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봐야 춥기만 한 날. 따뜻한 실내에서 책을 읽는 게 무엇보다 행복한 요즘. 

1 <태초의 냄새>

지금 가장 주목할 작가 김지연의 신작. 단편집 <마음에 없는 소리>에 이은 이번 책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갑자기 후각을 잃은 K와 그의 연인 P를 둘러싼, 냄새로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후 우리에게 남은 숙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속에 익히 맡아온 삶의 냄새가 진하게 전해온다. 김지연 지음, 현대문학

2 <어느 작가의 오후> 

F. 스콧 피츠제럴드는 하루키가 사랑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2019년 하루키는 작가의 후기 단편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을 직접 번역하고 편집해 출간한다. ‘재즈 에이지’ 시대의 총아에서 벗어나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스러져가는 작가 엿본다. 하루키가 말했듯이 “그럼에도 끝내 쓰기를 선택한 작가”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인플루엔셜

3 <겨울의 언어>

서점에 가면 어김없이 ‘김겨울 추천’ 같은 문구를 보게 된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이자 MBC 표준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DJ를 맡고 있는 김겨울은 자신의 채널을 운영하는 틈틈이 글을 기고하고, 자신의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산문집은 처음으로 그 자신이 중심이 된 책이다. 김겨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4 <목구멍 속의 유령> 

‘이것은 여성의 텍스트’라는 선언이 과하지 않다. 아일랜드 시인 데리언 니 그리파는 단 한 편의 시를 남기고 사라진 18세기 여성 시인 아일린 더브에 사로잡혀, 그의 생을 탐구한다. 아일린의 삶은 육아와 가사노동, 모유 수유에 시달리는 현재의 작가와 겹친다.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에 선 독특한 작품. 데리언 니 그리파 지음, 을유문화사 

5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패스트 패션이 지구를 망치고 있다는 건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다. 벗고 다닐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 이미 충분한 옷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5년 전부터 새 옷 사는 걸 그만두기로 하고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하는 작가의 삶이자 옷이 생산·유통·폐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악영향에 대한 보고서다. 이소연 지음, 돌고래 

6 <굿사마리안레시피> 

‘선한 사마리아인’이 레시피가 된다면? 가든스 구루메 마켓 & 레스토랑 ‘굿사마리안레시피’의 이야기다. 버킷림프종에 걸린 어린 아들을 위해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게 김혜진 대표의 시작이었다면, 브랜드 ‘굿사마리안레시피’의 끝은 모두와 상생하며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이다. 김혜진, 서은영 지음, 포스트페이퍼 

7 <오픈 시티> 

상복이 많은 나이지리아계 미국 작가 테주 콜의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됐다. <오픈 시티>는 2011년 발표한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대학병원 정신의학과 전임의 과정에 있는 화자 줄리어스가 뉴욕을 산책하며 마주친 다양한 사람, 풍경, 예술을 담고 있다. 에세이처럼 편안하지만 그 안에 깊은 사유를 품고 있다. 테주 콜 지음,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