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는 것들과 새해를 맞이했을 때.

 

‘반짝’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이라 설명하고 있다. 또는 ‘정신이 갑자기 맑아지는 모양’이라는 의미도 내포한다. 패션 에디터가 이러한 현상을 느낄 땐 보통 예쁜 옷이나 구두 가방 등을 보았을 때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그렇진 않겠지만 보통의, 대다수의 여자들은 반짝이는 것에 마음이 움직인다. 앞서 사전의 풀이대로 혼미했던 정신도 맑아지게 만드는 일종의 환각 같은 것이다. 반짝거리는 게 눈앞에 등장하면 누구든 ‘어머 눈부셔라’ 하는 반응 정도는 하지 않나. 그거다. 이렇다 할 즐거움이 이전만큼 없는 우리에겐 눈으로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한 이유. 에디터는 우울할 때,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이렇게 반짝거리는 걸 찾는다. 신기루 같은 빛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은 잠시 잊을 수 있고 잠시 멍해질 수도 있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짝이’가 이번 시즌 다른 어느 때보다 특별한 트렌드는 아니지만 다채로운 영감을 준 건 사실이다. 하늘거리는 실루엣으로 설원을 활보하던 미우미우의 걸은 특유의 반짝임으로 핑크빛 소녀 감성을 이야기했고, 헐렁한 데님과 슬렁 룩으로 매치한 셀린느나 록의 룩을 보면 또 다른 스트리트 감성으로 종횡무진한 반짝거림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더 이상의 빛은 없을 것처럼 ‘블링블링’의 정수를 보여준 구찌의 아리아 컬렉션은 또 어떤가. 스팽글, 비즈, 크리스털 장식을 오가며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선보이는 데 이만큼 유용한 디테일은 없었을 테다. 리얼 웨이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 반짝거리는 장신구와는 거리가 있을 법한 질 샌더는 우아하게 빛을 발하는 진주 장식이나 반짝이는 구로 완성한 볼드한 액세서리로 미니멀한 반짝임의 정수를 보여줬으니. 우리도 팍팍한 리얼 웨이 속에서 약간의 일탈은 시도해볼 수 있는 힌트 정도는 얻을 수 있다. 일 년에 한 번을 입더라도 누구보다도 특별해지고 싶은, 인생에 있어 ‘번쩍’ 하는 일이 하루 정도는 있길 바라며. 다 같이 ‘반짝이’를 취해보면 어떨까. 빛나는 순간은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를 테니 말이다.

 

크리스털을 장식한 곰돌이 브로치는 34만원, 막스마라(Max Mara).

 

골드 메탈 이브닝 백은 가격미정, 샤넬(Chanel).

 

핑크 컬러 쿠션 컷 크리스털 반지는 29만9천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화이트 크리스털 초커는 1백29만원, 스와로브스키.

 

곰돌이 모양 크리스털 파우치는 가격미정, 알렉산더왕(Alexanderwang).

 

반짝이는 메탈 스카프는 파코라반 59만원대, 파코라반 바이 매치스패션(Paco Rabanne by Matchesfashion).

 

블루 컬러의 쿠션 컷 크리스털 이어링은 18만9천원, 스와로브스키.

 

반짝이는 스톤 장식 패딩 부츠는 6백60만원,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오렌지와 핑크 크리스털로 세팅한 네크리스는 97만9천원, 스와로브스키.

 

꽃무늬 새틴 소재 스커트는 71만원,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나파 가죽 크리스털 장식 백은 2백11만원, 미우미우(Miu Miu).

 

블루 펄 컷 크리스털 귀고리는 41만원대, 컴플리티드 웍스 바이 매치스패션(Completed Works by Matchesfashion).