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이 생기고 색이 바래도 계속 손이 가는 데엔 이유가 있다. <얼루어> 에디터의 책상 위에서 매달의 마감을 함께한 동고동락 텀블러. 

1 SINCE 2020 유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2년 전, 고마운 두 친구가 이별 선물로 두 개의 텀블러를 건넸다. 그중 하나인 이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자주 손이 가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대용량이라는 것과 뛰어난 보냉력. 입구가 작아 설거지하기 편한 물만 담아야 하는 약간의 단점이 있지만, 물을 자주 마시려 노력하는 나에겐 제격이다. 게다가 추억 회상 기능까지 갖췄다. 스타벅스 리저브 뉴욕이라 써진 디자인 문구를 볼 때마다 함께 커피 마시던 그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 박민진(패션 에디터)

2 SINCE 2019 2년 반 남짓 사용한 텀블러는 나의 입사 동기다. 아직 마땅한 연필꽂이도 없어 책상에 펜이 데굴데굴 굴러다니던 입사 첫 주, 사무실에서 일회용 컵을 쓰지 않는다며 디렉터 선배가 준 텀블러는 가장 손이 자주 가는 사무실 필수템이 되었다. 뚜껑을 벗기면 입구가 넓어 사무실에서 시켜 먹는 각종 뜨끈한 국물을 퍼 담아 먹을 수 있는 앞접시 노릇도 톡톡히 해낸다. 레몬그라스와 고수가 팍팍 들어간 똠얌꿍, 혀끝까지 제대로 얼얼한 마라탕까지. 마감마다 작은 야자수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난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하와이 관광청에서 제작한 텀블러라고. – 정지원(피처 에디터) 

3 SINCE 2020 재택을 하게 되면서 홈카페를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고, 노트북 옆엔 항상 이 텀블러가 자리했다. 증정용으로 받은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이지만 아이스 음료를 즐기는 내겐 안성맞춤이다. 또르르 얼음 다섯 개를 넣고 우유를 얼음 높이까지 찰랑이게 부은 뒤, 에스프레소 투샷을 투척하면 내 입맛에 꼭 맞는 음료가 완성된다. – 김민지(뷰티 에디터) 

4 SINCE 2017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갖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검색을 통해 2017년 봄 쉐이크쉑 두타점 오픈 기념으로 10꼬르소꼬모와 협업한 한정판 텀블러라는 사실을 알아냈을 뿐. 미련한 마감으로 긴긴밤을 지새울 땐 얼음 띄운 에너지 드링크로 졸음과 목마름을 가시게 해줬다.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니 귀하고 애틋하다. – 최지웅(피처 에디터) 

5 SINCE 2020 한창 수분 섭취에 빠져 ‘스킨케어의 8할은 물!’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던 2년 전, 친구가 생일 선물로 건넨 텀블러다. 미지근한 물이 가장 좋다는 걸 알면서도 얼음을 포기할 수 없는 나로서는 아이스 박스 역할까지 해내는 이 녀석이 어찌나 기특한지. 이제 나에게 있어 스킨케어의 8할은 수분 섭취, 2할은 텀블러다! – 황혜진(뷰티 에디터) 

 

6 SINCE 2021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았을 때 안에 들어 있는 음료 교환권만 쏙 사용한 후, 꽤 오랫동안 부엌 수납장에 두었다. 매일 4천원씩 지출되는 커피값이 아까워질 때쯤, ‘텀블러에 커피를 타 마셔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텀블러는 회사에서 매일 ‘열일’하는 중. 귀찮을 것이라 생각했던 세척도 생각보다 간단했다. – 신지수(뷰티 에디터) 

7 SINCE 2021 딘앤델루카 국내 론칭 당시 선물받은 텀블러를, 브랜드가 철수할 만큼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10년 동안 사용했다. 후배들이 그만 좀 쓰라고 아우성. 그때문은 아니지만 작년부터는 블루보틀 미르 텀블러를 쓰게 됐다. 뚜껑을 열고 마시는 습관 때문에 딘앤델루카의 뚜껑은 사라진 지 오래라 커피를 테이크아웃할 때마다 번번히 손에 뜨거운 커피를 쏟았던 것. 밀폐력이 좋은 미르 텀블러 덕분에 이제 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 허윤선(피처 디렉터) 

8 SINCE 2018 물을 자주 마시는 편인데 큼직한 컵이 하나 필요해 근처 스타벅스에서 구매했다.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컵 전용 솔로 바닥까지 깔끔하게 설거지하고 물기를 탁탁 털어 탕비실로 향한다. 아주 추운 날을 제하고는 얼음을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자리로 돌아온다. 뭐 그리 예쁘지도 않아서 없어져도 그만이긴 한데(솔직히 새로운 걸 사고 싶기도 하다), 또 사라지면 서운할 것 같다. – 이정혜(뷰티 디렉터) 

8 SINCE 2019 몇 년 전 이자벨 마랑이 한국을 내한했을 때였던가? 아마도 그때 선물로 받은 텀블러인 듯하다. 원래 쓰고 있던 텀블러는 뚜껑을 잃어버려 사무실에서만 사용했는데, 이건 아직까지 뚜껑이 살아 있어 휴대도 가능하다. 볼드하고 예쁜 로고 디자인 덕분에 패션화보에도 출연(?)한 바 있는 귀한 몸. 특히 잠든 뇌를 깨우고 싶은 지금 같은 마감 때나 산책 갈 때 얼음을 한가득 넣은 냉수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세컨드 텀블러로 주로 사용한다. – 이하얀(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