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인생 베이스는 ‘색’에서 비롯한다.

기승전 ‘색’

자신이 가진 고유의 색을 적절히 살리는 것만으로도 깔끔한 피부 표현은 물론 지속력, 커버력까지 잡을 수 있다. “파운데이션을 고를 때 피부 톤과 조화를 이루는 ‘색’에 집중하면 반은 성공이에요. 메이크업이 피부에 적절히 스며 경계가 드러나지 않고, 완벽한 밀착력으로 지속력도 높아지죠. 색소침착이나 결점 역시 깔끔하게 커버할 수 있어요.” 피엘컬러 대표 박예영의 설명이다. 색 선택이 가장 중요한 건 파운데이션뿐 아니라 톤업 베이스, 코렉팅 크림 등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 다만, 파운데이션은 본연의 색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베이스 제품은 본연의 색을 균일하게 ‘보정’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파운데이션은 내 피부와 최대한 가까운 색을, 톤업 베이스나 코렉팅 크림은 내 피부색을 자연스럽게 중화하는 보색을 사용해야 한다. 무수히 많은 선택지 앞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지만, 그중 내 운명의 ‘색’을 인지한다면 평생 안고 갈 찰떡 베이스 하나 찾는 것쯤은 시간문제다.

21호 신화는 끝났다

얼굴 본연의 색을 알고 이에 어울리는 베이스 컬러를 찾는 것, 사실 지금 뷰티 시장에서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기도 하다. 다채로운 베이스 컬러가 뷰티의 포용성을 대변하는 시대가 됐고,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화장품까지 등장하며 브랜드에서 앞다퉈 ‘컬러 세분화’를 내세우기 때문. 간혹 그렇지 못한 브랜드가 다양성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사례도 생기는 걸 보면 현시대에서 ‘베이스 컬러’의 의미는 아름다움에 대한 확장이자 존중과도 같다. 이런 움직임 덕분에 우리는 단순히 21호, 23호가 아닌 수십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 거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에서 뷰티테크를 기반으로 론칭한 브랜드 톤워크는 ‘비건 200+ 파운데이션’을 통해 무려 205가지 컬러를 출시했다. 이 수많은 셰이드 중 최적을 제안해주는 AI 컬러 진단과 조색 알고리즘까지 갖췄다. 또 시그너처 아이템인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을 리뉴얼한 헤라는 쿨톤 3가지, 뉴트럴톤 6가지로 총 9종의 컬러를 선보였고. VDL의 ‘커버스테인 파운데이션’도 13호 이상의 새하얀 피부를 위한 A00 컬러부터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구릿빛 V03 컬러까지 차별화된 8가지 셰이드를 내놓았다. 폭넓은 인종을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훨씬 다채롭다.

에스티 로더의 ‘더블웨어 파운데이션’은 3가지 기준으로 세분화한 무려 20가지 컬러로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에스티 로더 교육부 임소라는 “누구에게나 가장 알맞은 톤을 찾아주기 위해 포괄적인 셰이드 제작에 공을 들였어요. 출시 국가의 특성도 고려했죠. 더블웨어의 글로벌 컬러는 밝기에 따라 1~7단계로 나뉘지만, 국내에서는 1~3단계까지 공개했어요.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컬러 구성으로요”라며 다양한 셰이드를 갖춘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얼마 전 전설적인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한 랑콤의 ‘뗑 이돌 롱라스팅 파운데이션’도 쿨, 뉴트럴 쿨, 뉴트럴, 뉴트럴 웜으로 나눈 총 9가지 컬러를 갖췄다. 나스 역시 ‘라이트 리플렉팅 파운데이션’으로 한국인 피부 톤을 가장 아름답게 커버하는 20가지 셰이드를 완성했다. “개개인의 피부 톤은 인종에 따라, 살아온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이 다양성을 모두 고려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주려고 하죠. 라이트, 미디움, 미디움 딥의 3가지 밝기와 웜, 뉴트럴, 쿨의 언더 톤으로 구분했어요. 컬러가 많은 만큼 섬세한 메이크업이 가능하죠.” 나스 아티스트리팀 여형석의 설명이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색에 대한 갈망은 독특한 컬러의 톤업 크림, 자외선 차단제의 등장을 부추기기도 했다. 에스쁘아는 모브, 블루, 피치 톤의 ‘듀라이크 젤로 톤업 쿠션’을,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라일락, 아프리콧 컬러의 ‘디올 포에버 톤업 쿠션’을 선보였다. 선명한 보랏빛 자외선 차단제인 달바의 ‘비건 워터풀 퍼플 톤업 선크림’, 그린 컬러를 띠는 리얼베리어의 ‘시카 그린 톤업 선크림’처럼 형형색색의 코렉팅 제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베이스 메이크업에서 인생 컬러 찾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색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GUIDE

혼자서도 ‘알잘딱깔센!’ 최적의 컬러를 찾는 가이드가 여기 있다. 아직도 최애 파운데이션이 없다면? 아래 내용을 숙지하길! 

핵심은 언더 톤

파데 컬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언더 톤’이다. 이는 피부 표면 아래에서 보이는 미묘한 색조로, 전체적인 얼굴색을 결정한다. 햇볕에 타거나 세월이 흘러 피부 톤이 달라 보여도, 언더 톤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올바른 색을 선택하려면 알아야 할 필수 요소다. 언더 톤은 크게 ‘웜톤’ ‘쿨톤’ ‘뉴트럴 톤’ 세 가지로 나뉜다. 웜톤 피부는 노랗고 피치빛이나 구릿빛이 돌며, 베이지와 골드, 올리브 색조의 메이크업이 잘 어울린다. 파운데이션 컬러는 웜톤용으로 ‘W’나 ‘Y’가 적혀 있는 제품을 눈여겨보면 된다. 반대로 쿨톤 피부는 붉은 핑크빛을 띠면서 푸른색이 비쳐 로지 핑크, 플럼, 블루 톤의 색조가 적합하다. 파운데이션은 ‘C’ 또는 ‘P’ 셰이드를 고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뉴트럴 톤 피부는 웜과 쿨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두 가지 톤을 넘나들 수 있다. 자연스러운 베이지, 소프트 핑크 같은 색조가 조화로우며, 파운데이션은 ‘N’ 컬러를 추천한다. 간혹 웜톤이라서 웜톤용 파운데이션을 골랐는데 얼굴이 누레졌다거나, 쿨톤이 쿨톤 셰이드를 사용했더니 너무 붉어 고민하는 이들이 반대 톤의 컬러로 커버를 시도하는데, 이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파운데이션의 역할은 피부 톤 ‘정리’이지, ‘보정’이 아니다. 극단적인 노란 기와 붉은 기는 파운데이션 전에 피부 톤을 중화하는 톤업 크림, 코렉팅 베이스 등으로 잡아야 한다. 번거롭다면 중립적인 뉴트럴 톤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거나 두 가지 호수의 파운데이션을 섞어 얇게 여러 번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면 파운데이션은 내 언더 톤에 딱! 맞게, 그럼에도 신경 쓰이는 얼룩덜룩함은 보색의 베이스로 보정하는 거다.

혼자서도 잘하는 언더 톤 자가 진단

1 액세서리 테스트
양쪽 귀, 손가락에 실버와 골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어떤 컬러가 더 조화로운지 비교한다. 시원하고 청량한 실버 컬러가 안정적이면 쿨톤, 따뜻한 골드나 로즈 골드 컬러가 어우러진다면 웜톤이라고 할 수 있다.
2 색조 메이크업 테스트
아이섀도, 블러셔, 립 등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얼굴에 직접 발라 어울리는 컬러를 확인한다. 주황, 노랑, 갈색 등 따뜻한 색조가 잘 맞으면 웜톤, 파랑과 핑크, 보라 계열이 자연스러우면 쿨톤으로 진단한다.
3 햇빛 반응 테스트
햇빛에 노출됐을 때 피부 반응을 관찰한다. 쉽게 태닝되고 피부가 황금빛으로 변하면 웜톤, 붉어지거나 화상을 입는다면 쿨톤으로 예상한다. 태닝과 붉어짐이 동시에 나타나면 뉴트럴 톤이다.
4 흰 종이 테스트
자연광에서 흰 종이를 얼굴 가까이 댄 채 피부색에 집중한다. 피부가 노란빛이나 주황빛으로 보이면 웜톤, 붉고 핑크기가 돌거나 채도 낮은 레몬, 연둣빛이 보이면 쿨톤이다.
5 손목 혈관 테스트
손목 안쪽에 지나가는 정맥 혈관 컬러를 체크한다. 올리브, 초록빛의 핏줄이 많다면 웜톤, 파랗거나 보라색이 눈에 띄면 쿨톤일 가능성이 높다.

※ 테스트 결과 웜과 쿨이 애매하거나 명확한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뉴트럴 톤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셀프 테스트는 참고용이므로, 정확한 진단은 전문가에게 맡길 것을 권한다.

명도에 관한 고찰

언더 톤을 알았다면 다음은 ‘명도(밝기)’ 파악이다. 인간의 눈은 색의 3속성 중 명도에 가장 예민하기 때문에 밝기 변화를 잘 감지한다. 따라서 파운데이션의 미묘한 명도 차이가 시각적으로는 전체 균형을 무너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내 명도에 맞지 않는 파운데이션을 사용하면 얼굴과 목이 따로 놀고, 오히려 결점이 강조되기 쉽다. 너무 밝은 명도를 선택하면 얼굴이 동동 뜨고, 어두운 명도는 안색을 칙칙하게 한다. 반면, 알맞은 명도의 파운데이션은 다크서클, 잡티, 홍조 등을 티 안 나게 커버해 균일하고 매끄러운 피부 톤을 연출하도록 돕는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파운데이션의 명도는 18, 19, 20, 21, 22, 23호 등으로 구성된다. 셀프 명도 테스트를 위해서는 제품을 직접 얼굴에 테스트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 구매하려는 제품의 여러 명도를 볼부터 목까지 길게 발라 5분 뒤 자연광 아래에서 발색을 확인하자.

얼굴과 목의 차이 없이 흐르듯 조화를 이루는 호수가 진짜다. 안색을 화사하게 밝히고 싶을 때는 자신의 명도보다 1단계 밝은 호수를 고른다. 그 이상은 뛰어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피부에 트러블, 색소침착이 있거나 요철이 심할 때는 본래 명도보다 한 톤 어두운 호수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리고 명도를 파악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제형이다. 동일 명도를 가진 제품이더라도 글로우, 매트 등 제형에 따라 명도가 달라 보인다. 보통 매트 파운데이션이 글로우 파운데이션보다 색소 함유량이 높아 피부에 더 선명하게 표현되므로 밝게 느껴질 확률이 높다. 결론적으로 내게 딱 맞는 파운데이션 명도를 찾고 싶다면 내 피부 밝기와 피부 상태는 물론 제품의 제형까지 확인하는 남다른 고찰이 필요하다.

혼자가 힘들 땐 전문가에게

ESTEE LAUDER
에스티 로더의 모든 매장에서 전문가가 알맞은 파운데이션 셰이드를 추천해준다. YouCam(유캠) 앱으로 얼굴을 촬영해 정확한 피부 톤을 측정하는 식. 예약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ETUDE
명동 1번가 ‘에뛰드 파운데이션 팩토리’가 맞춤 파운데이션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킨 톤 파인더로 피부 톤 진단 후, 로봇이 100가지 파운데이션 중 최적의 셰이드를 만들어주는 것. 매월 26일에 한 달 단위 예약이 오픈되며, 비용은 3만5000원이다.
NARS
전국 나스 매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내 피부에 맞는 파운데이션 셰이드를 제안받을 수 있다.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위한 하우투, 테크닉 등 일대일 메이크업 컨설팅도 가능하다. 네이버를 통해 월 1회 예약, 무료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