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핫한 외국인 전용 K-뷰티 쇼핑 꿀팁 대방출(1)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금 떠오르는 K-뷰티 미쉐린 코스는 어디? 

K–몽쥬 약국을 찾아서

여행산업 전문 연구 기관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882만6000명.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9만 명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방문 지역과 소비 지역이다. 외국인 관광객 최다 방문 지역은 명동으로, 올 상반기에만 455만 명이 찾아 인천국제공항 인근(407만 명)보다 붐볐다. 지출이 가장 많은 지역 역시 명동이었다.

다시금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며 전처럼 활기를 되찾은 명동 한복판이지만, 예전의 거리 풍경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약국. 임대료가 국내 최고 수준인 땅에 제법 규모가 큰 약국이 연이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 내부를 보면 더 놀랍다. 드러그스토어를 연상시키는 오픈형 매장 안,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줄을 서고 있다. 특징별로 큐레이션된 매대 제품 설명란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표시돼 있으며, 잘나가는 제품은 패키지로 따로 묶어 판매한다. 약사는 관광객에게 영어로 피부 상태를 묻고, ‘연어 크림’ ‘트러블 연고’ ‘기능성 코스메틱’ 같은 약국 전용 뷰티템을 추천한다. 심지어 중국어와 일본어 등 다른 언어의 통역을 담당하는 직원도 상주한다. 일부 약국은 세금 환급을 위한 기기까지 갖췄다.

명동뿐만이 아니다. 강남과 홍대, 심지어 부산 주요 상권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약국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전체 의료 소비 건수’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상반기 53%에서 올해 58%로 증가했으며, 결제 금액은 600억원을 상회한다고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K–뷰티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문성과 안전성, 체험형 콘텐츠가 결합된 K–약국에 매력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한다.

약국 전용 제품인 동아제약의 노스카나·애크논크림·멜라토닝크림의 매출은 지난해 매출액 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355억원을 달성했다. 일양약품과 동국제약도 ‘닥터 프리메틱’과 ‘마데카파마시아’라는 약국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다. 피부 조직의 재생과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진 PDRN을 국내에 수입해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개발한 파마리서치의 피부 재생 크림 ‘리쥬비넥스 크림’도 인기다. 이 크림은 지난 1년간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이후 광동제약과 옵티마도 PDRN 성분 더마코스메틱 라인업을 연이어 출시하며 약국 전용 뷰티템 열풍에 가세했다.
‘K–약국 투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일부 여행 플랫폼에는 외국인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숏폼 플랫폼에는 ‘한국 약국 쇼핑 브이로그’ ‘한국 약국 하울’ ‘한국에서 꼭 사야 하는 약국템’ 같은 콘텐츠가 즐비하다. 

#글로우업인코리아 

최근 화제가 된 숏폼 키워드가 있다. 바로 ‘Glow Up In Korea(한국에서 예뻐지기)’, 일명 ‘코리아 글로우업’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발달한 미용산업, 체계적인 관리 문화, 세련된 스타일링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동안 자신의 외모 변화를 인증하며 한국이 ‘뷰캉스’ 성지임을 자발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K–팝의 영향이 크다. 한국 아이돌, 배우, 가수 등 유명인의 외모를 동경하며 이들의 화장법을 궁금해하는 외국인이 급증했다.

그래서일까? 경복궁, 남산타워, 한강 같은 명소보다 K–뷰티 체험형 관광부터 먼저 하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미용 서비스업을 이용하는 외국인도 덩달아 증가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국내 미용·의료 서비스 업종에 소비한 금액은 약 15만4000원으로 2019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강남, 홍대, 성수, 이태원까지 이른 아침부터 긴 ‘오픈런’이 벌어지는 공통된 장소가 있다. 바로 유명 아이돌이 즐겨 찾는 K–살롱이다. 준오헤어 홍대입구 지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일부 살롱은 일본어와 영어가 가능한 통역 스태프를 고용하고, 메뉴판과 상담 카드까지 다국어로 제공한다. 예약은 라인이나 왓츠앱 같은 앱을 활용한다. 와그, 마이리얼트립, 크리에이트립 같은 여행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체험형 K–뷰티 살롱 패키지까지 출시했다.
퍼스널 컬러 진단도 빼놓을 수 없는데, 블랙핑크 지수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퍼스널 컬러를 컨설팅받는 모습을 업로드한 뒤부터 수요가 더 높아진 체험 콘텐츠 중 하나다.

2024년 상반기 크리에이트립 퍼스널 컬러 진단 예약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배나 증가했으며, 홍대에 위치한 인기 퍼스널 컬러 진단 업체에는 하루 평균 30~40명, 매달 1000명에 달하는 외국인 손님이 방문했다고 한다. 한국식 스타일링을 받은 관광객은 곧장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거나 인생네컷을 찍고, 아이돌 뮤직비디오 촬영 스튜디오인 ‘하이커 그라운드’를 방문해 댄스를 배우고 뮤직비디오도 직접 촬영하는 등 마치 K–팝 아이돌이 된 듯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한다.

K–팝, K–뷰티, K–드라마, 그리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콘텐츠에 힘입어 세상의 중심이 대한민국이 된 것 같은 요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K–뷰티 투어는 이제 한국을 찾는 관광객에게 필수 코스로 자리 잡는 중이다. 체험형 뷰티 관광은 단순히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를 넘어, 한국 문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춘다. 체험을 통해 K–뷰티를 직접 경험하며 만족한 외국인 관광객은 다른 K–컬처 콘텐츠로의 경험을 시도할 것이고, 결국 이는 한국 관광 수요 증진에 기여하게 될 테다.


#K-PHARMACY

오아시스약국 
ADD 서울 중구 명동7길 21

레디영약국
ADD 서울 마포구 홍익로 6길8

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
ADD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02길 42

#KOREAGLOWUP

뷰티플레이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운영하는 K–뷰티 체험 및 홍보관. 피부 및 퍼스널 컬러 진단, 메이크업 클래스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ADD 명동점 서울 중구 명동길 73, 홍대점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6

하이커 그라운드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다이내믹하고 위트 있는 여행’을 지향하는 전 세계 하이커(HiKR)를 위한 공간으로, 한국 관광과 한류 콘텐츠를 직접 보고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ADD 서울 중구 청계천로 40 한국관광공사

    일러스트레이터
    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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