브티를 함께 마시니 텁텁함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었다. 몸무게는 1.2kg 줄어 있었다. 4일째가 되자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기가 오는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헛구역질이 나고, 누군가는 머리가 아프고, 또 누군가는 피부 트러블이 있다고 했다. 그건 바로 몸을 순환하던 노폐물이 분해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가습기를 수시로 틀었으며 외출을 자제했다. 열은 내렸지만 5일째가 되자 맛있다고 먹었던 음료에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루의 유일한 먹거리인데 이 음료가 맛없어졌다는 건 큰 난관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 게 아까워서라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 확실히 2~3일 차보다 더 음식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신기한 건 매일 마시던 커피도, 하루가 멀다 하고 마시던 술도 당기지 않았다는 거다. 먹고 싶은데 참는 게 아니라 정말 생각이 나지 않는 게 놀라웠다. 음료 특유의 향과 그것이 주는 포만감에 꽤 익숙해진 것 같았다. 5일째 2kg 감량.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게 느껴졌다. 저녁 약속을 잡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도 처음에는 기대하지 못한 변화였다.

스스로는 크게 느끼지 못했으나 피부 톤이 밝아졌다, 얼굴이 갸름해졌다는 주위의 반응은 분명 동기부여가 되었다(주위에 디톡스나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있다면 작은 변화에도 부디 아낌없이 칭찬해주길!). 마지막 7일째. 총 2.5kg을 감량했다. 8~9kg까지 감량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큰 수치는 아니지만 아랫배가 납작해진 것을 보니 몸 안의 독소뿐 아니라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쌓여 있던 노폐물이 깨끗하게 정리된 기분이 든다 . 가장 만족스러운 건 맵고 짠 음식을 즐기던 식습관에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는 거다. 어떤 음식을 먹든 나의 몸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내 몸 안에 독을 쌓는 음식처럼 보이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이러한 건강한 변화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체험기 덕분에 시작한 레몬디톡스의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레몬디톡스를 경험한 이들의 조언
1 업무량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너무 바쁠 때는 신경이 예민해져서 중간에 포기하기가 쉽고, 한가할 때는 잡생각이 많아져 음식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고 첫날부터 꼭 체중을 확인하길. 줄어가는 체중은 해이해지는 마음을 되잡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 김정현(회사원)
2 독소 배출이 잘되고 있는지 의심이 된다면 자신의 혀를 관찰해보면 된다. 독소가 배출될 때는 혀에 설태가 생기며 노란색이나 갈색이 비치기도 한다. 독소가 모두 빠지고 나면 다시 깨끗해진다. – 김아름(프리랜스 에디터)
3 몸이 약한 편이라 갑자기 무리가 오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레몬디톡스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아침과 점심은 일반식으로 하고 저녁을 레몬디톡스 음료로 대체했고, 5일 정도 지난 후에는 점심만 일반식으로 하고 아침, 저녁을 디톡스 음료로 마셨다. 몸이 디톡스 음료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성민하(회사원)
4 레몬디톡스가 잘 맞아도 14일은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것도, 몸무게를 줄이는 것도 욕심을 부리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또 디톡스가 끝났다고 해서 몸에 독소가 더 이상 쌓이지 않는 것이 아니니 평소의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 – 김윤지(대학생)
5 디톡스 후 위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보통식으로 바꾸는 과정은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틀째까지는 야채 주스를 위주로 마셨고 3일째부터는 과일을 잘게 잘라서 꼭꼭 씹어 먹었다.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순하고 부드러운 음식으로 2주간에 걸쳐 보식을 하면서 추가로 4kg을 더 감량했다. – 오미주(사진가)
6 디톡스 중에는 먹고 있는 비타민이나 건강보조제를 멈춰야 한다. 소화에 부담을 주고, 정화에서부터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가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극적인 결과는 레몬디톡스를 계기로 담배를 끊게 되었다는 거다. 처음에는 생각이 덜 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금연이나 금주를 계획 중인 이라면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다. – 한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