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엘리베이터에서 뭐 하는 중? 설렘지수 과다분비 엘리베이터 로맨스

2025.05.02김가혜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애정행각은 주의해야 하지만, 다 죽은 연애세포도 살려내는 로맨스라면? 엘리베이터에서 연애하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속 커플들.  

1단계 고백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구도원♥오이영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같은 집으로 퇴근하는 사돈 총각과 사돈 처녀, 구도원(정준원)과 오이영(고윤정). 엘리베이터 앞에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이미 자정을 넘었는데요. ‘520(오이영)’은 자신의 생일 5월 20일이 되었다고 밝힙니다. 이래저래 미안했던 도원은 이영에게 선물을 사주겠다 하지만, 이영은 선물 대신 ‘소원’을 들어달라 하죠. “집 도착할 때까지만, 그러니까 14층 도착할 때까지만 ‘네’라고만 하기.”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부터 시작된 ‘네 미션’. 창과 방패 같은 플러팅과 철벽 대화가 이어집니다.

-밥 사줘요.
-네, 냉삼! 다음 주말에 형이랑 형수랑 먹기로 했잖아요, 그때 내가 살게요.

-영화 봐요, 우리.
-넵! 금요일 밤에 넷플릭스랑 맥주 세팅 해 놓을 테니까 거실로 나와요.

-제가… 좋아해요 돼요?
-…네.

직진하던 이영조차 놀란 도원의 반응.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이렇게 말하죠. “나랑 불편해지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거절인 듯 거절 아닌 거절 같은 말과 그렇지 못한 애틋한 표정의 콜라보. 생일인데 그러지 말고 그냥 소원 들어주죠, 구도원 선생?

2단계 섹스어필
<이혼보험> 안전만♥전나래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혜리)이 정환(류준열)에게 심쿵한 순간, 기억날 겁니다. 만원 버스 안에서 정환이 덕선의 뒤에 서서 양팔로 바리케이드를 쳤던 장면 말이죠. 마침 교복은 전완근이 도드라지는 하복! 그런데 <이혼보험>에서는 으른 버전의, 만원 엘리베이터 카베동(!)이 등장합니다. 차곡차곡 호감지수를 높여가다 대놓고 플러팅을 하는 단계에 이른 안전만(이광수)과 전나래(이다희)가 주인공인데요. 자신의 뒤에 전만이 섰다는 걸 “향기가 나서” 알았다는 나래의 말에 전만의 광대는 승천. “지금 되게 귀여운 거 알아요?”라고 묻는 사람이나 “귀여우면 끝이라던데”라는 사람이나 회사에서 아주 대놓고 썸을 탑니다. 엘리베이터에 나란히 서서 손등이 닿을 듯 말 듯하며 설레는 두 사람. 그런데 출근하는 사람들이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옵니다. 나래가 벽까지 밀리자 갑자기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바를 양팔로 잡고 선 전만. 향기가 좋아선지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도 너무 가깝습니다. 

3단계 비밀연애
<나의 완벽한 비서> 강지윤♥유은호

사내연애 앰배서더가 있다면 단연 <나완비>의 ‘깡유’ 커플 아닐까요? 일만 잘하는 대표 강지윤(한지민)과 일도 잘하는 비서 유은호(이준혁)의 로맨스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엘리베이터는 없어서는 안 되는 공간인데요. 은호가 지윤의 끼니를 챙겨주고 싶어 빵 냄새로 유혹한 곳도, 어쩌다 같이 밤을 보내고 죄 지은 사람처럼 헤어지던 곳도, 회사 사람들 몰래 손 잡고 있으면서 똥 씹은 얼굴 연기를 하던 곳도 다 엘리베이터였으니까요. 그뿐인가요? 공과 사를 철저히 분리하자던 지윤이 마침내 공개연애를 결심한 순간, 은호의 손을 꼭 잡고 말하죠. “나 이 손, 절대 안 놓을 거예요.” 그리고 정말 그 손을 놓지 않고 사무실로 박력 있게 걸어 들어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데이트 장소는 엘리베이터가 어떨까요? 세기말 감성으로 육.삼.빌.딩?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