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문을 열고 죽은 자들이 찾아오는 기묘한 사진관. 드라마 <야한 사진관>의 운명을 함께한 주원, 그리고 권나라.

권나라가 입은 재킷, 블라우스, 스커트, 양말, 힐, 가터벨트는 모두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주원이 입은 재킷, 팬츠, 벨트, 첼시 부츠는 모두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은 꾸레쥬(Courreges). 이너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은 아미(Ami).

권나라가 입은 재킷과 블라우스는 돌체앤가바나. 주원이 입은 재킷은 알렉산더 맥퀸.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주 원 |

계속 드라마 <야한 사진관> 촬영 중이죠? 설에는 쉴 수 있어요?
하루 쉬어요. 거의 다 찍었어요. 이제 한 달 좀 안 남았네요.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사진관’의 이야기라죠. 어떤 일이 일어나요? 작품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정보를 마구 퍼뜨리고 싶은데.(웃음)

찬찬히 들어보죠. 사진관을 운영하는 서기주 역을 맡았는데, 거기서부터 시작할까요?
누구나 공감할 내용의 드라마예요. 저는 밤에 귀신이 찾아오는 사진관을 운영하죠. 귀신들이지만, 살아 있을 때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누구의 엄마였고, 누구의 자식이었던 사람들이죠.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마지막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해요. 일만 하다 죽은 귀신도 있죠. 다 공감할 사연이라 배우들도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 작품은 특별 출연자 분들도 굉장히 중요해요.

벌써 눈물샘이 차오르는 기분이네요. 티슈를 미리 준비하고 봐야겠죠?
저희도 현장에서 찍으면서 너무 울었어요. 여느 드라마와는 달리 다른 배우들 장면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고, 보면서 많이 울고 그랬죠. 그래서인지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따스하고 좋아요.

작품처럼 휴머니즘이 넘치는 현장인가요?
저는 이 작품이 코미디도 있고, 귀여운 것도 있고, 슬픔도 있는 드라마라서 좋더라고요. 현장도 그래요. 이 정도로 따스한 현장은 10년 만에 처음인 것 같아요. 특히 저희 4명은 정말 매일매일 밥 같이 먹고 영상통화하거든요. 보세요, 지금도 문석(음문석)이 형에게 전화 오죠?(웃음)

죽은 자들은 왜 사진이 왜 필요한가요?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죽기 전에 눈을 못 감고 죽은 사람도 있잖아요. 저희 말로 하자면 ‘저승길을 거꾸로 올라온다’고 하는데, 저승길로 가지 않고 반대로 와서 풀지 못한 사연을 풀어야 하거든요. 그 매개가 사진이고, 평안히 보내드리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사진관으로 오는 길이 되게 험난해요. 웬만한 사람은 못 와요. 한이 있는 사람만 올 수 있어요.

<장화홍련전>처럼 우리나라 이야기 중에는 한을 품고 죽은 자의 사연을 들어주고 한을 풀어주는 사람이 자주 등장해요. 서기주가 사또 같은 역할을 하는 거군요. 실제 주원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거의 듣는 편입니다. 말하는 편은 아니고. 그게 제 성격하고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 얘기 듣는 게 재밌어요. 거기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것도 좋고요. 그러면서 나도 이랬나 생각도 하고….

들으면서 세상 구경하고 사람 구경하는 것 같네요.
사람들 얘기를 들을 때면 비슷한 기분이 들어요. 저는 요즘 말로 F일 때도 있고 T일 때도 있는데, 일적인 건 T처럼 하고 개인적인 삶은 F 같아요. 현장에서는 진짜 이성적이거든요. 배우들도 다 저한테 T라고 하더라고요.

서기주로 귀신을 상대할 때는 어때요?
해결을 많이 해주죠. 저를 도와주는 귀신이 있어요. 그들이 귀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저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귀신이 되어서도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 그 사람을 사진관에 데려오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죠. 풀지 못한 걸 풀어주면서 사진 한 장을 남겨줘야 해요. 서기주는 극 초반에는 의욕이 없는 느낌이에요. 어차피 죽을 거니까요. 한봄이, 나라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큰 변화가 생겨요. 35년 살면서 한 번도 겪지 못한 걸 봄이와 경험하죠.

인생에 봄날이 찾아오는군요?
꼭 그런 느낌이에요. 삶에 기대를 하게 되면서 바뀌죠.

듣고 보니 영정 사진이 아니라 마지막 인생 사진을 찍어주는 거군요. 서기주에 대한 인물 설명이 이래요. ‘계약에 묶여 집안 대대로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어주는 고독한 사진사. 그런데 저주에 걸려서 대대로 35세에 단명한다’. 현재 주원 씨 나이가 서른여섯인데….
크크크. 극 중에서 딱 35세입니다. 맨날 달력에 X자를 그리면서 며칠 남았다 이러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연애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아요. 이 운명을 내 선에서 끝내겠다는 거죠. 근데 그게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집은 100년째 이 일을 하고 있고, 나는 일곱 번째로 이걸 물려받은 사람이죠. 옛날이라서 35세였나 봐요. 요즘이라면 그래도 한 40대까지는 살려달라고 했을 텐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죽음에 대한 생각도 해보나요?
처음에는 35세에 죽는다는 게 체감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살 날이 며칠이 안 남으니까 기분이 너무 이상했어요. 나 진짜 가나…?

에이, 결국은 여주인공인 한봄에 의해 구원받고 살겠죠.
모르죠.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고. 하하. 어느 쪽이든 쉽진 않아요. 저도 이번에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저는 미신을 믿는 편은 아니거든요. 사후 세계가 있다면 웬만하면 다 천국 가면 좋겠어요. 저희 집안이 장수 집안이긴 합니다.(웃음) 할머니가 100세이신데 아직도 정정하세요. 우연히 할머니 장에서 영정 사진을 봤는데, 20년 전에 이미 준비하셨더라고요. 지금보다 검은 머리에 얼굴도 통통하세요. 그때 할머니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영정 사진을 찍어두고 살아가는 기분은 저로서는 가늠도 안 되지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됐어요.

죽음이 일종의 금기지만, 항상 죽음과 인생은 함께예요. 드라마의 메시지 역시 결국 후회를 남기지 말고 살자는 것일 텐데, 인생에서 후회하는 거 있어요?
자잘한 건 많지만 큰 후회는 없는 것 같아요. ‘옛날에 공부 좀 더 할걸’ 이런 거? 어릴 때 좀 더 열심히. 저는 위험한 걸 하지 않고, 안정적이에요. 만약 누가 스카이다이빙 한번 해보자 하면 ‘그러다 잘못될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부터 드니까. 그래서 도전적인 것은 많이 못해봤어요.

배우로서 드물게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인가요?
교수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촬영하면서 다니다 보니 졸업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요.

누구를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이 쉽게 드는 게 아닐 텐데요.
쉬운 게 아니죠. 저는 고등학교도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나왔기 때문에 내가 느낀 점을 후배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저 또한 학생으로부터 배우고 싶었어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이 작품은 이렇다고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싫었거든요. 당시에는 거기에 갇히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길을 오히려 넓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a, b, c 안에 있다면 a부터 z까지의 길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게 선생님의 역할인 것 같아요. 요즘은 예전보다는 훨씬 더 자유로워졌겠지만요.

주원이 만나고 싶었던 스승이 직접 되려는 거군요. 주원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은 누구인가요?
고등학교, 대학교 수업할 때 많은 걸 흡수하려고 노력했고, 그때 그 공부는 저한테 정말 유익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질문을 들으니 길해연 선생님이 바로 떠올라요. 저의 많은 걸 바꿔주셨거든요. 제가 정말 원하는 걸 알려준 선생님이세요. “저 이거 이렇게 하고 싶은데” 하면 선생님은 한 10가지를 던져주세요. 연습실에 일단 들어가면 6~7시간을 아예 나오질 않았어요. 그때 선생님도 ‘진짜 너 같은 놈은 처음’이라고 하셨죠.(웃음) 지금은 수업을 안 받지만, 저 혼자 대본을 보고 연습할 때 선생님과 했던 걸 많이 생각해요.

그래도 예전보다 배우는 환경이 달라졌을 거라고 믿네요. 배우 데뷔가 2006년이니까, 많은 게 달라지는 걸 직접 겪고 있죠?
여건이 너무 좋아졌죠. 제가 인수(유인수)한테 옛날에 이랬어 저랬어 하면, 인수가 “형, 뻥치지 마요” 그래요. 뻥 아닌데.(웃음) 저는 ‘라떼 토크’가 재밌어요. 옛날에는 이랬다? 옛날에는 테이프로 찍었다? 저도 테이프를 경험한 세대니까.

‘라떼 토크’를 한 만큼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후회할 일이 별로 없다는 거는 되게 좋은 거죠. 인생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뭔가요?
하루하루를 보자면 그때 왜 그랬지 싶지만, 지나고 나서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다 잘한 것 같아요. 후회한 것도 잘한 거고요. 큰일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걸로 얻은 게 정말 크니까요. 젊을 때 사서 고생했다? 잘 고생했다!

 

 

재킷, 팬츠, 힐, 셔츠는 모두 돌체앤가바나.

플로럴 프린트 실크 셔츠, 스트라이프 팬츠는 에트로(Etro).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레스는 끌로에(Chloe).

| 권 나 라 |

<야한 사진관>을 검색하면 성인 인증이 뜨기도 하는 거 알아요?
크크크. 제목이 <야한 사진관>이라고 하면 다들 되게 재미있어하시더라고요. 밤에 열리는 사진관이라고 하면, “아~ 그런 거야?” 하세요.

오늘 같이 촬영한 주원 씨와 나라 씨의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10대 시절을 분당에서 보냈죠?
맞아요. 주원 오빠도 저도 분당 출신이에요.

분당 신기초가 배출한 걸출한 인물 셋이 있죠. 에스파 카리나, 피아니스트 조성진 그리고 권나라.
너무 신기하다! 두 분 다 신기초인 줄 몰랐어요. 저도 쭉 살다가 차가 막혀서 서울로 이사했거든요. 혼자 살다 강아지 때문에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다시 독립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나네요.(웃음)

들어보니 주연 배우 넷이 아주 친하게 지낸다면서요?
저희 맨날 같이 밥 먹고 영상통화하고. 인수 씨, 문석 오빠, 주원 오빠 그리고 저. 이렇게 넷이 사진관에서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에요. 저는 동료 배우와 이렇게 지내는 게 처음이에요.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호흡 맞출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어쩌다 그렇게 됐어요?
다 좋은 사람들이고 오빠들도 다 좋고. 인수 씨도 성격이 진짜 좋아요. 그런 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골프를 다 좋아해요. 골프도 같이 치거든요. 문석 오빠랑 주원 오빠는 너무 잘 치고, 인수 씨랑 저는 아기 단계라 비슷해요.

사진관 인물 4인 중 서기주는 저주받은 운명을 갖고 태어나 내일모레 죽을지 모르는 사람이고, 나머지 둘은 이미 귀신인지라 나라 씨가 연기하는 한봄만 평범한 사람이네요.
저는 인간이고 또 주원 오빠를 살릴 수 있는 세이프존이죠. 저도 어떤 계기로 문석 오빠와 인수 씨 두 사람이 보이게 되거든요. 처음에는 귀신을 못 보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지금은 저도 귀신을 보게 되어서 처음보다 편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그렇게 팀이 결성됐군요. 이 작품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시작은 감독님이 저를 보자고 하셔서.(웃음) 재작년 겨울쯤 대본을 우연히 봤어요.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송현욱 감독님이 연출하신다는 거예요. 감독님 작품을 좋아했는데, 남자 배우는 주원 선배래요. 그래서 해보고 싶었어요. 여러 명 같이 나오는 것도 좋았고, 따스한 작품이라서 끌렸어요.

작품도 그렇고 촬영도 그렇고 휴머니즘이 넘치나 봐요.
촬영장 분위기가 진짜 좋아요. 촬영이 힘들 때도 배우들과 감독님이랑 얘기하면 힘든 것도 금방 잊게 되고요. 배우 많이 생각해주시고 항상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는 감독님이세요.

한봄은 시청자와 가장 비슷한 입장이죠. 보기에 어때요?
촬영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사진관에 찾아오는 ‘귀신 고객’이어서 ‘귀객’이라고 하는데 귀객마다의 사연과 에피소드가 되게 슬퍼요. “마지막 사진은 누구와 함께 찍고 싶다”고 하는데,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다 다르죠. 그 사람을 만나서 한을 풀고 저승으로 가는 내용이 정말 감동적이에요.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한봄은 F형 변호사, F형 인간 같아요. 저는 MBTI가 T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점점 F가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로 누군가의 사연을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면에서 서기주하고도 같은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한 사람의 억울함을 잘 공감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죠. 이 작품 했을 때 ‘봄이 컬러가 노란색이면 잘 어울리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또 저도 사진관과 관련된 낙인이 있어서 풀어야 할 이야기가 있거든요. 결국에는 자기의 저주도 기주의 저주도 같이 풀어가야 하죠.

나중에 귀객이 되는 상상도 해봤나요? 죽기 전에 사진관에 들르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만약 억울하게 죽었으면 가족도 보고 싶을 것 같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얘기하고 싶을 것 같을 텐데. 이 작품이 딱 그런 내용이죠. 나라면 누구를 제일 보고 싶을까?

누구를 만나고 싶어요?
옛날 같으면 가족이었을 텐데 지금은 강아지. 같이 키우는 강아지 권호두가 제일 보고 싶을 것 같아요.

결국 평소에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래서인지 드라마를 하면서 제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게 됐어요. 촬영하면 시간이 없는데도 호두랑 자주 산책하려고 하고. 지금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이유이기도 하거든요. 드라마를 보면서 소중한 사람을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불가살>에서도 동생을 구하기 위해 굉장히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맡았고,  이번에는 저주로부터 기주를 구해야 하고요. 계속 누군가를 구하고 있네요.
구하는 역할을 하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주원 오빠가 ‘댕댕미’ 있게 귀엽게 나오고 저는 여장부 같거든요. 그런데 저는 사실 <불가살> 하고 더 이상 판타지 안 해야지 생각했는데.(웃음) 판타지, 장르물이면 생각보다 촬영이 되게 길고 야외에서도 많이 뒹굴거든요. <불가살>을 1년 찍었어요. 1년이라는 시간이 없어지니까 ‘다음에는 판타지 아닌 거 해야지’ 했죠. 지금 9개월째 찍고 있어요. 세 계절이 지났는데 너무 재밌어요. 현장 가면 매일 배우는 것 같아요.

지금은 뭘 배우고 있어요?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 거절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아예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집 밖에 잘 안 나갔어요. 그런데 이 작품으로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면서 옆에서 보고 배운 게 많아요. 사진 찍자고 하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오빠들은 “죄송해요. 제가 너무 민낯이어서, 대신 사인해도 괜찮을까요?” 편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식당에서 “진짜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하게 되고요. 저도 달라지고, 에너지도 넘치는 것 같고 그래요.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게 됐네요.
소통하니 너무 좋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동안 해본 게 거의 없더라고요. 부산 촬영할 때도 눈에 씽씽이(킥보드)가 보였어요. “우리 씽씽이 타고 가보면 안 돼요? 걸어가 보면 안 돼요?”했죠. 이런 게 너무 좋아요.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도 있고, 마니아를 양산한 작품도 있고 제각기 사랑받았잖아요,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어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좋은 드라마에 함께했으니까요. 대본을 막 읽었을 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봐요. 그림을 그리면서 읽는데, 해보고 싶은 장면이 다 있었어요. 이 작품도 그렇고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면 김영옥 선생님과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너무 잘해보고 싶었죠. <이태원클라쓰>도, <나의 아저씨> 때도 그랬어요.

이제는 배우로 더 자주 만나지만 가수로 데뷔했어요. 연기 처음 도전했을 때 기억나요?
두려움과 긴장이 제일 컸죠. 첫 시작이었기 때문에 두려움과 걱정부터 앞섰어요. 그동안은 무대 위에만 서봤지 카메라 앞에서 해본 적은 없었으니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첫 작품 할 때도 동료 배우들이 엄청 챙겨줬죠. 그래서 항상 운이 좋았다고 말해요. 작품마다 멋있는 선배님들이 다 계셨고, 나도 이 선배님들처럼 좋은 배우,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언제부터 진심으로 연기를 즐기게 됐어요?
첫 작품부터 그랬지만 유독 <나의 아저씨>는 생각이 많이 나요. 새벽(송새벽) 오빠와 촬영하는 신이 좋았어요. 비슷한 상황을 많이 느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여서 더 잘해보고 싶었고요. 김원석 감독님한테도 디렉션을 받았는데, 제가 생각한 표현과 다른 표현을 알려주셨죠. 그때 연기는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고, 거기서 저 스스로의 틀을 많이 깬 거 같아요.

연예인의 삶은 요즘 그 자체로 콘텐츠죠. 만약 권나라의 일상을 주제로 한다면 어떤 파트가 제일 재밌을 것 같아요?
흠, 운동일 것 같아요.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스키와 골프도 배우고, 자전거도 타고 있지만 쉴 때 다양한 운동을 많이 접하고 싶고, 작품에도 잘 녹여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실 운동하고 반려견이랑 산책하고 그 외에는 별게 없어요.

3월은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는 달이에요.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드라마가 3월 11일에 시작하니까요. 그걸 기다리고 있어요. 주원 오빠가 시청률 10%를 목표로 한다면, 저는 12%? 그래도 꿈은 원대하게 꾸는 게 좋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