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DIVE / 에스더 쉬퍼 서울
9월의 서울이 예술로 뜨겁게 물든다. 타오르는 열기의 주역인 갤러리에게 어제와 오늘, 내일의 아트를 물었다.
에스더 쉬퍼 서울
1989년 독일 쾰른에서 개관한 에스더 쉬퍼는 2022년 서울에 상륙했다. 녹사평의 작은 공간에서 매번 흥미로운 전시가 열린다.
한국 시장에서 에스더 쉬퍼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가를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 골몰한다. 그 대표적 전시로 <더 윈도우>를 꼽을 수 있다. 실험적이고 진취적 작업으로 유럽 미술계에서 주요 아티스트로 자리 잡고 활발히 활동하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몇 달에 걸쳐 소개하는 기획이었다. 2023년3월 실 플로이어(Ceal Floyer), 4월 이사 멜스하이머(Isa Melsheimer), 6월 카린 산더(Karin Sander)의 작품을 선보이며 상업 갤러리로는 이례적으로 오프닝 행사 대신 강의를 진행해 관객과 함께 작가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하는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 밖에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갖춘 안젤라 불록(Angela Bulloch), 로사 바바(Rosa Barba), 에티엔 샴보(Etienne Chambaud), 안리 살라(Anri Sala) 역시 에스더 쉬퍼 서울을 거쳤다. 독일 쾰른 개관 때부터 실험적이고 시간 기반 작품에 대한 시장을 개척하며 구축한 경험으로 한국 미술계에 새 지평을 엶과 동시에, 한국 미술을 유럽에 소개하는 것 역시 중요한 미션이다. 작년 7월 에스더 쉬퍼 서울과 베를린에서는 전시 <뒤집기 Dui Jip Ki>가 동시에 개최되었다. 이 전시는 에스더 쉬퍼 베를린 최초로 오직 한국 작가로 이루어진 전시라는 면에서 의미가 컸다. 이후 매년 한국 작가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올 초 전현선 작가를 소속 작가로 영입했다. 우리는 올해 젊은 작가 토마슈 크렝치츠키(Tomasz Krecicki)와 토미야스 라당(Thomias Radin)의 전시도 앞두고 있다.
에스더 쉬퍼 서울의 건물은 사실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기에 제약이 많은 구조다. 낮은 천장, 좁은 면적, 건물 한 면 전체를 창문으로 설계해 작품을 걸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런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창의적인 방식을 찾게 된다. 갤러리 1층 쇼윈도처럼 창문으로 구성된 공간 ‘더 윈도우’에는 조각이나 영상 등 재미난 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프리즈 부스 역시 우리의 정체성을 반영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으니 눈여겨보길 바란다. 작년 ‘프리즈 서울’에서는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Daniel Steegmann Mangrane)의 설치작과 함께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퍼포먼스 작품 ‘Role Announcer’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부스 입구에서 퍼포먼스를 즐기는 관객을 보며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꼈다. – 에스더 쉬퍼 전시팀장 조윤성
ADD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6가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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