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콜드 플런지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을 한데 모았다. 이에 대해 의사, 물리치료사, 트레이너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콜드 플런지에 빠져있다. 여러 셀럽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콜드 플런지가 유행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문가는 이것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토로크티 역도(Torokhtiy Weightlifting)의 스포츠 과학 책임자 세르기 푸초프(Sergii Putsov)는 “콜드 플런지는 기원전 3500년경 고대 이집트의 가장 초기 형태 냉수 요법 중 하나예요. 이후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사용됐고, 스칸디나비아 문화 등 다양한 지역에서 비슷한 방식이 널리 활용돼왔죠”라고 말한다. 콜드 플런지는 운동 후 회복을 위해 자주 활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운동선수는 강도 높은 운동 후 근육 회복을 돕기 위해 냉수 요법을 활용해요. 연구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가 근력 향상, 혈중 크레아틴 인산화효소(Creatine Kinase) 감소, 근육통 완화, 그리고 회복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죠.” 물리치료사 테일러 쿨만(Taylor Kuhlmann)의 설명이다.

콜드 플런지란?

콜드 플런지는 말 그대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의 장수 및 재생의학 전문의 닐 폴빈(Neil Paulvin) 박사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는 어디에서나 가능하다. “욕조, 수영장, 심지어 샤워실에서도 할 수 있어요. 최대 효과를 얻으려면 차가운 물에 몸을 완전히 담그세요.” 강도 높은 운동선수의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물리치료사 마이크 마시(Mike Masi)는 이에 좀 더 다층적 접근을 제시한다. “기술적으로 보면 콜드 플런지에는 과학 연구의 냉수 침수도 포함됩니다. 엉덩이 위까지 몸을 담그는 방식이 있고, 목 아래까지 담그고 머리는 물 밖에 두는 형태도 있죠. 물의 온도는 5~15℃이며, 시간은 10~15분이 적당해요.” 콜드 플런지와 콜드 테라피는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콜드 테라피는 냉동 치료인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로 분류되며, 특수 체임버를 이용해 극도로 낮은 온도에 신체를 노출한다.

콜드 플런지는 어떻게 시작할까?

콜드 플런지가 처음이라면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하자. 이것은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마라톤 경주다. 뉴욕의 유명 피트니스 트레이너이자 아이리시 얀크 소사이어티(The Irish Yank Society)의 창립자 대니얼 매케나(Daniel McKenna)는 “차가운 온도에 익숙하지 않다면, 물속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무작정 갑자기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피하세요”라고 조언한다. 저체온증의 예방을 위해 일반 욕조에 얼음물을 채우거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 역시 좋다.

폴빈 박사는 최상의 결과를 위해서 윔 호프 호흡법을 추천했다. “30~40번 빠르고 깊게 호흡하고, 입을 통해 숨을 내쉬세요. 깊이 들이마시고, 폐의 공기 배출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해야 해요. 그다음 다시 한번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고 15초간 숨을 참아요. 이 과정을 3~4번 반복하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콜드 플런지는 안전하고 유익하다고 여겨지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심장병, 심장 질환, 혈관 질환, 고혈압 또는 중증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며, 의료진의 지도하에서 시도해야 한다. 여러 전문가는 두통, 마비, 저림, 의식 저하, 심호흡기 문제 등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이 위험 요소는 개방된 수역에서 수영할 때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욕조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콜드 플런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콜드 플런지 온도와 주기는?

매케나는 콜드 플런지에 적합한 물 온도는 -1℃에서 10℃ 사이가 적당하다고 한다. 반면, 피부과 전문의 아리엘 오스타드 박사는 약 15℃까지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폴빈 박사는 “이상적인 시간은 1주일에 11분, 한 번에 3~4분씩 나누어 세션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한다. 매케나 역시 “초보자는 1~3분으로 시작하며, 강도를 높이고 싶다면 3~6분을 목표로 하세요”라고 했다. 초보자라면 10초를 목표로 삼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차츰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타이머를 설정해 정확한 시간 관리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콜드 플런지의 주기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지만, 오스타드 박사는 적어도 일주일에 2~3회, 폴빈 박사는 3~4회가 이상적이라고 한다. 다만, 근력 강화 운동 직후의 콜드 플런지는 근육 단백질 합성이 감소하고 근육 생성이 느려질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콜드 플런지 효과는?

맑은 정신과 주의력 향상
매케나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신적 효과다. 그는 신체적 이점도 있지만, 이를 꾸준히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더 강해지고 실생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푸초프 역시 “찬물에 몸을 담그면 정신이 깨어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기분을 좋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이죠. 이뿐 아니라 신체의 투쟁 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을 담당하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정신을 맑게 하며 주의력을 향상시킵니다”라며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염증 감소와 만성 통증 완화
콜드 플런지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염증 완화 효과 때문이다. 폴빈 박사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는 혈관 수축을 유도해 염증 유발 화학물질이 해당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한다. 쿨만 역시 “저온 요법은 신체의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콜드 테라피는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며 염증 감소 효과에 대해 의견을 더했다. 폴빈 박사는 콜드 플런지가 만성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만성통증이나 염증으로 고생하는 경우, 콜드 플런지를 꾸준히 하면 큰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전신에 자연적 항염증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죠. 특히 관절염 같은 질환에 유용하며,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피부의 발적, 부기, 자극 완화
오스타드 박사에 따르면, 콜드 플런지의 항염증 효과는 피부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염증이 감소하면 피부의 발적, 부기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순환 개선
쿨만은 콜드 플런지가 혈관 수축과 혈관 확장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심혈관 건강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혈액순환 개선은 우리 몸에 어떤 이점을 가지고 올까? 물리치료사 마시는 이에 대해 “혈액순환 개선은 혈압, 심박수, 호흡수 같은 건강 지표에 즉각적 심폐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순환기 건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라며 그 효과를 설명한다.

면역기능 강화
쿨만은 저온 요법이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한다. 폴빈 박사도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면 질병과 싸우는 백혈구가 자극을 받아 면역 시스템이 강화됩니다. 또 콜드 플런지는 미주신경을 자극해 교감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면역기능 강화 효과에 동의한다. 

신진대사 촉진
쿨만에 따르면, 저온에 노출되면 갈색 지방이 활성화하고, 혈장 아디포넥틴 수치가 증가해 체중 감량과 관리에 도움이 되며,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죽상경화증의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콜드 플런지 같은 방식으로 차가운 온도에 노출되면 신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칼로리를 태우는 특수한 지방인 갈색 지방을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고혈당, 당뇨병, 동맥경화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근육통 완화
“운동 후 콜드 플런지는 근육통 완화에 좋습니다.” 매케나의 말이다. “힘든 운동 후 콜드 플런지를 하면 근육에 상쾌한 휴식을 주는 것과 같죠. 찬물은 통증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3~5일이 걸릴 회복 과정을 한 시간 만에 상쾌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푸초프도 이에 동의하며 덧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추위가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을 완화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나타납니다. 젖산 같은 대사성 노폐물이 빠르게 배출되면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더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거죠”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