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S/S 런웨이에서 발견한 트렌드 타임라인.

POWER DRESSING
각지고 구조적인 실루엣의 파워 슈트 스타일이 강세를 보인 1980년대. 흐르는 실루엣과 부드러운 소재 위주로 펼쳐진 자유와 낭만의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에는 전혀 다른 무드가 패션을 장악했다. 이 극적인 전환의 배경에는 뚜렷한 사회적 변화가 자리한다. 1980년대에 들어 금융과 서비스, 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화이트칼라 직종과 관리자, 임원층이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복장 규정이 강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고,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 급증함에 따라 기존 남성 슈트의 규격에 맞춘 직선적인 어깨와 명확한 상체 볼륨, 그리고 전반적으로 단정한 실루엣이 그 시절 여성의 새로운 ‘추구미’가 되었다. 여러 패션 브랜드에서는 실루엣이 간결해짐에 따라 저마다의 개성을 표출할 수단으로 ‘컬러’를 선택했다. 레드와 옐로 등 원색 계열부터 에메랄드, 메탈릭 핑크 등 1980년대의 런웨이는 팝하고 과감한 컬러의 파워 숄더 슈트 스타일로 가득 채워졌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 스타일은 가장 먼저 생 로랑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80년대 스타일을 반복적으로 컬렉션에 반영해온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시즌에도 과장된 어깨선과 강렬한 레더 소재에 빅 보 디테일로 페미닌한 무드를 한 스푼 더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톰 포드 역시 남성 슈트의 구조를 유지한 채 경쾌한 컬러를 입혀 80년대 파워 슈트의 현대적 정석을 제시했다. 다리오 비탈레의 처음이자 마지막 컬렉션에서는 원색의 컬러 블로킹이 돋보이는 슈트 셋업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각진 어깨와 구조적인 재단, 강렬한 색채는 80년대 파워 드레싱 특유의 자신감과 과시적 미학을 떠올리게 하며 시즌 전반에 뚜렷한 긴장감을 더했다.
- 사진 출처
- COURTESY OF GORUNW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