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인 시대지만 그래도 기억해야 할 것들은 있다. 다가오는 봄/여름 내 옷장 안에 무엇을 담아둘지 고민된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2022년 봄/여름 시즌엔 이렇게.

1960S MODS 

레트로 열풍을 타고 미니멀한 1960년대 모즈 룩이 돌아왔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라인의 미니 드레스를 보면 그 시대를 대표한 패션 아이콘 트위기가 떠오른다. 몬드리안에게 영감받은 듯한 컬러 블로킹과 경쾌한 패턴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투피스 세트업, 슬리브리스 미니 원피스 등 고전적인 실루엣 위에 강렬하고 대담한 색상과 그래픽을 더한 디올을 필두로 에밀리오 푸치, 발렌티노 등이 1960년대 슬림 룩을 재해석한 스타일을 대표한다. 

 

LEATHER DRESSING

가죽의 변주가 유난히도 돋보이는 시즌이다. 1990년대를 주름 잡던 클래식한 가죽 재킷이 재탄생한 것은 물론 스커트, 쇼츠, 오버올, 부츠 등 아이템을 막론하고 가죽의 쓰임이 더욱 눈에 띈다. Y2K 스타일을 믹스한 가죽 아이템도 대거 등장!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세트업을 선보인 랑방, 슬리브리스 원피스에 홀터넥 디자인을 더한 스타우드, 짧은 크롭트 재킷과 로우라이즈 팬츠를 매치한 수프리야 렐레가 그 예다. 캐주얼한 룩에 가죽 아이템 하나로도 충분히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FEATHER 

풍성하고 화려한 깃털 장식은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만드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N21처럼 소프트한 질감의 깃털은 우아한 룩을, 옷을 휘감는 연두색 깃털 위에 분홍색 포인트를 더한 프라발 구룽의 드레스처럼 발칙한 컬러의 깃털은 파티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드레스업이 필요한 날이라고? 고민할 것 없이 깃털 드레스를 선택하자. 온몸을 감싸는 장식이 부담스럽다면 깃털 디테일이 더해진 앙증맞은 가방이나 신발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980s 

과장된 어깨와 볼드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1980년대의 바이브가 이번 시즌 런웨이를 더욱 화려하게 물들였다. 파워 숄더를 비롯해 풍선처럼 부푼 소매,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프린트까지 80년대의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는 관능적인 룩들이 등장했다.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은 어깨가 한껏 도드라지는 재킷 위에 큼직한 주얼리를 매치해 세련된 레트로 룩을 소개했고, 화려한 스팽글 세트업이 돋보이는 톰 포드의 글램 룩 또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FRINGE 

프린지는 길이와 소재에 따라 다채롭게 연출이 가능하다. 하늘거리는 가벼운 느낌의 프린지는 페미닌한 매력을, 니트 소재를 엮어 두툼하게 만든 프린지는 보헤미안 무드를 선사한다. 올 봄여름 시즌 프로엔자 스쿨러는 드레스 밑단에 풍성한 프린지로 역동적인 실루엣을 만들었고, 로다테 또한 반짝이는 비즈를 엮어 만든 프린지를 더해 걸을 때마다 찰랑찰랑 춤추는 듯한 드레스를 선보였다. 화려한 깃털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스커트 밑단이나 소매 등에 포인트를 준 룩을 살펴볼 것. 

 

WILD SUIT

매 시즌 모습을 드러내는 슈트처럼 보이겠지만 이번 시즌은 특별히 오버사이즈로 볼륨을 키웠다. 특히 손목까지 덮는 긴 소매와 넓어진 어깨 라인의 오버사이즈 블레이저가 대세. 여기에 슬림한 핏의 팬츠를 함께 매치한 룩은 클래식하면서도 동시에 와일드한 매력을 발산한다. 유연한 실루엣의 재킷을 선보인 질 샌더부터 매트한 가죽의 질감이 돋보이는 발망의 레더 블레이저까지. 보다 페미닌한 무드를 살리고 싶다면 블레이저를 드레스로 스타일링해볼 것. 

 

CUT OUT 

올 봄여름엔 노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거침없이 맨살을 드러내는 컷아웃 디테일이 전보다 더욱 과감해졌기 때문. 미쏘니와 로베르토 카발리는 허리와 가슴까지 드러나는 파격적인 실루엣으로 새로운 섹시함을 선보였다. 쳇 로처럼 컷아웃 디테일이 각각 다른 모양으로 들어간 드레스를 레이어드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도 마찬가지. 지루한 일상에 일탈을 꿈꾸고 있다면, 그래서 더 옷차림에 과감해지고 싶다면 컷아웃에 도전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