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살아요, 알았죠?

1. 나이는 숫자
밀라논나(74세), 박막례 할머니(79세)를 뛰어넘는 최고령 유튜버 등장! 1945년 8월 15일 해방둥이, 81세 배우 선우용여의 유튜브가 화제입니다. 채널 개설을 알린 지 한 달이 지난 현재(5월 24일 기준) 구독자 수는 22.3만. 뇌경색 이후 두 번째 삶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한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도둑질 하지 않고, 사기 안 치고, 남의 남편 빼앗지 않고,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죠.
2. 인생이 드라마
선우용여가 가진 ‘국내 최초’ 타이틀이 있습니다. 국내 최초 자동차 모델(1971년)도 있지만, 유튜브 시작 후 화제가 된 것은 국내 최초 ‘혼전임신’ 연예인이었죠. 60년대에 상상하기 힘든 수식어를 얻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 년 넘게 사귄 남자를 집에 보여줬지만 절조차 받지 않은 부모님. 스물세 살 딸이 데려온 남자가 열 살이나 연상이었기 때문이죠. 7시 귀가를 철칙으로 하던 남자는 2세 만들기(!)로 강수를 뒀습니다. 그렇게 결혼 승낙을 받아놓고 예식 당일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요. 알고 보니 아버지처럼 모시던 사돈댁 어른의 선거 자금 보증을 섰다 잡혀 들어간 상황. 선우용녀는 남편을 빼내기 위해 무슨 서류인지도 모르고 도장을 찍었는데요. 1750만원을 대신 갚는다는 서류였다고 합니다. 100만원이면 집을 살 수 있던 시절에 현재 가치 200억 원의 빚. 그때부터 선우용여는 “연예인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닥치는 대로 작품을 찍었다고 하는데요. 어마어마한 빚의 액수보다 놀라운 건 10년 만에 갚았다는 사실입니다.
- 3. 내돈내산 플렉스
- 눈을 뜨면 곱게 화장을 한 뒤 화려한 선글라스를 쓰고 그의 발 벤츠 450을 몰아 호텔로 향합니다. 79세에 뇌경색을 앓고 난 뒤 자신의 몸을 너무 챙기지 않은 삶을 후회했다고 해요. 자식들은 가정을 꾸렸고, 남편과는 10년 전 사별. 혼자 사는 선우용여는 일주일에 3~4일은 아침에 호텔 조식 뷔페를 먹습니다. 한 끼에 너무 큰 돈을 쓰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요? “입으로 들어가는 건 비싼 거 먹고, (옷은) 깨끗하게만 입으면 돼.” 어쩌다 ‘조식 뷔페 앰배서더’가 된 선우용여. 요즘 아침을 먹으러 다니는 곳은 양아들 신종철 셰프가 총 주방장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입니다.
4. 아름다운 연륜- 조식 뷔페에서 만난 동문 후배의 질문. “보톡스 맞으셨어요?” 80대로 보이지 않는 피부 때문이었는데요. 절친한 동생 윤미라는 선우용여가 평생 보톡스 한 번 맞지 않았다고 보증했습니다. 이어 연기자가 얼굴 근육은 움직이지 않고 눈알만 움직이는 게 보기 불편하다며 “연륜에 따라서 생기는 주름은 아름답다” 말했는데요. 두 배우의 관리 비결은 무엇일까요? 윤미라는 “세수 하고 좋은 거 찍어 바르는 것”이라 했는데요. 디올, 에스티로더, 샤넬 등 고급 화장품이 전부는 아닙니다. 선우용여는 “좋은 거 먹고 마음을 편안히 먹는 거. 집에 혼자 있더라도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말했거든요.
- 5. 열린 사고
- 선우용여는 불교, 배우자는 기독교. 결혼 생활 내내 각자의 종교를 유지했는데요. 임종의 순간, 미안하다는 남편에게 선우용녀가 한 부탁이 신박합니다. “그럼 관세음보살 세 번만 해.” 이후 장례식은 스님과 목사님이 돌아가며 기도를 해주시는 대통합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비혼인 사람만 보면 결혼하라고 잔소리 하지만, 정상가족 테두리 밖의 방식도 받아들이는 어른 선우용여. 양아들 신종철 셰프에게 결혼하라 잔소리를 하다 (미국처럼) 대리모 출산으로 자식을 낳아 키울 수 있다 권합니다.
- 6. 마라맛 토크
- “왜 신성일 선생님은 척척척 잘하고, 이순재 선생님은 들입다 누르기만 하는가?” 선우용여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토크는 마라처럼 중독성이 강합니다. 빚더미에 오른 뒤 러브신이 있는 영화 촬영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고 신성일, 이순재와의 촬영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는데요. 이순재와의 <위험한 사이> 촬영과 달리 신성일과의 <산불> 촬영은 편안했다며 연기 외의 “경험의 차이가 중요하다”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