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 당신의 감성을 자극할 전시 4

따스한 5월의 감상적 교류.

FULL OF TOUCH

하종현, ‘Conjuction 22-90’, 2022, Oil on Hemp Cloth, 162×10cm. 사진 안천호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과감한 색채와 독특한 질감. 한국적 모더니즘의 개척자 하종현의 개인전 <Ha Chong-Hyun>은 반세기에 걸친 작가의 지속적 실험과 물성에 관한 탐구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부터 이어져온 대표 연작 ‘접합(Conjunction)’을 비롯해, 다채색 ‘접합’, 자유로운 제스처와 기법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최근 ‘접합’, 그리고 2009년부터 시작된 ‘이후 접합’ 연작까지 아우른다. 작품 30여 점은 쉼 없이 진화하고 확장해온 작가의 폭넓은 작업 세계를 드러낸다. 천 뒷면에 두텁게 칠한 물감을 앞으로 밀어내며 평면에 공간 개념을 부여하는 ‘배압법’과 주재료인 마대자루, 그리고 작가가 직접 만든 작업 도구는 고정관념과 관행을 전복하려는 그의 실험 정신을 잘 보여준다. 5월 11일까지, 국제갤러리

GOOD NIGHT

Harold Ancart, ‘View’, 2025, Oil Stick and Pencil on Canvas, 123.2×149.9×5.1cm.

“밤은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죄수들은 달아난다.” 자연과 인간에 의해 조성된 환경을 묘사하는 헤롤드 앤카트의 신작 회화가 개인전 <좋은 밤>에서 공개된다. 갤러리 가고시안이 기획한 이번 전시 속 작품은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 암석에 둘러싸인 수면, 다양한 식물이 밀집한 풍경, 인공적으로 조성한 공간 등 모두 밤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달빛과 별빛,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어렴풋이 드러나는 사물과 환경은 본래 모습과 달리 인식되며 변형을 유도한다. 이런 작가의 의도적 연출은 결국 모든 예술 작업이 인간에 의한 인위적 산물임을 상키시킨다. 5월 16일까지, APMA 캐비닛

HUMAN BEING

Filip Mirazovic, ‘The Gift’, Oil on Canvas, 162×130cm.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상상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세르비아 출신 작가 필립 미라조비치가 서울에서 첫 개인전 <검은 대리석, 그 속의 금결>을 선보인다. 작가는 조각과 흉상이 지닌 전통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신작 회화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 역시 이런 작가의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견고한 대리석과 반짝이는 금빛 색채의 대비는 기술 중심 시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다움’의 흔적을 드러낸다. 아르데코와 아르누보의 장식적 요소를 결합한 구도가 자아내는 미묘함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변화하는 환경 속 인간의 위치를 성찰하게 한다. 5월 31까지, 레이지 마이크 갤러리 

ENDLESS LOOP

트로마라마, ‘Patgulipat’, 2022, 에어바운스 캐슬, 스피커, 건설용 헬멧, 파라코드, 미니 PC, 커스텀 소프트웨어, #assignment(해시태그), 가변 크기.
트로마라마, ‘All In’, 2022, 시계와 달력, 가변 크기.

2006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결성된 콜렉티브 트로마라마는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왔다. 페비 베이비로즈, 허버트 한스, 루디 하투메나 세 사람으로 구성된 팀은 국내 첫 개인전 <Ping Inside Noisy Giraffe>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가 잘 갖춰진 현대사회 속 제기되는 자율성과 노동 가치에 관한 논의를 펼친다. 컴퓨터 프로그램, 인터랙티브 설치, 비디오 작업 같은 디지털 미디어 기반 작품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오늘날의 상황을 재조명한다. 전시 제목 속 ‘핑(PING)’은 컴퓨터 장치 간 메시지 전송 시간을 측정하는 신호 및 행위에서 착안한 것으로, 도달점 없이 무한히 반복되고 튀어오르며 되돌아오는 메커니즘을 떠올리게 한다. 5월 24일까지, 송은

    사진 출처
    COURTESY OF KUKJE GALLERY, GAGOSIAN, LAZY MIKE GALLERY, SONG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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