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나? AI를 접목한 첨단 뷰티 테크의 현주소. 

무려 2년 만에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인 <CES 2022>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뷰티 및 퍼스널 케어 관련 디바이스는 단연 주목받는 섹션이었다. 뷰티 산업은 팬데믹을 겪으며 급속도로 디지털화되었다. 거울 속 존재하는 나만의 피부과 주치의부터 헤어 컬러를 커스터마이징 지원하는 AI 기기, 선호하는 향기를 추천하는 프래그런스 보틀까지! 하나같이 사용자의 니즈에 맞춤화된 솔루션을 전하고, AI와 AR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그리고 뷰티 테크는 이제 더 이상 기술적인 요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감성을 자극하고 삶의 질을 높여 일상에 위로와 편리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디바이스 8개를 소개한다. 꿈꾸던 디바이스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는가?

 

MYSKIN RECOVERY PLATFORM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던 피부 진단 서비스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진단받을 수 있게 된 것. 아모레퍼시픽의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랫폼’은 고객의 스마트폰과 기기의 조명 거울을 통해 피부 표면에 나타나는 변화를 진단하고, 장착된 소형 센서가 피부 속 수분과 탄력도를 측정한다. AI가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피부에 알맞은 성분을 도출해내고, 이를 기반으로 화장품 처방을 내리기까지!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업데이트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미 출시된 피부 진단 기기와 차별화된다. 

MIND-LINKED BATHBOT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배스밤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감동적이지 않나! 이를 실현 가능케 한 기계가 있다. 그 이름은 ‘마인드링크드 배스봇’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자체 개발한 로보틱스 기술로 로봇이 직접 개인의 뇌파(EEG)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반영한 입욕제를 만들어낸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 8개의 센서가 달린 헤드셋을 착용하면 EEG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감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감정을 수치화한 지표는 배스봇에 전송되어 사용자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향과 색의 입욕제를 만들기 시작한다. 나도 몰랐던 내가 원하는 배스밤을 고작 1분이면 손에 쥘 수 있게 될 거다. 

SMART PERFUME
향수 디바이스 ‘스마트 퍼퓸’이 도대체 뭐냐고?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니누의 휴대용 향수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향기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 병에 무려 100가지 향을 담았다고. 앱을 이용하면 조향사가 만든 향기를 직접 선택하거나 AI의 도움을 받아 시간, 기분, 날씨에 따라 원하는 향기를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 게다가 개인의 향기 선호도를 추적해 좋아할 만한 향을 제안하기도 한다. 커스텀된 향이 준비되면 정밀하게 설계된 모터가 향을 블렌딩하고, 버튼을 누르면 완성된 퍼퓸이 분사된다. 보틀 내부에 장착된 카트리지는 리필이 가능해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ORAL-B IO SERIES 10
오랄비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치아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동 칫솔을 제안한다. ‘전동 칫솔 iO10’의 충전기는 블루투스와 연동되어 사용자의 양치 시간과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 칫솔이 닿지 않은 부분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이 데이터는 오랄비 앱에도 동기화되어 치과를 방문할 시 의사에게 공유할 수 있다. 만약 사용자가 올바른 방법으로 양치를 했다면 격려의 불빛이 들어온다. 브랜드 연구팀의 수석 과학자인 셰리 킨더다인은 “믿기 힘들겠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양치 후 불빛이 들어오는 보상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에 양치를 더 오래 자주 해요”라며 라이트의 동기부여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COLORIGHT
염색을 위해 헤어숍을 방문하던 것을 떠올려보자. 원하는 컬러를 말하기 위해 각종 SNS를 뒤지거나 저장해두었던 연예인 사진을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내밀었던 경험, 모두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컬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속상했던 적도 분명 있으리라. 로레알의 ‘컬러라이트’는 알고리즘을 활용한 헤어 컬러 시스템으로 1500가지 이상의 초개인화된 맞춤형 색상을 생성한다. 모발의 강도와 색상, 새치 수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분석하는 리더기와 염모제와 산화제, 베이스 크림을 고를 수 있는 디스펜서가 특징이다. 

VIRTUAL BEAUTY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일부 기업은 현장 부스 참여를 취소했다. 하지만 뷰티 업계는 이를 염두에 두고 메타버스를 통해 자사 제품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등 철저한 준비 작업을 해왔다. P&G는 영국 런던의 큐 왕립 식물원과 손을 잡고 ‘뷰티스피어’라는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했다. 가상 식물원을 방문한 이들에게는 제품에 사용한 식물의 성분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회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뷰티 테크 기업 퍼펙트(Perfect Corp)의 설립자인 앨리스 챙은 현장 부스를 가상 전시 부스로 대체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메이크업과 액세서리를 착용해볼 수 있는 AR 기반의 최첨단 뷰티 솔루션을 소개했다. 비록 아직까지는 첨단 뷰티 기기를 알리는 것이 행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버추얼 뷰티 분야의 도약은 이미 시작됐다. 메타버스에서의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며, 점점 더 많은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메타버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다. 

COLORSONIC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용 모발 염색 산업이 6%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셀프 염색이 힘들다. 이러한 소비자의 고민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로레알은 수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가정용 염색 디바이스 ‘컬러소닉’를 발명했다. 40가지 색조 중 원하는 컬러의 카트리지를 골라 디바이스에 넣으면 정확한 양의 염모제와 산화제가 자동 혼합된다. 기기를 이용해 머리를 빗으면 고속 진동하는 전동 브러시가 분당 300회 이상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염색약을 균일하게 도포해준다. 셀프 염색 시 가장 큰 어려움인 균일한 도포 문제가 해소된 것! 카트리지를 교체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일반 염모제 사용과 비교했을 때 플라스틱 사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도 하다. 내년 초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 

NAILBOT
프리마돈나는 네일 전용 디바이스 ‘네일봇’을 소개했다. 하나의 카트리지로 2000번 이상의 프린트가 가능하고, 200개 이상의 네일 컬러를 조색할 수 있다. 먼저 손톱에 밝은 색상의 네일 폴리시와 프라이머를 발라 밑바탕을 만들어준 후 디바이스의 틀에 맞추어 손가락을 넣고 사진이나 브랜드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를 골라 프린트 버튼을 누른다. 짜잔! 5초 후 마법같이 네일 아트가 완성된다. 디바이스를 포함해 충전기, 잉크 카트리지 등으로 구성된 세트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시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200달러 미만으로 최신 기기 치고는 저렴한 편이니 네일 마니아라면 눈여겨보아도 좋겠다. 

COSMETIC REFRIGERATOR
뷰티글루의 화장품 전용 냉장고 ‘코스메틱 리프리저레이터’. 온도조절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 화장품을 보관하는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각종 뷰티 도구와 제품을 5분 내에 초고속 냉각해 신선하고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세안하는 동안 잠시 넣어둔 마스크팩이나 마사지 도구가 완벽하게 쿨링된 것을 상상해보라! 제품은 올해 말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