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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작가 6인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

2025.09.02최정윤

사회적 문제를 파헤치며 관객과 함께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작가 6인.

한상아

자연과 인체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로서 그 안에 깃든 감정과 기억, 에너지를 시각적 풍경으로 확장한다. 먹의 깊은 농담과 천의 부드러운 질감은 안과 밖의 경계를 흐리며, 반복되는 바느질로 빚은 원초적 형태는 살아 있는 조각처럼 빛과 온도, 흐름을 품고 서 있다.

튤 소재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레이어드해 캔버스 위에 먹을 끼얹은 것 같은 효과를 준 트위드 슈트, 부츠는 모두 샤넬(Chanel).
한상아, ‘Mutual Flesh 7’, 2025, 광목에 먹, 실, 솜, 스테인리스스틸 프레임, 165×60×20cm.
섬세한 레이스 드레스는 디올(Dior).
한상아, ‘Flesh of Water’, 2025, 광목에 먹, 실, 솜, 스테인리스스틸 프레임, 170×100×100cm.

연진영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 버려진 것들에 시선을 멈춘다. 말라붙은 껍데기에 ‘숨’이 드나들 수 있도록 크고 작은 구멍을 냈고, 생(生)과 사(死)의 경계에서 계속 살고자 하는 흔적을 설치했다. 그렇게 생존에서 감각으로, 필요에서 과잉으로 넘어온 현대 소비사회의 궤적을 조용히 상기시킨다.

리사이클 나일론 소재의 헤럴드풍 아트워크 톱은 디젤(Diesel). 팬츠로 연출한 기하학적인 패턴의 점프슈트는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골든 볼 힐은 페라가모(Ferragamo).
연진영, ‘살아남은 외투’, 2025, 1980’ French Fire Fighter Leather Jacket, Brass Eyelets, Resin, Dimensions Variable.
비스코스 소재의 미니드레스는 스포트막스(Sportmax). 웨지 힐 슈즈는 디젤.
연진영, ‘죽음을 통과한 피부’, 2025, U.S. Army Surplus Sleeping Bag (Vietnam War era), Brass Eyelets, Aluminum Profile Cart, Matcha Powder, Dimensions Variable.

김휘아

VR, 딥 러닝, 로봇 공학 등 다양한 기술 실험을 매개로 한 인터랙티브 조각으로 신체와 의식, 기술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로봇 암에 탑재된 카메라(눈)가 관객과 사물의 관계를 인식하고, 고대 문자를 기반으로 한 ‘창발적’ 언어로 조립되기까지. 관객과 사물 각각의 독립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메탈 프린지가 드라마틱한 선 플라워 모티프의 핸드 커프는 맥퀸(McQueen). 드레스는 알라이아(Alaia).
깊은 브이넥 라인의 점프슈트, 피티드 팬츠는 베르사체(Versace).
김휘아, ‘Shirshasana(머리서기)’, 2024, Pipe, Aluminum, Motor, Rubber, Hose, Spring, Stainless Tube, Webcam, Laptop, 3D Printed Sculpture, Circular LCD, Wire, Fur, TV, Computer Vision System, 800×950×2000cm.

조은시

불가항력적인 사건을 회화와 설치 작업을 통해 탐구한다. 마치 서로가 하나인 영혼에서 분리된 제2의 존재 같은 기호는 도식화된 도구로 나열돼, 보는 사람이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평면 속에 담긴 비밀스러운 힌트는 프레임 밖으로까지 이어져 연쇄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앤티크 프린트가 은은히 드러나는 벨벳 재킷, 자카드 블라우스는 버버리(Burberry).
조은시, ‘나쁜 생각’, 2023, 패널에 유채, 끈, 나무 공, 55×80cm.
러플 밑단이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표현하는 실크 조젯 이브닝드레스와 길쭉한 토 디테일의 레이스업 앵클부츠는 맥퀸.
조은시, ‘흐름’, 2024, 패널에 유채, 78×121×50cm. 조은시, ‘개수’, 2024, 패널에 유채, 78×121×50cm.

장예빈

빠르게 재생되는 미디어의 찰나를 포착하고 단적인 서사로 해석될 수 없는 모호하고 양가적인 기억을 관찰한다. 어디서 본 듯한, 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기어코 얽히고설켜 기괴한 이미지로 남은 생각. 정지된 이미지 너머에 잠재되어 있을 시간의 추이를 상상할 자유를 선사한다.

구조적인 니트 보디스와 드라마틱한 태피터 스커트를 매치한 미디드레스는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메탈릭 컬러 조합의 스트랩 힐 슈즈는 로에베(Loewe).
장예빈, ‘Palm Springs’, 2024, Acrylic on Canvas, 53×91cm.
시어링 퍼가 트리밍된 가죽 롱 코트는 끌로에(Chloe).
장예빈, ‘Cobra 2’, 2024, Acrylic on Canvas, 45.5×38cm.

이동훈

망막에 맺힌 ‘상’을 나무 표면에 착지시키듯 조형하고 또 채색한다. 정통 회화와 조각의 작업에서 드물게 대중의 아이콘인 아이돌의 군무를 재료로 선택한 점 역시 흥미를 돋운다.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시각언어는 조각칼로 열심히 두드려 재가공할 뿐 해석은 오롯이 보는 이의 몫이다. 

그래픽적인 아가일 패턴의 홀터넥 톱과 스커트 팬츠는 푸시버튼(Push Button). 플로럴 장식 펌프스는 페라가모.
이동훈, ‘Savage 1’, 2022, Acrylic on Elm, 181×45×40cm.

    포토그래퍼
    임유근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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