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토마토부터 제철 토마토까지 직접 맛보고 비교 분석해보았다

01
말랑쫀득 젤리토마토

영등포 청과시장의 김연수 청과 중도매인은 요즘 대세 토마토로 젤리토마토를 꼽는다. “토마토가 다 좋은데 먹고 나면 입안에 남아 겉도는 껍질이 성가시잖아요. 젤리토마토는 껍질이 얇아서 한 주먹을 집어 먹어도 입안이 깔끔해요.” 옥구슬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젤리토마토는 과육 속이 다 비칠 정도로 얇고 투명하다. 그저 부드러운 줄 알고 입안에 넣고 굴리다가 톡 깨물었더니 제법 탱탱한 탄성이 다른 재미를 준다. 누가 정성껏 껍질을 까준 방울토마토를 먹은 것 같달까. 부들부들하고 깔끔한 뒷맛에 기분이 좋아져 웃는다. 

 

02
짭짤하고 달큰한 대저

“부산 대저동에서만 생산돼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이라 토양이 특별하다네요. 여기서는 짭짤이 토마토라고 해요. 초록에 가까운 푸른 과육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요. 식감도 아삭하고 상큼한 풍미가 좋거든요. 끝 맛이 살짝 씁쓸한데 그걸 즐기는 거죠. 붉은빛이 돌면 짭짤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요. 완전히 빨개지면 짭짤이 토마토로 안 쳐요. 짠맛이 사라지고 단맛만 남거든요.” 부산 부전동 토박이인 젊은 과일 장수 권민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저 토마토의 매력을 알린다. 짠맛과 신맛, 단맛이 입체적인 대저 토마토는 지금 즐기지 않으면 일 년 후에나 다시 만날 수 있다. 

 

03
별을 품은 윰

살면서 갖가지 색을 지닌 토마토를 봤지만 검붉은 보랏빛이 도는 토마토는 또 처음이다. “컬러도 오묘하지만, 꼭지를 따면 그 부분이 별 모양 같다고 해서 ‘별마토’라는 애칭으로 불려요. 정식 품종명은 윰(Yoom)이에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윰 토마토를 생산하는 유일팜의 유현성 대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토마토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짙은 컬러의 과피에 인장처럼 찍힌 별의 비밀은 유리 온실 속 LED 조명에 있다. 끊임없이 풍부한 빛을 비춰 태닝하듯 껍질 색을 어둡게 만드는 것인데, 빛이 닿지 않는 꼭지 뒷면에 별 문양이 수영복 자국처럼 남는다. 검붉은 껍질에는 토마토에서 찾아보기 힘든 눈에 좋은 안토시아닌 성분이 잔뜩 묻어 있다. 유난히 탱탱한 과육을 베어 물면 흐린 눈도 번쩍 뜨일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