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에 펼쳐질 패션 월드를 미리 엿본다. 빼놓지 말아야 할 트렌드 키워드도 함께다. 

1 MAXI DRAMA 

미우미우의 로에지 미니스커트로 대표되는 미니 트렌드의 열풍에 이어 가을/겨울에는 바닥을 휩쓸고 다닐 정도의 맥시스커트가 주목받는다. 갈라 디너를 위한 전형적인 맥시드레스는 제외하고라도, 아크네 스튜디오의 컷아웃 디테일의 톱 아래 매치한 레드 맥시스커트, 생 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의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에 더한 은은한 광택의 화이트 맥시스커트, 루이 비통의 키치한 스웨트 셔츠에 매치한 꽃무늬 맥시 주름스커트 등이 눈길을 끈다.

 

THE GREAT ROBE 

로브는 휙 걸쳐 허리 벨트를 질끈 묶어 입는 게 맛이다. 이너에 뭔가를 완벽하게 갖춰 입으려 하기보다는 느슨하게, 가끔은 부족하게 연출해보자. 침실에서 걸칠 법한 란제리풍 슬립 드레스를 입거나, 대표적인 원 마일 웨어인 트레이닝 셋업 위에 툭 걸치는 식이면 그럴듯하다. 

UNIQUE GLOVES 

이번 시즌 장갑 트렌드는 조금 삐딱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아우터의 소재나 컬러, 스타일 등에 반해 나 홀로 튀는 개성 있는 장갑이 인기이므로. 디올은 맥시한 길이의 심플한 블랙 드레스 위에 바이크를 탈 때나 착용할 법한 네온 컬러의 긴 가죽 글러브를 매치했고, 필로소피 디 로렌조 세라피니 역시 시스루 패션 위에 두꺼운 네온 포인트 가죽 글러브를 더해 믹스매치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마치 벗겨질 듯 아슬아슬하게 손가락만 겨우 가린 스포트막스의 하프 글러브와 단정한 미디드레스에 야성미 넘치는 레오퍼드 롱 글러브를 연출한 바퀘라의 연출도 시선을 끄는 바. 장갑이 주는 대조미에 주목하라. 

 

PRINTED BAGS 

아직도 블랙, 브라운, 네이비 컬러 등 가방만 반복적으로 취하는 당신이라면, 이번 시즌 반드시 주변을 돌아보길 권한다. 네온 베이스의 밝은 컬러를 비롯해 다양한 패턴을 입은 프린트 백이 대거 등장했으니. 가장 쉽게는 루이 비통, 몰리 고다르, 이자벨마랑 등이 선택한 꽃무늬부터 펜디의 바닷속 풍경, 루이사 스파그놀리의 기하학 패턴까지 다양한 그림이 가방에 물들었다. 

 

5 SUPER KNITS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이 니트다. 카디건, 스웨터, 니트 드레스 등이 옷장 속을 가득 메우다가도 어느 날, 어느 때에 딱 원하는 니트를 찾을 때는 없고 만다. 이번 시즌에는 샤넬, 가브리엘라 허스트, 구찌, 질샌더, 몰리 고다르 등이 니트를 선택했다. 패턴 있는 투피스, 퀄리티를 앞세운 니트와 숄, 스포티 터치에 더한 니트 스커트 셋업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웨어러블한 패턴 니트에 아방가르드한 니트 스커트를 더한 몰리 고다르의 컬렉션은 니트 스타일링의 한계를 뛰어넘는 좋은 예다. 

 

6 NEON DEMON

발렌티노의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엔데믹으로 향하는 세상에 축포라도 쏘고 싶었던 걸까? 컬렉션 반 이상을 가득 메운 네온 핫 핑크 의상은 마치 환상의 나라로 가는 길목에서 반기는 캐빈크루들 같았다. 발렌티노뿐 아니라 샤넬, 돌체앤가바나, 유돈초이, 스텔라 매카트니, 리차드 퀸도 마찬가지. 이들은 한 필통에서 꺼낸 형광펜 세트처럼 코랄, 옐로, 핑크, 레드, 그린 그리고 다시 핫 핑크로 이어졌다. 

 

7 SEE-THROUGH 

하늘거리는 소재 뒤로 비치는 실루엣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질 것. 과감하게 드러낸 것은 그것대로, 은은하게 비추는 것은 그것대로 각자의 매력이 있으니. 우아함과 관능미를 모두 붙잡고 싶다면 시스루 소재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