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

허성임
불편하고 낯설며, 그동안 외면해온 주제를 몸의 언어로 무대 위에 펼쳐내는 안무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안무팀 ‘허 프로젝트(Her Project)’를 이끄는 디렉터이자 런던 컨템퍼러리 댄스 스쿨, 니드컴퍼니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작품 ‘1도씨’를 선보였다. 어떻게 기획한 작품인가?
아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학생들과 얘기할 때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더 멀리,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고, 이런 이야기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기획했다. 기후변화를 다루면서 중점을 둔 건 도시와 자연, 그리고 사람이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셔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현대무용은 다소 어렵고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예술의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나?
현대무용을 보며 명확한 해답이나 해결책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현대무용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마련하는 예술이다. 추상적인 형식이기에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고 수용할지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런 부분에서 더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구성원과 함께할 때 우선에 두는 가치는 무엇인가?
팀워크다. 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곧 즐거운 시간을 나눠 좋은 경험, 행복한 시간을 쌓는 여정이다. 목표를 위해 날이 선 채 싸우고, 시기 질투하는 현장도 경험해봤지만 사람을 잃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우리가 춤을 추는 이유가 순수한 애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오디션을 볼 때도 마음에 드는 무용가가 있으면 그의 인품을 수소문한다.
기후위기, 죽음, 성정체성 같은 주제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도 그렇고 안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삶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전에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다면 이제는 ‘우리’를 바라보는 시간이 훨씬 더 커진 느낌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 고마운 계기이기도 하다. 공동체에 대해 내가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시야도 넓어졌다.
이런 주제를 풀어낼 때 중점에 두는 건 무엇인가?
작품을 어둡게 끌고 가는 건 지양하려 한다. 무용수와 관객 모두에게 무대 경험은 행복한 일이 되어야 한다. 관객이 극장에 오기까지 티켓을 사고,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대해야 한다. 이때 엔터테인먼트한 작업을 만들어내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나만의 색을 갖고 있되, 현대무용을 어렵고 멀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순수예술에서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걸 의미할까?
단순히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객을 몰입의 여정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올릴 수 있는 힘, 그걸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
무용에 있어 좋아하는 문법이 있나?
하나의 모티프를 끝까지 밀고 가는 방식이 좋다. 1분짜리 무브먼트 하나를 재료로 50분의 흐름으로 확장하는 식이다. 그런 작업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안무다.
지금 대답을 듣다 보니 초기작 ‘넛크러셔’가 떠오른다. 작품을 보며 한 여성으로서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다. 헤드뱅잉과 엔딩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018년 독립 이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 중 하나인데, 초반 20분은 무음이 흐르다, 이후 음악이 강하게 터지며 헤드뱅잉이 이어진다. 끝없이 압축되고 억눌렸던 여성성이 해방되는 순간 모든 걸 벗어던지고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이후 아이 컨택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고 시선을 주고받으며 연대 의식 속에서 몸이 하나의 조각으로 끝난다. 명확한 엔딩 장면이 없는데, 국가에 따라 그 시간이 3시간 가까이 차이나 흥미로웠다.
안무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나?
자료 조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1도씨’는 리서치에만 거의 1년이 걸렸다. 기하학적 도형과 도시의 관계를 다룬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의 전시가 큰 영감이 됐고, 여러 뉴스를 찾아보는 등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강렬하다’ ‘뜨겁다’는 당신의 작품을 대변하는 단어다. 이런 표현 방식의 뿌리는 무엇일까?
나란 사람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넉넉하지 못한 환경, 작은 체구, 그럼에도 주체할 수 없는 갈망 속에서 무용을 시작했다. 너무 간절했던 나머지 한 달 만에 65kg에서 20kg을 감량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게 있을 때는 눈에서 불꽃이 튀듯 열망이 솟아난다. 한성대에서 무용을 전공한 뒤, 처음 간 비엔나에서 로사스(Rosas)의 작업을 보고, 엉엉 울며 밤을 지새웠다. 무대 위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자유롭게 춤추는 그를 보고 ‘이게 바로 현대무용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 순간 벨기에행을 결심했다. 파츠(P.A.R.T.S)에서 공부하고 무용단 오디션도 100번 넘게 봤다.
세계 무대에서 당신의 리그를 어떻게 구축했나?
재미있어 보이면 일단 뛰어든다. 얀 파브르(Jan Fabre) 무용단 오디션도 사실은 이탈리아 무용수를 구하는 공고였는데, 잘못 보고 지원한 것이었다. 이탈리아어로 연기를 하라고 하는데, 내가 아는 이탈리아어라고는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모차렐라밖에 없었다. 그걸로 주절주절 연기하는 날 오히려 재미있게 봐주더라. 그다음에 옷을 벗고 안무를 해보라기에 주저하지 않고 홀딱 벗은 채 올리브유 위에서 춤을 췄다. 나를 놀라게 하는 미션을 던지는 그들의 방식이 너무 흥미로웠다. 이후 얀 파브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니드컴퍼니(NeedCompany)도 재미있어 보여 도전했다.
‘허 프로젝트’의 시작도 재미였나?
맞다. 벨기에에서 너무 재미있는 무용단 생활을 하다가, 결혼과 임신으로 남편이 거주하는 영국으로 옮기면서 다소 심심해졌다. 같은 유럽이라도 순수예술 분야에서는 영국이 비교적 보수적인 편이라, 내가 원하는 무용단과 무용수를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첫 작품으로 ‘넛크러셔’를 선보이며 여성 무용수가 조금 더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허(Her)’라는 이름처럼 여성 무용수의 활발한 활동을 지지하고자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몸은 무엇인가?
몸의 굴곡이 이차원적으로 느껴지고, 화면 너머에서도 근질거림이 전해지는 사람에게 끌린다. 훗날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 둔탁한 움직임을 지닌 안무가에게 매력을 느낀다.
연출가이자 안무가, 디렉터로서 팀을 이끌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행복. 그들이 나를 친구로 생각해줄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20대 동료들도 모두 친구처럼 느낀다. 그들과 ‘으쌰으쌰’ 하며 행복한 과정을 쌓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고민이 있으면 함께 풀고, 내가 걸어온 길이 도움이 된다면 아낌없이 나눌 뿐이다.
다음 작품도 준비 중인가?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계획 중인 작품이 있다. 니나 시몬(Nina Simone)의 음악에서 영감 받은 ‘Everything Must Change’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변화하는 시대와 끊임없이 바뀌는 삶 속에서, 우리는 계속 진보해야만 하는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음악인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춤을 음악으로 번역하고, 음악을 다시 신체적 움직임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두 요소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다. 해체적인 요소를 즐기는 동료와 함께, 조명이 켜지고, 커튼이 걷히며 무대를 바라보고 박수 치는 기존의 공연 경험에 새로운 감각을 더하고자 한다.

벨렌 프라우 우리아르테
글로벌 홈퍼니싱 브랜드 이케아가 속한 잉카그룹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및 포지셔닝 매니저. 스토어 매니저, 리테일 운영 매니저 등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이케아의 핵심 가치를 알리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와 주거의 모습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케아가 바라보는 ‘집의 의미’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이케아의 모든 의사결정은 ‘많은 사람을 위한 더 나은 생활을 만든다’는 분명한 비전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그 출발점은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일이다.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리서치를 통해 소비자가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파악한다. 이를 통해 집은 더 이상 먹고 자는 기능적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안전함과 편안함, 건강 같은 정서적 만족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케아에서는 2014년부터 ‘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가장 최근 공개된 보고서 ‘즐거움이 가득한 집’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라이프 앳 홈’은 브랜드와 고객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보고서를 위해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이 집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매우 안타까운 결과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이 집에서 더 많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이케아가 기여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만의 특징도 발견했나?
한국의 경우, 수면의 질을 높이는 문제가 특히 중요하게 드러났다. 2025 이케아 수면 보고서 ‘수면의 발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한국 소비자의 17%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5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면 지수에서도 한국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최적의 수면 시간과 실제 수면 시간 사이의 격차가 컸다.
더 나은 집,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나?
무엇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기능과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1200여 개의 제품 가격을 평균 15% 인하했다.
가격이 낮더라도 제품의 질이 좋아야 지속성 있는 소비가 이뤄질 것 같다. 낮은 가격과 제품의 질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나?
이케아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되, 오래도록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안전성 검증을 최우선으로 한다. 아이들이 쓰기에도 안전하고, 오랜 시간 집을 채우는 제품이야말로 이케아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가격과 품질의 균형을 맞추는 건 8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케아의 핵심 가치인 ‘데모크래틱 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
데모크래틱 디자인은 이케아가 새롭게 정의한 디자인 철학이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에서 고려하는 형태, 품질, 기능은 물론, 지속 가능성과 가격까지 함께 고려함으로써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 만일 다섯 요소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해당 제품은 출시되지 않는다. 데모크래틱 디자인 원칙을 지키다 보면 자연스레 다수의 사람을 포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데모크래틱 디자인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알리고 있나?
캠페인, 쇼룸,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데모크래틱 디자인의 다섯 요소가 하나의 제품 안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주려고 한다. 디자인이 실제 삶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하는 거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투명하게 보여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지속 가능성은 고객의 삶에 어떻게 기여한다고 생각하나?
지속 가능성은 사람들이 보다 쉽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바이백 서비스나 자원순환허브 같은 프로그램은 고객이 직접 쓰레기를 줄이고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경험을 하도록 지원한다. 이는 단순히 자원 절약을 넘어, 윤리적이면서도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집을 만드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지속 가능한 선택은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쉽고 즐거운 경험이다.
제품을 직접 조립하는 것도 이케아 제품의 특징이다.
제품을 직접 조립하는 경험은 이케아의 데모크래틱 디자인 철학의 핵심 요소다. 포장을 최소화하고 물류와 생산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게 하는 거다. 또 소비자는 자신의 공간을 위한 제품을 직접 완성하며 주인의식과 성취감,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다.
까다로운 제작 과정을 거쳐 탄생한 제품을 문화적 배경이 각기 다른 시장에 소개할 때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활용하나?
‘가능한 한 글로벌하게, 필요한 만큼 로컬하게’라는 원칙을 따른다. 제품과 시장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한 디자인의 유리잔은 전 세계 어디서나 유사한 메시지로 소통할 수 있지만, 테이블은 다르다. 어떤 나라에서는 접이식 구조를 강조해야 하고, 또 다른 나라에서는 튼튼한 소재와 내구성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결국 시장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케아는 각 시장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자율적 결정권을 부여하며, 정해진 브랜드 프레임 안에서 어떤 톤과 메시지로 전달할지는 현지 조직이 선택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및 포지셔닝 매니저로서 바라본 한국 시장의 특성은 무엇인가?
사람들의 에너지가 인상적이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강한 활력과 추진력이 느껴졌다. 사회 전반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한국 소비자는 집에 돌아가서 안정을 취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여성으로 오랜 시간 일하며 느낀 여성 리더십만의 특별한 힘이 있을까?
여성 리더들은 조직이 폭넓은 시야와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고 생각한다. 전문성과 실행력은 물론, 감성지능(EQ)과 협업 능력, 회복탄력성을 토대로 팀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오늘날의 환경에서는 이런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이 모인 팀은 혁신을 촉진하고,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며,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결과를 이끌어낸다.
여성 리더십을 육성하기 위해 조직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멘토십 프로그램 운영, 유연 근무제 도입, 여성의 니즈를 반영한 리더십 역량 개발 등에 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여성 구성원이 충분히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무의식적인 편견에 맞서고,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을 존중하고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핵심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과 성공을 돕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나?
멘토링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여성들이 커리어의 변곡점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스스로 자신감을 쌓고,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또 스페인 여성 비즈니스 협회 이사회(The Board of the Spanish Women in Business Association)에서 수년간 활동하며, 여성들의 성과가 조직 안팎에서 인정받고 널리 알려지도록 지원해왔다. 이와 함께 각 멤버가 한 명의 젊은 여성 인재를 전담해 멘토링하는 덴마크 여성 네트워크(Women Network in Demark)에도 소속되어 있다.
마음에 울림을 준 피드백이 있나?
멘티 중 한 명이 “당신은 그저 멘토로서 나를 이끈 것이 아니라, 나를 믿어줬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통해 누군가의 곁에서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잠재력을 알아보는 일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누군가의 성장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건 큰 특권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려 하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원동력이다. 중요한 건 일과 가정, 삶 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100% 업무에 집중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과 가정에 온전히 집중한다. 또 스스로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엄마들이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엄마가 일을 하기에 아이들이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진정성, 호기심, 그리고 용기다.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고 배움에 열려 있으며 나아가고자 하는 길이 불확실할 때도 기꺼이 도전하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는 일과 삶 전반에서 나를 지탱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되는 중요한 가치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집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집은 닻 같은 존재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를 단단히 붙잡고, 에너지를 충전하며 스스로를 돌아본 뒤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삶의 균형을 되찾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가장 소중한 것을 돌볼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이케아의 역할은 사려 깊고 사람 중심적인 디자인을 통해 그 균형을 지원하는 거다. 집이 제 역할을 다할 때, 사람들의 일상도 한층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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