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인생 경험치는 상당 부분 엄마와 연관된다. 어린 시절 울과 캐시미어를 구분하지 못해 뻑 하면 가짜 캐시미어를 사 오던 내게 엄마는 이런저런 설명 끝에 “저렴한 캐시미어란 있을 수 없어!”라고 일갈했다. 캐시미어는 아시아, 특히 몽골과 내몽골 산악 지역에 서식하는 캐시미어 염소(일명 카프라 히르커스)의 속털에서만 얻는 희귀한 고급 섬유다. 원산지 대부분이 척박한 사막지대인데, 캐시미어 염소는 외피 아래 속털이 한 층 더 있어 그곳에 공기를 가둬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목축사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염소가 추운 겨울 캐시미어 속털을 자연스럽게 벗어내는 3~5월에 수확한다. 섬유의 평균 지름은 15미크론으로, 1미크론이 1m의 100만 분의 1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캐시미어는 온도 조절성이 뛰어난, 세계에서 가장 값진 섬유라고 할 수 있다.

로로피아나의 로로 캡슐 컬렉션

최근 ‘콰이어트 럭셔리’가 주목받으며, 대표 브랜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름 중 하나가 로로피아나다. 절제적 우아함이 담긴 탁월한 심미안으로, 스타일만큼 고민하는 것이 이처럼 값지고 귀한 캐시미어 소재의 선순환에 대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3 가을/겨울 시즌에 공개하는 로로(Loro)라는 이름의 캡슐 컬렉션은 의미가 더 깊다. 환경을 보존하는 가치 아래 메종에서 생산한 니트웨어를 재활용한 의류와 액세서리 라인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 프로젝트는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캐시미어에 새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귀중한 섬유의 자원 낭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로는 이탈리아어로 ‘그들’을 의미하는 말인데, 뜻에 걸맞게 트렌드와 세대 및 성별을 모두 아울러 어린이부터 여성과 남성 4XL까지 거의 전 사이즈가 두루 착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로로피아나는 수직적 통합 생산과정을 거친다. 원재료 섬유 선정부터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환경, 생물 다양성과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아래 내부에서 관리한다. 제품에서도 재활용이 가능한 실은 다시 이용해 염색하지 않은 순수 캐시미어와 섞어 새 캐시미어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혼방 원단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혼방 원사를 만들어내는 과정

 

 

이번 캡슐 컬렉션의 주요 아이템은 스카프, 모자와 라운드넥, 브이넥, 터틀넥, 폴로 셔츠 등 4가지 스타일의 스웨터로 구성되었다. 그레인 브라운, 더스트 스카이 및 레드 샌드 등 가을/겨울에 잘 어울리는 컬러 팔레트뿐 아니라 스포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모던한 라인은 요즘 유행하는 올드 머니 룩과도 부합하는 부분. 가볍고 유연한 밀착력을 선사하는 ‘360 플렉시 워크 스니커즈’에도 미끄럼 방지 테크니컬 밑창에 캐시미어 소재를 더했다. 값진 소재가 진귀하게 쓰인 로로 캡슐 컬렉션은 9월 1일부터 로로피아나 청담 플래그십과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다. 가치와 품격에 부합하는 캐시미어의 진가를 만나고 싶다면 놓치지 말기를.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